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물에 빠져 죽었어요”, “지금 배가 뒤집어졌어요”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서해안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태안해경이 장난전화 등 허위신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의 119’로 불리며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거나 사고가 났을 때 구조를 요청하는 해양사고 긴급전화 ‘122’에 최근 이 같은 장난전화가 급증하면서 인력과 장비 등 경력이 허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해 동안 태안해경에 접수되는 전체 122신고 건수 중 80% 이상이 장난·오인신고인 것으로 조사됐고, 이는 본격 휴가철인 6~8월에 집중되고 있다.

태안해경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월 개통된 해양사고 긴급전화 122에 휴가철을 앞둔 최근 장난전화 등이 잇따라 올해 들어 7월 현재까지 5863건의 장난·오인신고가 접수됐다. 이는 월평균 800여 건, 하루 30여 건에 달하는 수치다.

바다의 특성상 신고가 접수되면 해경의 경비함정과 헬기 등이 출동한다는 점에서 경력 낭비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허위신고의 유형으로는 무응답이 2900건으로 가장 많고 미연결 1833건, 오접속 764건, 장난전화 319건 등이 뒤를 이었다.

문제는 태안해경에 접수되는 122신고의 80% 이상이 장난·오인 등 허위신고라는 것과 휴가철에 해당하는 6~8월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한해 태안해경에 접수된 전체 122신고는 6765건. 이 가운데 900여 건을 뺀 5863건이 장난·오인신고라는 점은 경력 낭비의 심각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도 전체 1만 4320건의 122신고 중 90%에 달하는 1만 2888건이 장난·오인신고였고, 2010년에도 16만 4984건의 가운데 무려 16만 4214건이 장난·오인신고로 확인됐다.

특히 평소 많아야 5%에 불과하던 장난·오인신고가 6~8월에는 15%까지 급증한다는 것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최근 장난·오인신고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한해 10만 건이 넘는 장난·오인신고를 줄이기 위해 2010년 필터링 시스템을 가동했고 그 결과 1만 건까지 줄었지만, 아직 휴가철이 되면 장난·오인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해양사고의 경우 육지와 달리 피해가 클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귀중한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력과 장비가 헛되이 소모되지 않도록 장난이나 허위신고를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