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통신사별로 2G휴대전화의 일부 서비스가 종료되면서 사용중인 번호가 사라지거나 통화품질이 저하돼 사용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 |
#사례1. 직장인 김모(충북 청주 흥덕구 사직동·50) 씨는 지난 2009년 구매한 SKT 팬택 휴대폰을 4년째 쓰고 있다. 군데군데 액정이 깨지고 전화를 받을 때면 남들이 힐끗 쳐다보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 김씨는 "4G다, LTE다 하지만 중년들에게는 돈만 많이 드는 사치품 일 뿐"이라며 “지금 한달 통신비가 3만 원 정도 드는데 스마트폰을 사면 약정 걸고 정액제 요금까지 8만~9만 원은 족히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 충북 제천시에 거주하는 퇴직 공무원 염모(64) 씨도 2G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골수 2세대'통신 이용자다. 최근 휴대전화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필요한 부품을 잃어버린 염 씨는 지역 내 휴대전화 전문매장과 대형할인점 등을 사방팔방 돌아다녔지만 배터리 충전 부품을 구입하지 못했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흔하게 볼 수 있었던 2G 휴대전화 부품도 이젠 인터넷 중고매장을 뒤져야 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염 씨는 "배터리 충전 부품 하나를 구입하기 위해 몇 시간을 돌아다녔지만 허탕만 쳤다"면서 "시대의 변화라고는 하지만 통신업계는 기존 2G 휴대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올해부터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경쟁이 본격 시작됐지만, 여전히 2G 이동통신 이용자들은 적지 않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2G 이용자들의 반발로 진통 끝에 2G 서비스를 종료한 KT를 제외한 SKT와 LG유플러스의 2G 고객은 올 초 기준으로 전체 가입자 대비 각각 25.1%(668만명), 37.3%(351만명)에 달한다. 아직도 적잖은 이들이 2G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이통사들의 배려는 전혀 없다. 이통사들 입장에서 2G 사용자들은 전혀 수익에 도움이 되질 않기 때문이다.
실제 가입자당 월 평균 매출(ARPU)이 약정요금제로 운영되는 3G와 4G 대비해 2G 사용자들에게 발생하는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들은 2G 이용자들이 3G나 4G로 스스로 전환토록 하는 '고사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대다수 이통사에서 2G 가입자에게 보조되는 지원금이나 신제품은 거의 없다. 이통사들도 아예 2G 휴대전화를 새롭게 출시하거나 개발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지역의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기존 2G가입자들의 반발로 당장 거대 통신사들이 2G서비스를 종료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라며 "하지만 통신환경이 급변할 10여 년 후엔 2G가입자들이 남아 있더라도 결국 강제 종료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