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충북글짓기지도회가 어린이날인 5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41회 충북도내 어린이동시화전’을 개최한 가운데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희생된 46용사에 대한 간절한 기도를 담은 제천 봉양초 4년 엄채원 양의 ‘하늘에 보내는 기도’ 동시화가 군함모형과 함께 전시돼 있다(위). 이곳을 찾은 어린이들이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김규철 기자 | ||
백령도 부근 바다에서 일어난
슬프고 가슴 아픈 천안함 침몰사건
우리들은 하늘에
기도를 보냈습니다.
부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고
하지만 하늘은 무심하였습니다.
우리는 또 하늘에 기도를 보냈습니다.
살아서가 아니라면
생전 그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해달라고
그러나 하늘은 그마저도 무심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또 하늘에
기도를 보냅니다.
더 이상 무심하면
하늘이 이마저도 무심하면 안된다고
이제는 기도가 아닌
우리 모두의 절규입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자랑스런 우리들의 영웅들을
돌아오게 해달라고…
엄 양은 "텔레비전을 보다가 천안함 뉴스를 접하고 학교에 다니던 외삼촌이 실습 중 익사한 사고를 떠올리며 우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시를 지었다"며 "남한과 북한이 빨리 평화통일이 돼 북한어린이들과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9살 짜리 소녀가 지었다고 믿기 힘들 정도의 문장력을 보인 엄 양은 이미 산문과 동시를 각각 3~4편씩 쓸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였다.
또한 엄 양은 아버지와 함께 만든 군함 모형을 시화 가운데 함께 배치해 현장감을 높였다.
이처럼 충북도내 어린이들이 지은 동시와 시화를 한군데 모은 동시화전이 어린이날인 5일 청주고인쇄박물관에서 개최돼 때마침 이곳을 찾은 어린이와 학부모, 시민들에게 도내 어린이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실력을 평가받는 기회가 됐다.
충북글짓기지도회가 주관해 올해로 41번째를 맞는 '충북도내 어린이동시화전'에는 도내 각 지역의 어린이들이 출품한 동시화 300여점이 전시돼 시민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독도 수호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김영환(제천 봉양초 5ㄴ년) 군의 '나는야 독도 지킴이', 천안함 46용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들을 위로하는 '한반도의 눈물 꽃'(각리초 6년 이한빈 작),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할아버지 안경'(충주남산초 5년 강지원) 등이 출품돼 애국과 효에 대한 마음을 진솔하게 나타내기도 했다.
오병익 충북글짓지기회 회장은 "문학과의 접목으로 순수한 동심을 키우고 기름진 글밭을 가꾸기 위해 매년 어린이날을 기념해 동시화전을 개최하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천안함 사건과 독도 문제 등으로 나라사랑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어린이들도 동참해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qc2580@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