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의 대형 제조업체인 HBE(한밭엔지니어링)의 부도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역경제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월 최종 부도 당시 금융권 대출 규모만 1000억 원에 육박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만기도래하는 당좌와 어음이 증가하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
게다가 부도 전 HBE가 대형 단조 프레스 부분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 규모였던 만큼 인수합병도 만만치 않아 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속을 태우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최종 부도 처리된 HBE의 여신 규모는 농협이 180억 원, 우리은행 160억 원, 하나은행 130억 원 등을 비롯해 신한은행, 기업은행, 국민은행 등 국내 대부분의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발생했다.
여기에 상당수의 제2금융권 뿐만 아니라 캐피탈사 등 사금융에서도 적지 않은 대출이 있었다. 또 정부 보증기관 보증액도 100억 원에 달한다.
금융권은 이를 다 합칠 경우 여신액만 1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규모가 크기 때문에 상당수의 여신은 서울 본점에서 처리했지만, 대전지역의 몇 몇 지점들도 대출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만기 도래하는 당좌와 어음이 속속 드러나면서 그 파장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당좌와 어음의 상당수는 우리은행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은행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인 것은 HBE의 법인 소재지가 대전이지만, 공장 소재지가 경북 경주시 안강읍에 있어 지역 협력업체의 피해가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은행 등 채권자들은 HBE가 인수돼 정상화되기만을 고대하고 있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재 일부 업체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만, 회사의 규모가 워낙 커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인수에 실패하고 경매처리 될 경우 그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전망이다”고 우려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