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코란도·무쏘 등 쌍용차를 소유한 운전자 중 일부는 차량 고장 시 부품 조달에 차질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며, 중고차 시장에서의 인기 하락에 찜찜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5일 대전지역 경제계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파산 위기에 몰린 쌍용차와 거래해온 충청권 협력업체(하청업체)는 1차 업체(하청업체)만 충남 천안·아산, 충북 진천·청원 등지에 40여 곳이 산재해 있고, 2~3차 업체까지 감안할 경우 160여 개 지역 부품업체가 쌍용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으로 추산돼 이번 사태로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반발해 70일 넘도록 공장 점거파업을 벌인 쌍용차 노조원들에 대한 경찰의 강제해산 작전 후 쌍용차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고, 협력업체 모임인 쌍용차협동회는 5일 서울중앙지법에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 및 조기 파산절차 이행 요청서'를 제출, 법원의 결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협동회는 요청서를 통해 "협력업체로서 쌍용차가 살아나기를 기대했으나 대부분 협력업체는 이미 고사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쌍용차 회생을 기다리기보다 새 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파산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쌍용차를 소유한 운전자들은 수개월간 지속된 쌍용차의 불미스런 사태와 브랜드 가치 하락에 불만을 표출했다.
2005년식 뉴코란도를 보유한 강 모(38) 씨는 “자칫 차가 크게 고장나거나 사고라도 당하면 부품을 구하기가 힘들어지 것 아닌지 모르겠다”며 “중고차 시장에 내다 팔려고 해도 차값이 떨어져 속이 개운치 않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대전의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포함한 RV(레저용차량) 분야에서 강점이 있던 쌍용차가 장기간 파업 사태를 겪으면서 점유율은 물론 브랜드 가치가 급락,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생산을 재개하더라도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일 기자 oria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