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정체를 알 수 없는 폐렴으로 서울시내 대형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A(35·여) 씨가 뇌출혈 증세로 10일 오전 사망했다. 임산부였던 A 씨는 감기 증세로 지난달 8일 이 병원을 방문해 결핵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병원 측이 처방한 약을 먹고도 상태가 계속 악화하자 같은 달 11일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입원했지만, 폐 섬유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뇌출혈 증세까지 보이다 결국 입원 한 달 만에 숨을 거뒀다.
현재 A 씨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는 환자는 7명으로, 충북에만 3명이 있고, 대전 1명, 서울·경기·광주 각 1명씩이다. 도내 환자 중 B(36·여) 씨는 기침과 호흡곤란, 가슴통증으로 지난달 13일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지난 4일 퇴원했다.
C(34·여) 씨도 기침과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지난 6일부터 중환자실에 있다가 10일 일반병실로 옮겨졌으며, 남성인 D(43) 씨는 지난달 1일부터 현재까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는 중앙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혹시 추가로 비슷한 증상의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일일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직접 조사를 하고 있다 보니 도에서는 역학조사결과에 따른 지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감염성인지, 일반질환인지 아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관내 추가발생여부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정체불명의 폐렴이 유행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환자 대부분이 출산 전후의 산모라는 부분도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전염성이 높은 질병이라면 환자 주변에서 감염자가 나오거나, 산모보다 면역력이 약한 노령층 등에서 같은 질환자가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이 폐렴의 감염력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오명돈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서울대 의대 교수)은 "환자 8명이 서로 다른 지역에서 나왔고, 환자 발생이 2~3월에 집중된 점으로 미뤄볼 때 이 질환이 급속히 전파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