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에 위치한 금당초등학교는 개교 65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명문학교다.
하지만 농촌학교에 불어닥친 통폐합의 위기는 금당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7년 40명의 학생으로 복식수업을 진행하며 근근이 버텨가던 금당초는 통폐합 학교 1순위로 떠올랐다.
그런 금당초에 새로운 희망이 떠오른 건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면서부터였다.
◆사교육 끌어안는 방과후학교
시골 소규모학교에선 학생들의 배움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은 학원을 가고자 해도 읍내까지 먼 길을 왕복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고 학부모들에겐 사교육비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나 자기계발 기회는 도심지역 학생들에 비해 뒤처지기 시작했다.
금당초는 이러한 부분을 인지하고 모든 교육 수요를 학교 내로 끌어안고자 시도했다.
무료로 운영되는 방과후학교를 통해서였다.
금당초의 방과후학교는 총 16개 분야에서 실시된다.
학기중에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과 교육청의 지원으로 원어민 영어, 퇴직교원을 활용한 한자, 미술, 논술부, 문화진흥기금이 지원하는 사물놀이부, 생활진흥기금이 지원하는 배드민턴부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또 인근초등학교와 벨트형으로 운영되는 중국어부와 학부모가 지도 강사가 돼 진행되는 엄마품 멘토링은 금당초가 특색 사업으로 마련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이었다.
이 밖에도 컴퓨터부, 피아노, 영어부, 학력증진반, 보충학습반, 달맞이 공부방, 보육교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사교육에 대한 요구를 잠재웠다.
방학중에도 방과후학교는 멈추지 않았다.
보육교실, 컴퓨터부, 독서부, 피아노부, 사물부, 한자부, 대학생 멘토링, 영어부, 미술부, 학습부진아부 등 교사와 대학생, 방과후학교 강사가 혼연일치가 돼 땀을 흘린 결과 방학에도 학생들은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위기를 기회로… ‘다시 찾는 학교’
금당초 학생들은 전교생이 1인당 5개 이상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있다.
방과후학교를 통해 학생의 소질·적성 계발 및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바른 인성을 정착시키며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력을 신장시킨다는 학교의 방침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경비는 농산어촌 방과후학교 지원금으로 해결함으로써 학부모들은 교육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거뒀고 돌봄교실을 통해 방과후에도 걱정없이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다.
지역사회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이 잇따랐다.
장학재단과 교육청, 인근 대학들은 예산과 질 높은 강사들을 지원함으로써 금당초 방과후학교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고 학부모들 또한 돌봄교실에 참여해 정기적인 멘토링을 실시했다. 문화원, 검찰청, 대산해운항만청, 보훈지청, 농촌공사, 군청 등의 지원으로 학생들에겐 다채로운 현장체험학습기회도 제공됐다.
작은학교 살리기 무료 음악콘서트, 국악 공연, 충남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영상미디어 강좌 유치 등의 각종 행사 또한 금당초의 이름을 지역사회에 재각인 시키는 데 한 몫을 담당했다.
이처럼 다양하고 내실있는 프로그램들을 운영한 결과 금당초 재학생은 2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고 지금도 전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진창현 기자 jch801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