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과 경찰이 올해 초부터 대대적으로 벌여온 학교폭력 근절·추방 캠페인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학교가 연간 10시간 실시하고 있는 성교육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이다.
3일 천안교육지원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일 천안에서 여중생 2명에게 연쇄 성폭행을 저지른 고교생 A(17) 군은 전과 11범이면서 별다른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중학교 2학년 재학시절부터 절도 등 범죄를 저지른 A 군은 지난 5월 스마트폰 절도단, 7월 오토바이 폭주, 상가털이 등으로 경찰에 검거된 전력을 갖고 있던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A 군은 경찰의 별다른 제재나 관리를 받아오지 않았다. 불구속 입건 등의 처분으로 조사를 받고 풀려나는 것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결석에 있었다.
일선 학교는 성폭력, 성매매 방지 등을 교육하는 성교육을 반 별로 연간 10시간 이상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학교 내·외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에 관한 문제를 교육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성교육 시간에는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2시간, 성매매 예방교육 1시간이 의무로 포함돼 있다. A 군의 학급은 지난 1학기 동안 17시간의 성교육을 이수했지만 A 군은 3시간만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학교가 외부강사를 초빙해 진행한 성폭력 특강에도 A 군은 출석정지의 징계를 받아 수강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 군은 퇴학에 처할 예정이었으나 등교를 하지 않아 이 마저도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천안지역 학교장과 운영위원장 등은 금명간 학생들의 비행·폭력 행위 등을 대대적으로 추방하자는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석용 천안학교운영위원회 협의회장은 “이달 중순경 각 학교장과 운영위원장, 경찰 등이 모여 학교폭력을 추방하는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라며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금지하거나 교사들의 적극적인 학생지도를 할 수 있도록 건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천안교육지원청과 충남도교육청은 각 학교에 성폭력 예방과 SNS 등 통신교육 철저, 피해학생 파악 등을 골자로 하는 공문을 이날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충남 천안동남경찰서는 이날 여학생 2명을 연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고등학생 A 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고 밝혔다.
천안=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