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청원 행정구역 통합은 청주권이 균형잡힌 도농복합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최고의 지름길로 평가받고 있다. 청주·청원통합 반대론자 가운데 일부는 청원군의 자체 시(市)승격만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도·농복합도시 형태의 시승격 핵심요건인 인구 15만 명을 넘어서 굳이 청주시와 통합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합과 비교했을 때 자체 시승격은 적잖은 실(失)이 따르게 된다. 현행 지방자치법에 의해 도·농복합형태의 시에는 도시의 형태를 갖춘 지역에는 동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청원 내수읍과 오창읍은 동 설치가 확실시 된다.
읍이 동으로 변경되면 양도소득세와 재산세 등 세금, 환경개선부담금과 교통유발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 건강보험료, 농어민자녀 학자금 등 각종 농촌지역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현행 학교장이 정하는 농·어촌 지역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입학정원의 4% 이내에서 정원외 선발하는 대학교 특례입학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 때문에 최근 시승격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여주군의 경우 농어촌 특례입학의 불이익을 염려하는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큰 진통을 겪고 있다.
반면 청원군이 자체 시승격이 아닌 청주시와의 통합을 선택한다면 이같은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 제23조 '불이익배제의 원칙'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으로 인해 종전의 지방자치단체 또는 특정 지역의 행정상·재정상 이익이 상실되거나 그 지역 주민에게 새로운 부담이 추가돼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자체 시승격과 달리 통합은 특별법에 의해 청원군이 농촌지역으로 받아왔던 모든 혜택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결국 청원군 입장에서 주민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지역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 마련은 청주·청원통합 뿐인 셈이다. 동시에 청주시와 청원군의 공통된 난제인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진정한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청주시가 핵을 이루고 청원군이 주변을 감싸는 도넛 형태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그동안 양 시·군은 각종 개발계획의 한계에 직면해왔다. 더 이상 뻗어나갈 곳이 없어 기반시설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주시나 환상형 행정구역 탓에 동서지역간 불균형과 난개발 문제 해결에 고심중인 청원군 모두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청주·청원통합이 이뤄지면 이같은 고민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통합 이후 광역도시계획을 통해 공동 전략이 수립되면 새로운 투자는 상당수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는 청주시 보다는 청원군에 집중될 공산이 크다. 이는 각종 기반시설의 균형적 배치로 그동안 청원군의 최고 난제로 꼽혀온 동서지역간 불균형 해소도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균형잡힌 산업구조의 변화도 기대된다. 지난해 12월 한국은행 충북본부가 발표한 '청주·청원통합시 경제력 평가' 자료에 따르면 서비스업 중심의 청주시(명목 GRDP의 55.4%)와 제조업 중심의 청원군(명목 GRDP의 52.8%)이 통합되면 서비스업(47.8%), 제조업(41%)이 균형을 맞추게 된다. 즉 청주시는 제조업 확장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고, 청원군은 서비스업 성장으로 도심기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남기헌 충청대학 행정학부 교수는 "청주·청원통합은 공동생활문화권내 지역의 동질성 회복은 물론 지리적 한계를 뛰어넘은 균형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특히 중복투자·개발에 따른 행·재정적 낭비는 최소화하고 그동안 양 시·군이 단독으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최대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