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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교육청(교육장 오선규)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지난해 10월 전국 180개 지역교육청 중 2010년 1년간 시범운영 하는 '기능개편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됐다.
그 동안의 지역교육청은 학교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단순 업무집행 등 형식적 관리·감독 위주의 업무를 주로 수행하며, 기초자치단체 및 산하기관 등 유사기능을 수행하는 기관과 연계·협력체제가 미흡해 교육수요자 지원 중심으로 기능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에 부여교육청은 현행 법령의 범위 내에서 우선 시행 가능한 내용부터 추진한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자체 T/F팀을 구성, 지역교육청의 기능 개편의 모범 답안을 만들기 위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
오선규 부여교육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추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기능개편 시범사업의 핵심 추진내용은 무엇인가.
“첫 번째로는 고객 서비스 지원 중심의 '학교현장 공감형 기관'으로 변모하기 위해 기존 조직의 재구조화를 단행한 것이다. 우선 조직 명칭을 학무과를 교육지원과로 관리과를 행정지원과라는 교육수요자 지원조직 명칭으로 바꾸고, 한 과 아래 담당(계)도 권위적이고 수직적인 관료제 조직을 벗어나 유연하고 협동적인 업무를 추진하는 팀제로 전환했다.
팀 이름 또한 공무원의 업무 중심에서 교육수요자가 친밀감을 느끼고 이해하고 접근하기 쉽도록 교원지원팀, 학생지원팀, 학부모지원팀 등으로 변경했다. 학무과와 관리과 명칭은 1991년 광역교육자치 실시에 따른 지역교육청 설치 이후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은 명칭으로 이의 변화가 가져오는 의미는 실로 크다. 지원조직 명칭도입은 그동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교육수요자의 요구에 대해 앞으로 학생과 교직원, 지역주민 등 교육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원하는 기관으로 변하기 위한 시발점이다.”
-장학업무의 변화된점이 있다면.
“조직개편에 따라 부여교육청의 주요 업무가 학교급별(초·중등) 과업중심에서 초·중이 통합된 업무기능 중심으로 재편된다. 그동안 장학·연수·인사·방과후학교 등 각종 교육 사업이 초·중등 분리로 유사한 업무의 중복 및 연계교육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2010년에는 업무의 성격과 기능에 따라 초·중등 사업을 통합 운영해 효율성을 증대할 방침이다. 이는 충남 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교육청의 업무가 초·중등으로 분리 운영이 고착화 된 현시점에 매우 획기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아직 개학 전이라 본격적으로 시행하진 않았지만 현재 초·중등 통합 운영을 위한 계획 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명분만 좋고 내용은 없는 허울뿐인 기계적 결합이 아닌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유기적이고 화학적인 통합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학교교육과정 지원을 위한 교원능력개발 및 컨설팅 장학기능의 변화는.
“교사의 전문성 신장을 위한 맞춤형 연수를 대폭 강화하고자 △각종 직무연수 내실화 △교과연구회 및 동아리 활성화 지원 △매력있는 학교 만들기 특색사업 실시 △교직생애주기별 맞춤형 연수 등을 실시한다. 또한 장학사 본연의 학교현장 장학지원을 강화하고자 회계 및 단순·반복적 행정업무 처리를 위한 전담 인력을 배치했고, 행정 집행적 성격 업무를 대폭 이관·축소하는 업무 경감을 실현해 학교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여건을 조성했다. 또한 학교와 교사의 입장에서 당면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과정운영 119 도우미제 △수준별 수업 현장지원단 운영 등을 운영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학교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학부모와의 밀착행정이 추진된다고 하던데.
“찾아가는 진학진로 컨설팅을 실시해 시시각각 변하는 대외적 교육환경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한 이동식 상담센타(WEE센터)를 운영해 비행 및 부적응 청소년이 조기에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학부모 인식전환을 위해 △학부모의 자녀이해 교육 △학부모 성교육 △학부모 경제교육 △학부모 페스티벌 등 다양한 연수와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지역사회협력 기능이 대폭 강화된다고 하는데.
“오늘날의 교육은 교육청 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관기관과 지역민이 참여하는 쌍방향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해야 성공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위해 다양한 지역민이 참여해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부여교육발전기획단을 구성해 지역인재육성 및 정체성 있는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 또한 '학생복지안전망'을 구축해 지역의 소외된 학생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그동안 학생지원사업은 학비지원과 중식비 등 제한적이고 일시적인 지원사업에만 국한돼 그 효과와 개선점을 명확히 알지 못했다. 그동안의 지원 실적을 바탕으로 학생복지안전망을 구축해 △저소득층자녀 △소년소녀가장 △조손가정 △난치병학생 △다문화가정 등에게 실질적인 다양한 지원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다.”
-기능개편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된 후 4개월을 보낸 소감은.
“무엇보다 '역시 변화는 쉽지 않구나' 라는 것을 실감했다. 수십 년 동안 고착화 된 업무 방식을 버리고 새롭게 시도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 역경과 도전의 과정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학교현장과 교육수요자 지원 중심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전직원의 공감대가 있어 무리없이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가장 우선적으로 개인별 업무분석을 통한 조직의 재구조화와 인력재배치를 했다. 이를 통해 학교현장 지원을 위한 장학력 제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학부모지원팀과 지역사회협력팀을 신설해 그동안 소홀히 한 학부모지원 기능과 지역사회협력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조직 내외에서 조금씩 적응이 되고 있음을 느낀다.”
-지역교육청 기능개편 시범사업의 의의는 무엇인가.
“첫번째는 사업의 수행방식이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것이다. 그동안의 변화와 혁신이 상급기관에서 아래로 시달하는 상명하복 방식이었다면, 이번 기능개편 사업은 우리교육청 스스로의 역량에 기초해 자발적인 연구와 토론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라 의의가 크다. 두 번째로는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지역교육청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원조직으로 바뀌는 것이다. 교육청이 학교와 학부모를 위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교육현장을 돌아다녀보면 학교와 교육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님을 쉽게 느낄 수 있다. 그러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며 우리 교육계 스스로도 자성할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교육을 포기하지 말고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고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를 위해 부여교육청은 부단한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기능개편 사업 또한 이를 위한 하나의 시도이자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향후 기능개편 업무의 추진방향과 2010년 부여교육의 지향점을 말해달라.
“지금은 3월 개학과 동시에 학교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막바지 구체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3월부터는 다양한 기능개편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이다. 또한 운영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시시각각 추진 상황을 교육수요자에게 알리기 위한 홍보를 할 것이다. 그래서 9월 또는 10월에 교육과학기술부에 보고서를 작성하며 시범운영은 12월까지 계속된다. 교육의 본질은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기능개편 시범운영 또한 바른품성과 알찬실력 배양이라는 교육본질 달성을 위한 유효한 수단일 뿐이다. 시범사업이 교육본질을 훼손하지 않도록 조화롭게 추진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0년은 부여교육청이 기능개편 시범교육청인 만큼 180개 전국의 지역교육청을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2011년 농·어촌지역교육청에 최적의 일반화 모델을 창출할 수 있도록 전교육 가족이 합심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
부여=양근용 기자 yong200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