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주변에도 대학졸업과 함께 취업에 성공한 학생이 거의 없습니다. 학자금대출을 받았던 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대출금상환을 시작해야 하지만 취업이 안된 탓에 결국 또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학졸업생들의 심각한 '취업난'속에 학자금대출 상환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졸업과 함께 상환을 시작해야하는 학자금대출과 관련해 일반대출과는 달리 무이자로 전환하거나 취업이 늦어질 경우 상환을 유예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학자금대출을 담당하는 한국장학재단과 충북대 등 도내 대학들에 따르면 지난 해 전국 학자금대출 건수는 총 73만 명에 2조 6814억원 규모다. 올 1학기 학자금대출의 경우도 지역별 통계는 없지만 36만여 명(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 졸업 후 곧바로 상환하는 '든든학자금' 이용자가 67.8%인 24만 6197명, 일반상환 이용자가 11만 7096명(32.2%)으로 나타나 상환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든든학자금 대출인원은 지난해 1학기 15만 5524명에 비해 58.3%인 9만 673명이 증가했다.
든든학자금 이용자가 이렇게 증가한 것은 군복무기간 이자가 지원되는데다 성적기준이 B제로(80점)에서 C제로(70점)로 완화됐고 신입생 성적기준 폐지와 이자율이 인하된 영향이다. 한해 학자금대출 건수가 100만 명에 육박하다보니 학자금 대출은 이제 일부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 됐다.
평등한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저금리 학자금 대출 제도는 좋지만 심각한 취업난으로 '상환'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충북대학교 한 학생은 “대학에 들어오면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내 힘으로 학비를 해결하기위해 학자금대출을 받았는데 지금같은 상황이면 취업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고 결국 또 부모에게 부담을 지우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청주대학교 한 관계자도 "학자금대출을 관리하는 한국장학재단은 대출과 연체에 관련된 정확한 통계와 보고체계를 마련해 실태 파악과 대응 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학자금 대출은 사회초년생들의 문제를 넘어 쌓여가는 대출에 따른 부실은 금융시장에 대한 혼란과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순철 기자david012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