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와 도내 일부 지방 의회 등이 후반기 원 구성을 놓고 각종 잡음을 내고 있는 가운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자리가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충남도의회를 비롯해 공주시의회, 논산시의회, 아산시의회, 청양군의회 등은 후반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폭력과 금품 살포·야합 의혹, 비례대표 나눠 먹기가 난무하고 있다.
의원들이 각종 잡음과 마찰을 불사하면서까지 ‘감투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정치적 행보에 큰 도움을 받는데다, 소위 예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선 의장이 되면 자치단체장급의 예우와 업무추진비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다.
광역·기초의회 의장은 사실상 자치단체장과 동급 위상을 지닌다. 업무추진비와 의장실, 관용차, 비서 등의 혜택이 따르기 때문이다. 도의회는 의원 42명 중 의장 1명, 부의장 2명, 각 상임위원장 6명 등 총 9명이 감투를 쓴다. 21.42%가 감투를 쓰고 나머지는 일반 의원인 셈이다.
도의회 의장의 경우 월 410만 원(연 4920만 원)의 업무추진비와 넓은 공간의 의장실, 비서(5급 비서실장, 6급 수행비서), 운전기사와 함께 3000cc급 관용차가 제공된다.
제1·2부의장은 월 205만 원(연 2460만 원)의 업무추진비와 의회 내 별도의 부의장실이 마련된다.
상임위원장은 월 120만 원(연 1440만 원)의 업무추진비와 별도의 상임위원장실을 받는다.
이같이 매월 제공되는 업무추진비는 지방 의회 운영 및 업무의 유대를 위한 제경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한 금액은 영수증을 첨부해 지급결의하고 있다는 게 도의회의 설명이다.
기초의회 의장단도 업무추진비만 지역 인구수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을 뿐, 혜택은 도의회와 일맥상통한다.
천안시의회 의장은 월 262만 원(연 3144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받는 동시에 도의회 의장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집무실과 비서, 관용차도 함께 받는다. 부의장은 126만 원(연 1512만 원), 상임위원장은 86만 원(연 1032만 원)을 각각 받는다.
아산시의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의장과 부의장이 각각 월 240만 원(연 2880만 원), 부의장 월 110만 원(연 1320만 원)을 받고, 상임위원장도 75만 원(연 900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받는다.
이처럼 의장은 외형적인 측면보다 의전상 자치단체장과 맞먹는 대우를 받는 등 위상과 권한이 일반 의원보다 크게 상승한다. 또 의회 사무를 감독하는 권한이 있어 사무처 등 공무원 인사에도 직·간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으며, 인사를 비롯한 자치단체의 주요 업무를 수시로 보고받는 등 일반 의원들과 남다른 예우를 받고 있다.
여기에 후반기 의장단의 경우 임기가 끝난 후 바로 지방선거로 돌입하기 때문에 의장단 감투는 인지도를 높이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결국 의장단 자리싸움은 이런 혜택 때문에 당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선 충남참여자치연대 상임대표는 “밥그릇 싸움에 몰입하는 지방 의회의 수준과 의원들의 역량 개선이 시급하다”면서 “다음 선거 때 지역민이 더 관심을 두고 참여해 심판하겠다는 적극적인 민주주의를 신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