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놓고 날을 세우는 상황에서 경찰이 수사 주체로서 국민에게 각인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음에도 예상 시나리오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에 적잖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은 지난 9일 선관위 디도스 공격 수사결과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전 비서인 공 모(27)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수사결과 재보선 전날 밤 공 씨는 우발적으로 범행을 결심했고, IT 업체에 근무하는 친구 등과 공모해 선거 직전 선관위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를 공격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 수사는 검찰과 경찰의 자존심 대결로 해석되면서 경찰 내부는 물론 국민의 기대감 역시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경찰은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경찰 전원을 투입, 수사에 올인했지만, ‘윗선 개입’ 없는 단독범행이란 결론을 내렸다.
또 공 씨가 이번 사태의 핵심인물로 드러나 적잖은 파장을 예고했지만, 결국 이를 뒷받침할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채 의혹만 증폭시킨 결과를 낳았다. 보안전문가들 역시 보잘 것 없는 경찰의 수사결과에 의문점을 갖기는 마찬가지다.
디도스 공격을 받는 방화벽 및 웹서버와 달리 내부망으로 연결된 데이터베이스(DB) 서버를 다운시킨다는 것은 접근이 가능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경찰이 추산한 200여 대의 좀비PC로는 국가기관인 선관위 사이트를 마비시킨다는 것 역시 “말도 안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김 빠지는 결과에 일선 경찰들은 허탈감과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