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부터 연일 많은 비가 내리면서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대전지역은 하천 범람으로 천변에 조성한 산책로나 각종 시설물이 부서지고 유실되는 등 복구에만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대전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생태하천 조성사업을 벌인 목척교 인근 대전천 하천변의 경우 천변에 조성한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위에 흙과 자갈이 잔뜩 쌓여 사실상 쑥대밭으로 변한 상태. 우레탄 트랙을 따라 보기 좋게 조성했던 잔디밭은 거의 뜯겨나갔고, 그 사이에 물이 들어차 큰 웅덩이를 만들어졌다.

동구청 앞 대흥교 아래 산책로는 콘크리트 지반이 무너져 내려 사람이 지날 수 없을 정도로 끊겨 있고,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보수업체가 하천 범람으로 쓰러진 안내표지판을 수거하고 의자 등을 수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대전천을 자주 찾는다는 김 모(81·동구 중동) 씨는 “비 한 번에 이렇게 아수라장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면서 “보수를 해도 또 다시 비가 오면 똑같은 피해가 반복돼 세금 만 낭비하는 꼴이 되지 않겠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전천 뿐 아니라 유등천도 상황은 마찬가지. 서구 복수동 복수교 인근 하천변 역시 심어 놓은 잔디는 물론이고 불어난 물에 흙이 쓸려나가 축구장 넓이의 웅덩이가 만들어진 상태다. 이 곳에는 13일부터 수십여 대의 덤프트럭이 흙을 실어와 웅덩이를 메우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흙을 채워달라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현장에 나왔다”면서 “앞으로 어림잡아 20~30대 분량의 흙은 더 채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집중호우로 적잖은 피해가 발생하면서 하천 범람 등을 고려하지 않은 하천관련 사업에 대한 비난은 피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3대하천에서 준설을 비롯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물길을 바꾸거나 하천 구조에 손을 댔기 때문”이라며 “특히 공기를 앞당기려고 무모하게 공사를 진행하거나 하상에 불필요한 구조물 등을 설치해 피해가 컸다”고 지적했다.

양 처장은 또 “보기 좋은 하천을 만든다는 이유에서 꽃을 가꾸거나 각종 시설을 설치했지만 결국 비만 오면 쑥대밭이 되는 곳에 주민의 귀중한 세금을 쏟아부은 꼴”라며 “우기가 끝난 후 이뤄지는 복구과정에서 또다시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현재 피해규모를 조사하는 과정이라 어느 정도 예산이 소요될지 여부 등은 집계되지 않았다”면서 “예상치 못한 많은 비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완벽한 복구계획을 세워 향후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양승민 기자 sm1004y@cco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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