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 = 박신용 경제부장
“지금 우리는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국내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세계 최고의 미국 IT 기업인 구글마저도 구조조정에 나섰고 실리콘밸리에서는 부동산 폭탄세일마저 벌어지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위기상황에서의 과학기술과 미래교육에 대한 투자는 더 좋은 미래를 건설하는 수단’이라고 강조했고 세계 최대 규모의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어사의 지미 웨일즈도 ‘금융위기로 경기가 둔화될 때가 창업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위키피디어도 닷컴붕괴 직후 설립됐고 당시 자금이 부족했기 때문에 더 혁신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도 이러한 위기와 도전을 오히려 기회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노력을 다해야 한다.”
지난 12월 8일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이사장으로 취임한 강계두(54) 이사장의 취임사 중 일부다.
지난 2005년 특구법이 제정되고 다음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돼 온 대덕특구사업은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양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현재 대덕특구 내 입주기업수는 900여 개, 매출액은 약 9조 원, 특구연구개발비 약 4조 7000억 원, 공공연구기관도 32개에 이르고 800억 원의 특구펀드도 조성됐으며 15개 해외 클러스터와의 MOU도 체결하는 등 출범 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보면 미흡한 부분이 많다는 게 일반적인 시선이다.
이를 위해 대덕특구본부는 지원기관들의 체계적 역할 분담과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취약한 기술금융도의 발전도 모색하고 있다.
대덕특구는 2015년까지 세계 5위권의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며 비상을 꿈꾸는 대덕특구본부의 현재와 미래를 강계두 이사장으로 부터 들어본다.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에 대해 소개한다면.
“지난 2005년 7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출범하고 9월 특구본부가 설립됨에 따라 대덕특구의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한 다양한 특구육성사업들이 추진돼 왔다. 세계적인 연구성과 및 첨단기술을 활용해 상품화하는 비즈니스 역량을 업그레이드, 연구개발기능에 생산기능을 접목하고 있다. '연구개발-상품화-수익의 연구개발 재투자'라는 이른바 연구개발 비즈니스의 선순환을 실현해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터로 만드는 것이 대덕연구개발특구 지원본부의 목표이다. 이와 관련 지난 3년여 동안 연구성과 사업화, 벤처생태계, 글로벌 환경조성, 타지역 연계 및 성과확산 등을 추진해 왔으며, 앞으로는 실용적인 환경분석을 통한 사업화 가능한 기술 발굴 지원책과 사업화전략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술사업화를 실현해나갈 것이다.”
-대덕특구지원본부 제2대 이사장에 취임하신 소감은.
“많은 분들의 축하를 받았는데 매우 감사하고 기쁘다. 기쁜 마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 30년 전 대전시 서구 괴정동의 공무원교육원에서 공직생활의 첫발을 내딛던 생각이 난다. 그렇게 시작된 대전과의 인연이 이제는 대덕특구지원본부라는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이어지게 돼 감회가 새롭다. 취임하기 전까지 약간의 공백기간이 있었던 만큼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공백부분을 채우고 맡은 소임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특히 전임 이사장과 본부 임직원, 그리고 연구개발특구기획단장 이하 모든 공무원들과 대덕특구의 산·학·연 관계자 모두가 합심해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직무수행도 원활할 것으로 기대한다.”
-대덕특구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그리고 금융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대책은 무엇인지.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짧은 기간 상당한 수준의 양적인 성장기반을 구축했다. 통계수치를 보면 작년 말 기준으로 입주기업 수는 900여 개, 매출액은 9조 원, 특구연구개발비 4조 7000억 원으로 출범전과 비교해 모두 30%씩 늘어났고 입주해 있는 공공연구기관도 32개에 이르고 800억 원의 특구펀드도 조성됐다.
15개 해외 클러스터와의 MOU도 체결되는 등 양적으로 적지 않은 성과를 창출했다. 또 출연연구기관들이 연구소기업을 설립해 기술사업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지식경제부도 그동안의 특구육성사업 추진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특구법 개정에 반영하고 '대덕특구육성 개편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덕특구를 2015년까지 세계 5위권의 초일류 혁신 클러스터로 도약시키겠다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도 제시했다. 다만, 금융위기와 경제침체 등으로 벤처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를 채울 수 있는 부분에 선제적 투자나 집행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중소 벤처기업의 경영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 기획단과 특구사업과 관련한 협약을 연초에 완료하고 상반기 중 예산을 조기에 집행해 지원할 수 있도록 서두를 계획이다.”
-대덕특구가 양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인 성장은 아직 미흡한 측면이 있는데 낮은 기술생산성이나 응용기술의 극복방안은.
“응용기술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기술개발투자는 대량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개발된 기술의 실용화가 미흡한 것이다. 이런 문제는 대덕특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R&D의 선두지역임을 자부하는 대덕으로서는 휴먼 중인 기술을 깨워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찾아 나설 것이다. 또 입주기업 중 50억 미만의 소기업이 절반을 넘고 있어 특구외의 대기업 및 중견기업의 유치는 물론 이들과 마케팅 등의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이 필요하다. 즉 연구성과가 사업화가 되고 돈이 되는 선순환되는 과정이 형성돼야 한다. 연계를 통한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벤처기업만이 아니라 벤처기업 간에도 정보공유나 협업관계가 긴밀해 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또 대덕특구가 가지고 있는 독자적인 문화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대덕형의 정체성 있는 독자적인 문화가 형성되고 뿌리내릴 수 있어야 한다. 특구본부도 이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을 수립 중이다. 더불어 매출 1000억 원대의 스타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유망기업의 발굴 및 선택과 집중지원 방안도 내놓겠다.”
-행정과 경제 전문가로 평가받는데 임기 동안 최대 역량을 집중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대덕특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기업들의 네트워크 조성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기술과 시장을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대덕특구가 보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덕특구 내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이다. 기술이 시장에서 큰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추진력있는 기술사업화 단장을 영입하려고 한다. 또 직제개편을 통해 네트워크 팀을 신설해 실질적인 기술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장을 만들 생각이다. 다시 말해 분야별, 기능별 협의체를 활성화 시키겠다. 특구본부가 기대수준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역량의 한계가 있는 것을 네트워크 기반 조성을 통해 그 해법을 찾겠다.”
-대덕특구의 성과와 발전을 위한 경영방침은.
“본부 내부적으로는 조직의 업무효율성과 전문성, 책임성을 제고하고 고객에 봉사하는 자세를 강화해 나가려 한다. 특히 이 시대가 공적조직에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윤리경영과 일상적인 경영효율화가 이뤄지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내부 연구회 상례화, 고객친절도 향상을 위한 각종 방안 마련 등을 통해 타의 수범이 되도록 하고자 한다. 또 공중의 이익을 위한 성과중심 경영에 힘쓰면서 조직구성원의 사기앙양과 역량 결집에도 노력할 것이다. 내년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선제적이면서도 실질적인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앞으로 대덕특구가 견마지로(犬馬之勞)를 다해 과학기술을 통한 성장동력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 끝으로 대덕특구 이사장으로 드릴 말이 있다. 실리콘밸리가 기술혁신, 고객만족, 인간중심을 기조로 하는 HP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듯이 도약기를 맞는 대덕특구도 뭔가 독특한 정체성 있는 문화가 조성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 대덕특구 지원본부가 고객에게 최성의 서비스를 하고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욱 많은 협력과 지원을 부탁한다.”
정리=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사진=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