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제14대 충남도교육감은 ‘충남교육 전문가’, ‘청렴한 교육가’, ‘덕장(德將) 리더십’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충남 공주 출신인 그는 공주사대 졸업과 함께 교직에 발을 내디딘 후 일선 교장과 교육청 장학관, 교육장, 본청 교육국장 등을 거친, 전국적으로도 몇 안되는 보통교육 출신 교육감이다. 그가 지난 4·29 충남도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전 교육감, 문교부 차관, 교육위원 출신 등 쟁쟁한 후보들을 압도적인 표차로 제쳤을 때 주위에선 도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원동력으로 그의 청렴성과 전문성을 꼽았다. 김 교육감은 지난 5월 1일 공식 취임하며 ‘실추된 충남교육의 명예회복’을 취임 일성으로 내던졌다.
김 교육감은 취임사에서 “충남교육은 두 번이나 최고 책임자의 공백이 있었고 학력이 저조하다는 불명예를 안는 등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열정을 바쳐 으뜸 교육으로의 도약과 명예회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도민들에게 약속했다.
새로운 교육감의 취임 후 한 달을 맞은 충남교육엔 그의 비장한 각오대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취임 이틀 후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도교육청에서 본청 간부와 장학관, 장학사들과 격의없는 ‘학력신장 난상토론’을 벌였던 그는 이내 교육감 직속의 학력평가분석팀을 조직해 비상체제를 갖추는 등 위기극복을 위한 적극행정에 나서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종성 도교육감을 만나 지난 4·29 보궐선거에 대한 소회와 충남교육에 대한 비전을 들어봤다.
- 취임 한 달이 지났다. 소감은 어떤가.
“무지하게 바빴다(웃음). 또 앞으로 할 일도 많다. 실속있는 충남교육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도민 입장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도민의 교육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리고, 모두가 신뢰하고 인정하는 도덕적이고 청렴한 교육감으로 반드시 성공한 교육감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 교육감 선거 출마 배경을 소회한다면.
“당시 전임 교육감들의 잇단 공백으로 인해 충남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고 교육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가웠다. 여기에 성취도 평가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충남의 학력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의 좌절감, 교직원의 사기저하, 학부모의 걱정과 염려가 얼굴을 들기에 민망했다. 위기의 충남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명분으로 교육계 안팎에서 많은 분들의 출마 권유를 받았고 여러 가지로 고심한 끝에 정년을 3년 반 남겨 놓고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교육감에 취임한 지금도 당선의 기쁨보다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 선거서 어려웠던 점, 기억에 남는 일은.
“36년간의 교직생활에 사표를 내고 선거전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참으로 막막했다. 망망한 태평양 한가운데에 나 홀로 조각배를 타고 외로이 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가장 약점은 인지도가 낮은 점이었다. 그래서 유권자가 모이는 곳이면 이른 새벽부터 교육자 김종성을 알리고자 참으로 열심히 뛰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다니는 동안에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과 모르던 분들이 여기저기서 당선되라고 격려해 주시고 손도 잡아주시고 지지해 주셨던 일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교육계 내 갈등과 반목에 대해 걱정의 시각이 있다.
“선거기간 동안 무더기 대리신고도 있었고 토론회에서도 교육계에 나와서는 안 될 단어들로 언성이 높아진 일도 있었다. 선거기간 중에 있었던 사안에 대해서는 선관위와 사법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리라 생각한다. 이제 모든 것이 결정된 만큼 모두를 포용해 충남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정책을 펼침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동행하도록 하겠다.”
- 주민직선 교육감이 새롭게 선출됐고, 도민들의 기대가 크다.
“지난 선거를 치르며 교육에 대한 도민들의 생각을 많이 발견하게 됐다. 도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교육감이 됐다. 충남교육 가족들의 관심과 바람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충남교육의 위상을 높이는데 앞장설 생각이다. 충남교육의 학력이 최하위다. 불명예다. 학력실태 분석을 해서 원인을 찾았다. 학교현장에서도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 7월과 9월 정기인사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교육가족들에게 편견이 없다. 편견 없는 인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모든 교직원을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를 통해 교육력을 극대화하겠다.”
-임기 중에 우선적으로 추진할 정책은.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한다. 그만큼 넓은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 앞으로 짧은 임기이지만 기한에 연연하지 않고 충남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한 장기적인 안목에서 교육정책을 추진하겠다.”
- 학력신장이 당면현안이다. 특단책은.
“충남의 학력에 대해서는 제가 확실히 잘 알고 있다. 우선적으로 해결할 현안도 있고, 시스템적으로 어려운 면(고등학교 일반학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음)도 있다. 교육감 직속의 평가분석팀을 신설하고, 저소득층 및 학력부진학생을 위한 학력증진 예산을 획기적으로 증액할 것이다. 또 지역인재 육성을 위해 지역대학과 협약을 체결해 상호 협력을 도모하겠다.”
- 학력신장에 집중하다보면 인성교육이 도외시될 수도 있는데.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두 축은 학력신장과 인성교육이다. 바른 인성을 갖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통한 품성교육을 활성화하겠다. 학교폭력 제로화 운동을 전개하며, 배움터 지킴이를 확대 배치하고 CCTV를 확대하여 설치하겠다. 유관기관이나 단체와 협력해 안전한 학교문화 네트워크를 강화할 것이다.”
- 충남의 농어촌 교육격차 해소 방안은.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예산을 편성하고, 집중 지원하겠다. 농어촌의 교육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돈 걱정 없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충남교육을 실현하겠다. 농산어촌에 무료 통학버스를 확대 운영하고, 우리고장 농축수산물을 활용해 엄마의 밥상같은 안심 급식과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무료 급식을 실시하겠다. 지역인재를 지역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지역명문학교를 육성하고 농산어촌 교장공모제, 교사초빙제를 확대하겠다.”
- 교사의 능력 향상책은.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 학생은 공부에만 선생님은 수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점차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낙후지역에 교직원 공동주택을 건립하며, 지역별 교직원 자녀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신규교사가 많이 배치되는 지역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별 교사선발 전형도 검토하고 있다.”
- 교직원의 사기진작이 시급하다.
“지난 5월 9일 쉬는 토요일에 부여 구드래 잔디광장에서 충남에 근무하는 교육행정직과 전문직 등 4000여 명이 모여서 화합을 위한 체육대회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는 직원들에게 이제까지 있었던 잘못은 금강물 속에 흘려보내고 다시 말해서 역사 속에 묻어두고 깨끗한 교육행정, 청렴한 교육감으로 충남교육의 역사를 새로 써 나가자고 약속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동행해서 직원의 사기를 높이고 충남교육이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몸을 낮추고 섬기는 자세로 도민의 선택에 부응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도민들께서도 으뜸 충남교육이 도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뢰와 성원을 보내 주기 바란다. 앞으로 주어진 임기 동안 으뜸 충남교육과 선진교육복지를 실현하겠다. 교육감의 자리는 항상 열려있다. 어떤 의견이든 주시면 받아서 반영토록 하겠다. 겸손한 마음과 섬기는 자세를 끝까지 견지하겠다.”
대담=유순상 문화레저부장 정리=서이석 기자 ab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