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에서 우리 힘으로 위성을 발사하는 모습이 멀지 않았다. 현재 전남 고흥반도 끝자락에 있는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는 과학기술위성 2호를 싣고 우주로 떠날 KSLV-I(소형위성발사체) 우주로켓 발사 준비로 분주하다. 첫 우주발사체 발사성공률은 세계적으로 27.2%에 불과하지만 수백 명의 연구원들은 기필코 우주강국의 시대를 여는 희망을 쏘아올리겠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극한에 도전하는 한편의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는 이곳은 이미 발사를 위한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세계 우주강국 도약을 위해 ‘나로우주센터’
지난 1996년 4월 최초의 국가우주개발계획인 ‘우주개발 중장기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우주센터 건설 필요성이 대두됐다.
당시 계획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저궤도 위성의 자력발사를 추진하며 발사장 건설·운용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 나로우주센터는 지난 2001년 1월 약 512만㎡의 부지에 인접지역 안전성, 발사 운용각도, 부지확보 및 확장의 용이성 등을 고려해 11개 후보지 가운데 선정됐다.
우주센터 내에는 우주발사체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한 각종 시설들이 입주해 있다.
발사대 시스템, 위성시험동, 발사체 종합조립동, 고체모터동, 추진기관시험동, 발사통제동, 광학장비동, 우주과학관 등이 자리를 잡게 된다.
◆KSLV-Ⅰ 발사준비완료
나로우주센터에는 KSLV-Ⅰ 발사를 위해 러시아 연구진 100여 명과 한국 연구진 180여 명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발사할 발사체와 동일한 기능을 가지지만 비행시킬 수 없는 지상검증용기체(GTV)를 조립, 발사체 총조립동 시설에 대한 검증시험을 완료했다.
또 발사체의 최종기능 점검 후 추진체 주입을 거쳐 발사가 이뤄지는 발사대시스템은 현재 건축공사와 주요장비 구축작업도 마무리된 상태다.
이후 전체 로켓발사 과정에서 발사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지 확인하는 최종 인증시험만을 남겨놓은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의 결정체 과학기술위성 2호
KSLV-Ⅰ에 실려 발사되는 100kg급 과학기술위성 2호는 300~1500㎞ 저궤도로 지구를 돌면서 대기와 지구복사에너지를 관측하게 된다.
임무수명이 2년인 과학위성 2호에는 지구의 밝기 온도를 측정하기 위한 마이크로웨이브파 라디오미터와 정밀궤도 측정을 위한 레이저반사경 등이 탑재됐다.
현재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에 보관 중인 과학위성 2호는 3월경 나로우주센터로 이동될 예정이다.
◆KSLV-Ⅰ 성공적인 발사를 위한 각종 장비 ‘이상무’
나로우주센터 내에는 우주발사체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필수적인 장비들이 구축돼 있다.
KSLV-Ⅰ이 발사되는 순간부터 최대 3000㎞까지 발사체를 추적하고 실시간으로 위치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추적레이더와 최대 2000㎞까지 발사체의 비행궤적, 동작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텔리메트리(원격자료수신장비)가 설치돼 있다.
또 광학센서를 이용해 발사체를 추적,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는 광학추적장비와 발사체의 비행궤적 주위의 기상을 관측할 수 있는 기상레이더, 발사체가 비행안전영역을 이탈하거나 정상적인 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할 경우 비행을 끝낼 수 있는 비행종단지령 송신장비 등 추적장비들이 준비과정을 마친 상태다.
이 같은 장비들은 지난 2005년부터 모두 13차례의 실전과 같은 모의비행시험을 통해 최종 합격점을 받아 시범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100% 한국기술 장비, 시행착오 최소화
KSLV-Ⅰ이 발사된 후 위성분리까지 발사체의 비행상태 신호를 안정적으로 수신해 실시간으로 분석 처리, 발사임무 진행을 위한 판단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원격수신장비의 수신 범위를 뛰어넘는 우주센터 남쪽 1700㎞ 대만, 필리핀 사이 해역에서도 안정적인 비행상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제주해경 소속 선박에 원격수신자료 장비를 탑재하고 발사기간 동안 그곳에 머물면서 임무를 수행한다.
우주센터에 설치된 장비들은 대부분 고가의 첨단장비들로 발사통제시스템 소프트웨어는 해외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100% 한국기술로 개발을 완료했다.
우주센터 장비들은 발사임무 수행상의 중요도를 고려해 기능장애시에도 백업기능이 가능할 수 있도록 구현돼 있다.
이 같은 장비들의 운용시험은 장비 장애, 비정상 작동을 할 때 신속한 복구방안을 수립, 실제 발사체 발사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고 있다.
◆발사성공확률 27.2%, 세계 9번째 스페이스 클럽 ‘한계에 도전한다’
KSLV-Ⅰ은 러시아로부터 전수받은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 기술진에 의해 제작됐다.
2단으로 구성된 발사체는 1단(액체엔진)을 제외한 2단(고체킥모터)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문제는 발사성공률이다.
세계적으로 자국에서 실시된 첫 발사 성공확률은 27.2%로 현재까지 자국 땅에서 자국 위성을 쏘아 올린 8개국 가운데 러시아, 이스라엘, 프랑스 3개국에 불과하다.
27.2%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다면 한국은 자체위성을 발사한 나라로 세계 9번째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스페이스 클럽에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이 포함돼 있다.
◆발사 24시간 전부터 발사 후 540초의 운명의 시간
이번달 말 러시아에서 D-DAY가 정해지는 KSLV-Ⅰ은 24시간 전에 발사대시스템에 도착해 마지막 점검을 받은 후 수직으로 세워져 발사 14시간 전, 연료인 액체산소와 액체질소를 주입받게 된다.
발사 15분 전, 자동발가기능이 작동돼 발사지위센터에서 카운트다운에 돌입하고 발사가 이뤄지면 발사체통제센터에서 발사체와의 송·수신을 통해 발사체 상태를 체크한다.
발사 후 25초 후에는 킥턴을 하게 되고 225초 후에는 페어링 분리, 236초에는 1단 엔진 연소를 종료한다.
2초 뒤인 238초에는 1단과 2단이 분리되며 395초 후에는 킥모터를 점화해 462초까지 추진력을 얻고 540초 위성을 분리한다.
이 같은 상황이 완벽하게 이뤄지면 한국은 세계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을 쌓게 된다.
우리나라는 오는 2017년까지 1.5톤급 저궤도 실용위성을 한국만의 기술로 만든 KSLV-Ⅱ에 실어 발사한다.
2020년에는 달탐사위성 1호(궤도선)를 2025년에는 달탐사위성 2호(착륙선)를 발사할 계획을 세우는 등 우주 선진국 진입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27.2%의 극한의 발사성공률을 뛰어넘고 한국 우주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우주강국 코리아’의 입지를 다지길 나로우주센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우주 개발 전초기지...한국형 발사체 도전
[시민과 함께 하는 항공우주시대 개막]인터뷰 - 민경주 나로우주센터장
"우주센터는 단순한 발사장이 아닌 우주 개발의 전초기지입니다."
민경주(57)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장은 충청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KSLV-Ⅰ의 성공적인 발사로 우주강국 진입을 앞당기겠다"며 "오는 2017년에는 한국형 발사체(모든 부품과 기술력이 100% 국산)를 발사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그의 말은 올해 우리 손으로 만든 과학기술위성 2호를 발사체 KSLV-Ⅰ에 실어 우리 땅에서 쏘아 올리는 감격적인 장면이 연출됨을 의미한다.
민 센터장은 "지난해 10월까지 발사장, 발사체 등 모든 설치가 끝났다”며 “이달 중으로 완료될 예정인 성능시험에 만전을 기해 항공우주기술 전문가들의 숙원을 풀겠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993년 KSR-I, 1998년 KSR-Ⅱ를 개발한 민 센터장은 우리나라 최초 인공위성 자력발사기지인 나로우주센터 탄생의 주역이다.
민 센터장은 우주센터 건립 때부터 완성까지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우리나라를 세계에서 13번째 우주센터 보유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게 만들었고, 우리 땅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장을 열었다.
하지만 27.2%라는 낮은 발사 성공확률에 도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민 센터장은 "로켓 발사 역사가 50년 이상된 미국이나 러시아도 성공 여부를 예측하지 못한다"며 "그만큼 어려운 시도지만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말했다. 민 센터장은 이어 "우주과학관과 인공위성관, 발사체 전시관 등을 활용, 청소년들에게는 우주에 대한 교육으로 꿈과 희망을 심어 주고, 국민들에게는 우주 홍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ksj2pro@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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