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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값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정유사 기름값 할인 종료시한이 만료된 지난 6일 이후 충북지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ℓ당 1800원에서 2000원 대로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비 부담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이덕희 기자 withcrew@cctoday.co.kr | ||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는 각종 물가에 서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기름 값과 외식비, 전셋값 등 거의 모든 부문에 걸쳐 물가가 폭등하고 있지만 이를 억제해야 할 정부정책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정부에 대한 서민들의 불만 또한 치솟는 물가처럼 높아지고 있다.
식자재 값 상승 등으로 평균 10~20%까지 가격이 오른 외식비가 직장인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청 주변 식당가는 점심시간이면 공무원들과 인근 근로자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하지만 메뉴 대부분이 5000원이던 1년 전과 달리 요즘은 적게는 6000원~8000원까지 외식비가 인상됐다. 이 같은 외식비 인상은 직장인들의 허리띠를 더욱 옥죄어 오고 있다.
직장인 손모(30·청주시 상당구 우암동) 씨는 한 달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도서구입비와 영화관람비 등 이른바 '문화생활'을 포기한 지 오래다. 최근 내릴 줄 모르고 계속 오르고 있는 각종 물가에 한 달 집 임대료와 대출이자, 공과금 등을 합하면 월급으로 도저히 고정 지출을 감당하기도 벅차 그나마 줄일 수 있는 문화생활비와 외식비 절약에 나선 것이다.
손 씨는 "외근이 잦은 직업의 특성상 점심을 매일 밖에서 해결하고 있지만 외식비가 너무 많이 올라 부담스럽다"며 "주로 학교 근처 저렴한 음식점을 찾아다니며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유사들의 기름 값 할인 종료와 함께 휘발유 등 유류 가격이 다시 급등하면서 서민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6월 유류 할당관세를 내리고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기름 값을 잡기위해 정부가 나름의 해결책을 마련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1년 후 기름 값 3000원대 시대가 도래 할 것이라는 전망도 흘러 나오면서 서민들은 막막하기만 하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1919.22원으로, 청주지역에는 이미 2000원대를 돌파한 주유소도 7곳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자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는 자가용을 집에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인터넷을 뒤져 값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일은 일상이 됐다. 운전자 박모(34·청주시 흥덕구 모충동) 씨는 "요즘은 셀프주유소라고 해서 일반주유소보다 저렴한 것도 아닌 것 같다"며 "물가안정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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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비, 기름 값과 함께 주거비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집주인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정치권에서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임대료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혼부부들의 경우 매물은 없는데 시세만 오르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당장 집을 구하지 못해 난감해 하고 있다. 실제 청주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청주의 전셋값은 1년 새 2500만 원에서 3000만 원까지 폭등했다. 매매가격도 동반 상승해 지난해보다 평균 3000만~4000만 원은 기본적으로 올랐고, 연말까지는 지금보다 1000만~2000만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게다가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낮은 은행금리 이자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전셋값 상승분을 월세로 받으려는 임대인들이 늘면서 적지 않은 보증금에 매달 월세까지 부담해야 하는 세입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예비신혼부부 김모(32·청주시 흥덕구 사창동) 씨는 "불과 2년 전만해도 5000만 원이면 구할 수 있었던 전세집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간혹 나오는 매물도 집주인 측에서 반전세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