|
 |
|
▲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 시내버스승강장(왼쪽)과 맞은편 승강장이 콜밴·택시등의 불법주차로 인해 버스의 정차대 진입이 어려워 교통체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덕희기자 |
청주지역 일부 시내버스승강장이 주변여건을 고려치 않은 채 설치·운영되고 있어 교통체증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잇단 민원제기에도 원론만 되풀이하며 대책마련에 미온적인 행정기관의 태도에 '보신행정'이란 빈축이 뒤따르고 있다.
◆교통체증 초래하는 버스승강장
지난 23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 맞은편에 위치한 대형쇼핑몰 앞 시내버스승강장. 버스의 진출입이 차량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버스정차대(Bus bay)가 마련돼 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버스승강장은 정차대가 끝나는 지점에 세워져 있다.
이 때문에 버스들은 승강장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정차대로 들어오지 않고 진행차선에서 그대로 멈춰선다. 버스들이 이용하지 않는 정차대는 콜밴차량들의 차지가 됐다.
정차대 옆에는 주정차금지구역으로 무인단속카메라가 작동하는 상시 단속구역이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지만 콜밴들은 번호판이 보이지 않도록 트렁크를 연 채 보란 듯이 늘어서 있다. 불법여객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콜밴들은 단속을 나선 경찰들이 다가오면 트렁크를 연채 위험천만한 도주극도 서슴지 않는다.
결국 버스와 콜밴으로 꽉 막힌 버스승강장 인근은 진행하려는 일반차량들과 뒤섞여 금새 아수라장이 된다. 맞은편 시외버스터미널 앞 버스승강장도 별도로 마련된 택시승강장을 이용치 않는 얌체 택시기사들에게 점령당하면서 별반 다를게 없다.
같은 날 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사창사거리에 위치한 버스승강장에서도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버스승강장과 비슷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이 곳은 사거리와 지나치게 가깝게 버스승강장이 위치해 있다보니 버스가 한 번에 3대 이상만 정차하면 사거리까지 일순간 주차장이 된다. 가뜩이나 청주에서도 차량소통이 많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보니 출퇴근 시간대면 경적 소리와 운전자들의 고성이 끊이질 않는다.
◆'보신행정' 대책 마련 소극적
이처럼 청주지역 교통의 대표 요충지인 두 곳 모두 주변여건을 고려치 않은 버스승강장의 위치로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있지만 관할 기관은 대책 마련에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실제 가경동 대형쇼핑몰 앞 승강장의 경우 지난 3월 초부터 교통난 해소 대안으로 인근 상가로부터 승강장 변경 설치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관할기관인 흥덕구청은 절차상 문제를 이유로 불가입장만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무조건 안된다던 승강장 변경 설치는 최근 담당직원 교체 이후 채 한 달도 안 돼 절차상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절충안을 마련, 정차대 안으로 이동 설치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결국 민원이 제기된 시점부터 4개월 동안은 시민들이 제안한 대책의 실현여부만 검토했을 뿐 민원해결 의지 자체가 없었던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현실에 안주하려는 소위 '보신행정'이 만연해 적극적인 체감행정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비판까지 새어나오고 있다.
한 지역인사는 "각종 민원해결에 있어서 일선 공무원들의 책임감도 중요하지만 결정권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비단 버스승강장 문제만 보더라도 결정권자인 구청장의 민원해결 의지만 있었다면 지금까지 끌고 올 이유가 전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가경동 쇼핑몰 인근 승강장의 경우 변경 예정지가 사유지이다 보니 문제해결에 다소 시일이 걸렸다"며 "앞으로 각종 민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