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하이닉스반도체 3공장 유치, 바이오 중심의 오송생명과학단지 준공 등 호재 속에 엄습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는 2008년 충북 경제계를 온탕과 냉탕으로 오가게 했다. 기업 및 금융권은 유가폭등, 환율상승 등에 따른 경기 불황과 자금 유동성 위기에 흔들렸고, 주택 건설업계는 상반기 3.3㎡당 1000여만 원대를 상회하며 연전 연승하던 쾌조의 분양 행진에서 하차해야 했다. 상·하반기 하루 빛 사이에 뒤바뀐 소비심리 위축으로 유통업체들은 일명 땡처리식 보신전략을 구사해야 했다.

올해 충북 경제계를 뒤흔든 대표적 사건은 역시 하이닉스 반도체였다. 하이닉스 3공장 유치는 청주의 화려한 르네상스를 예고했다면 세계 반도체가격의 폭락은 경제특별도 충북도의 비전마저 어둡게 했다. “충북과 청주가 다시 일어서려면 하이닉스가 살아나야 한다”는 경제계의 통설이 나올 정도였다. 지역 수출의 24%를 담당하는 대표적 제조업체로서 하이닉스의 한시적 조업 중단은 올 하반기 지역 수출에 큰 영향을 끼쳤다. 또 제 2·3의 하청업체의 줄도산 위기를 낳았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되면서 충북지역의 올 한해 금융 사정은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총수신과 총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12.1%, 11.9%로 증가하는 등 비교적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지난 9월 이후 급속히 악화로 돌아섰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건설, 부동산시장도 희비로 얼룩지게 했다. 올 상반기 청주 강서지구의 분양신화는 소비심리 변화와 함께 미분양 아파트 증가, 지역 건설업계의 유동성 자금 위기, 건설회사의 부도 등으로 이어지며 건설업체들이 버거운 고비를 맞고 있다. 올 한해 충북지역의 미분양 아파트는 6000여 가구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67호에 비해 1800여 가구가 증가했다.자금난,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도내 건설업체의 경영난과 부도 등이 속출했고, 삼화토건의 경우 지난 22일 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이뤄졌다.건설 수주량도 올 9월까지 도내 640개 건설업체에서 428건, 5865억 원의 공사(민간부문 제외)를 수주하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기간 금액 기준 30.2% 감소했다.

국내 첫 저가항공사로서 청주국제공항의 위상을 한껏 드높일 것으로 기대됐던 한성항공의 좌초도 충북경제계를 다사다난하게 했다. 국제선 취항을 꿈꾸던 한성항공은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 운항 중단을 선언했으며, 투자자 영입 및 매각에 난항을 겪으며 지난 15일 국토해양부에 2차 부정기 항공운송사업 휴업을 재 신청했다. 내년 4월 16일까지 운항 재개를 하지 못할 경우 항공운송면허가 취소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지난 1997년 개항한 청주국제공항은 상반기 10여 개(전세기 포함) 국제노선이 취항하고, 지난 10월부터 24시간 운영체계를 선언하는 등 개항 후 최대 전환점을 맞았으나 급격한 경기 침체, 환율 급등이라는 외풍을 견뎌내기에는 아직 저력이 부족한 한계를 보였다.

대형 할인마트와 재래시장 등 유통업계도 올 한 해 큰 변혁을 겪었다. 홈플러스는 홈에버를 인수하며 청주·청원지역 내 4곳의 매장을 갖춘 지역 유통계의 절대강자로 떠올랐다. 농수산물 등에서 독점적 우위를 지키던 농협물류센터가 전국적인 통합체계로 변신했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서 충북도 무풍지대는 아니었다.

최영덕 기자 ydchoi@cctoday.co.kr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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