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행정도시건설청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행정도시 부지조성공사는 지난 2006년 7월 착공 이후 현재 본궤도에 진입한 가운데 현장에서 채취된 골재 상당량이 재활용 선별작업없이 성토작업에 쓰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책사업인 행정도시 건설사업의 경우 국고로 지원되는 만큼 경제논리로 볼 것이 아니라 자원재활용등 공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본보 취재 결과, 행정도시 건설현장 내 국도 1호선 및 1-5생활권 1공구 부지조성공사 현장에서 이 같은 작업 행태가 확인됐다.
국도 1호선 현장사무실 관계자는 “채굴과 성토의 비율이 1대 1에 가깝다”며 “선별이나 반출, 재활용에 대해 별다른 지시를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1-5생활권 공사현장 관계자도 “본 공구의 경우 암석 매장량이 많고 상대적으로 토사량이 적어 30㎝ 이하로 파쇄해 암(岩)을 성토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운반비와 가공비 등을 감안하면 현장 내에서 활용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강한 암이 아니어서 성토용으로 밖에 활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골재로 쓰일 수 있는 암을 논을 메우는 성토용 재료로 쓴다는 것은 자원관리 측면에서 낭비다”라며 “지역 사업체의 경우 골재 충당을 위해 멀쩡한 석산(石山)을 깨곤 하는데 행정도시 공사현장에서 귀한 골재를 그대로 땅에 묻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재활용을 번거롭게 여겨 실행에 옮기지 않는 것”이라며 “행정도시 건설사업 관리감독부서가 나서 해결할 충분한 명분이 있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행정도시 건설사업의 부지조성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 측은 골재 재활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지공사 행정도시건설본부 관계자는 “채굴된 암의 양과 성토작업에 사용된 비율 등은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대부분 성토작업에 사용 중이며 일부가 보조기층 등에 활용된다. 공사비 절감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므로 경제성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행정도시건설청은 내년에 22건, 2조 1588억 원 규모의 시설공사물량을 발주키로 하고, 이 가운데 93%(2조 64억 원)를 상반기 발주할 방침이어서 골재 채취작업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는 한 향후 진행되는 공사에서도 채취된 골재가 현장 내 성토작업에 사용될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