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 세워진 안면암
안면도는 서쪽이 낮고 동쪽이 높아 꽃지 등 안면도의 12개 해수욕장은 모두 서쪽에 몰려 있다. 이로 인해 관광은 대부분 서쪽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동쪽에도 보석처럼 숨겨놓은 곳이 적지 않다. 그 중 하나가 안면암으로 이곳은 천수만을 따라 길게 뻗은 안면도 동쪽 바닷가에 자리한 작은 절이다.
태안반도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가운데 하나가 안면읍 정당리에 위치한 안면암이다.
안면송이 밭을 이룬 정당리 국도 77호선에서 안면암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해 15분 정도 가면 만나는 안면암은 천수만을 바라보며 서 있다.
3층 높이의 대웅전은 확 트인 천수만을 바라보며 웅장하게 서 있고,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진 천수만은 각종 어종의 산란지로 수산자원의 보고이자 청정갯벌로도 유명하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금산사의 말사(末寺)인 안면암은 대웅전, 선원, 불경독서실, 삼성각, 용왕각, 불자수련장 등이 갖춰져 있으며 지난 1998년 지어졌다.
안면암은 창건된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경관으로 널리 알려져 관광도시 태안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안면암의 운치는 뭐니뭐니해도 썰물 때는 물론 밀물 때에도 이동이 가능한 부교를 따라 천수만에 떠 있는 여우섬과 조구널섬까지 걸어보는 맛이다.
특히 썰물 때 맞춰 가면 한때 조기가 많이 잡혀 섬 전체에 널어 말렸다 해서 붙여진 ‘조구널섬’까지 부표를 따라 걸어가 볼 수 있어 최고의 낭만을 전해준다.
이들 섬을 지나 멀리 바라보면 홍성의 대표항인 남당항을 중심으로 천수만 바다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는 근사한 장면을 선사하는 이곳 안면암은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서해안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멀리 보이는 바다가 아름답게 조화돼 이국적인 모습으로 다가선다.
안면암을 자주 찾는 사진작가들은 부표를 걷는 사람, 밀물로 가득찬 바닷물, 푸른 하늘, 두 개의 섬, 흰 구름, 바다를 가로지르는 배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한 컷을 찍기 위해 1년에도 몇 번씩 이곳을 들른다.
안면암을 구경하다가 배가 고프면 인근의 백사장 포구를 찾으면 된다. 자연산 대하로 유명한 백사장은 태안에서도 손꼽히는 안면도 제일의 포구다.
이곳은 대하로 유명한 포구지만 그 외 수산물이란 수산물은 모두 다 모인다. 우럭, 광어 등 생선은 물론 각종 조개, 전복, 꽃게 등 서해안에서 잡히는 것은 모두 맛볼 수 있다.
◆초가을 먹을거리 풍부한 태안반도
꽃게가 알을 배고 살이 찌는 가을철이다. 요즘 태안반도 각 항·포구에는 꽃게를 값싸게 구입하거나 이를 맛보기 위해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꽃게도 역시 음식이기에 신선도에 의해 맛이 좌우된다. 싱싱한 꽃게는 단맛이 강하고 비린내가 적으며, 닭살처럼 결이 살아 있으며 탱탱하다.
제철에 제맛 나는 꽃게를 먹으려면 산지에서 살아 있는 꽃게를 사다 즉석에서 요리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 태안반도의 안흥항, 백사장, 채석포 등에서는 즉석 꽃게요리를 먹을 수 있다.
꽃게의 비린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된장과 마늘, 파를 넣고 팔팔 끓여내는 탕이 제격이다. 이보다 더 강한 꽃게 향을 즐기려면 꽃게를 증기로 찌는 통찜도 있다.
사철 맛볼 수 있긴 하지만 지금처럼 맛이 딱 들었을 때의 간장게장은 최고의 진미다. 간장에 각종 향신료를 넣고 달여 꽃게를 하루 이틀 담가두면 되는 단순한 조리법이지만, 이 맛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귀하다.
태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간장게장 담그는 법은 짜지 않고 깊이 있는 맛을 내면서 살이 탱글탱글 살아 있는 간장게장을 만들 수 있는 맛집은 그다지 많지 않을 정도다.
또 고춧가루에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감칠맛을 내는 양념게장도 한 번쯤 먹어보면 누구나 그맛에 매료된다.
특히 아직 이르기는 하지만 천수만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대하는 전어, 꽃게와 함께 가을 대표 수산물로 꼽힌다.
산란기인 9~11월 사이에 가장 맛과 영양이 뛰어난 대하는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 연안서 많이 잡히며 특히 태안의 백사장항이 최고의 집산지로 명성이 높다.
대하는 성질이 따뜻한데다 베타인과 아르기닌 등의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며, 저지방, 고단백, 저칼로리의 건강식으로 예부터 자양강장의 정력제로 알려져 있다.
대하는 단백질이 많은 반면 지방이 적고 칼로리가 낮으며 비타민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피부미용과 몸매관리에도 적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하는 구이와 찜, 탕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데 굵은 왕소금을 바닥에 깔고 구워먹는 소금구이가 단연 인기다.
달궈진 소금 위 새우가 붉게 익으면 머리와 몸통을 분리해 몸통을 먼저 먹고 머리 부분은 따로 모아두었다가 바싹 구워먹는다.
또 집나간 며느리도 불러들일 만큼 맛 있는 전어도 제철이다.
천수만을 낀 당암, 황도 등의 항포구를 중심으로 어획권이 형성돼 있는 전어는 맛뿐만 아니라 DHA와 EPA 등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
전어는 뼈 채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이기 때문에 칼슘 섭취를 도와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 성분이 풍부해 피로회복 및 피부 미용에도 좋아 여성들에게 더욱 좋은 수산물인 전어도 이맘 때 최고의 별미로 손색없다.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