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값이 올랐다고 음식값을 올렸으면 재료값이 내린 지금은 값을 내리는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지난해 말 식자재값 폭등으로 인해 동반 인상됐던 일반음식점 음식 가격이 재료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른 가격을 유지하면서 직장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시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2000원까지 인상된 가격을 ‘식재료값 폭등’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받아들였던 직장인들은 최근 식당들의 가격 고수를 지켜보며 식당들의 ‘꼼수’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국적으로 유례없는 구제역 파동에 따라 대규모 살처분이 진행되면서 소고기와 유제품,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했다.

비슷한 시기 조류인플루엔자까지 겹치면서 닭고기와 계란 가격까지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또 배추수급 불안으로 배추 한 포기가 1만 원을 넘어서는 ‘배추 대란’까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 파동에 따른 연료비 상승으로 상추와 깻잎, 오이, 당근 등 시설채소 가격도 폭등했고 이를 대체할 수입농축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재료비 부담이 커진 일선 음식점들은 일부 메뉴를 제외하는 고육지책과 함께 원가부담 압박에 따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김치찌개 등 돼지고기와 김치가 주재료로 사용되는 음식의 경우 대부분 500~1000원까지 가격을 올려받았다. 또 주재료인 돼지고기와 부재료인 채소류 가격이 오른 삼겹살집의 경우 1인분(180~200g)에 7000~8000원이던 가격이 1만 원까지 오르며 ‘금겹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구제역 진정세에 따라 육류가격이 안정을 찾고 농산물 가격 역시 전년에 비해 최고 70%까지 가격이 폭락하고 있지만 식당 음식값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전시 서구 둔산동 소재 한 삼겹살집은 식재료값 폭등 당시 1인분에 8000원이던 삼겹살 가격을 1만 원으로 인상한 뒤 아직까지 오른 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또 대전시 동구의 한 순대국밥집도 돼지고기 부산물 가격 상승을 이유로 1000원 인상했던 가격을 아직까지 내리지 않고 있다.

음식점 관계자들은 재료비 하락은 인정하면서도 임대료와 인건비, 난방비 등이 올라 원가부담이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직장인은 “한 번 오른 음식값을 잘 내리지 않는 식당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 어느 정도 포기는 하고 있었다”며 “가격 인상 당시 심정적으로 식당주인들을 이해했던 게 괜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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