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들어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설용으로 사용되는 염화칼슘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염화칼슘은 가장 효과적인 제설 방안이다. 그러나 차량부식, 도로훼손, 환경오염 등을 일으키는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달에만 16회에 걸쳐 제설작업을 벌였다. 이때 사용한 제설용 염화칼슘은 936t(상당구 509t, 흥덕구 427t)에 이르며 소금은 1467t(상당구 603t, 흥덕구 864t)을 사용했다. 시는 염화칼슘을 물에 희석해 도로에 살포하고 그 위에 소금을 뿌리는 방법으로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염화칼슘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나 이를 대신할 마땅한 제설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차량 운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염화칼슘으로 인한 차량부식이다. 염화칼슘은 차량에 작은 흠집이라도 있으면 그 곳에 침투해 철판의 부식을 촉진시킨다.
또 신발이나 옷에 묻어 차량 안으로 들어온 염화칼슘은 건조되면서 미세한 먼지로 바뀌어 차량 내부에 남게 된다. 이것은 운전자나 탑승자의 호흡기로 들어가 호흡기질환을 유발시키는 원인이 된다.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도로면에 움푹 파인 구멍이나 웅덩이를 보게 된다. 겨울철에 많이 생기는 이 '포트홀(pot hole)'은 물이나 염화칼슘에 의해 발생된다. 운전자들은 이 포트홀을 피하기 위해 운전대를 갑자기 틀거나 차선을 무리하게 변경하는 등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한다. 특히 야간에는 포트홀이 잘 보이지 않아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도로 주변에 심어 있는 가로수와 시설물, 하천 등도 염화칼슘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제설차량에서 살포되는 염화칼슘은 도로는 물론 가로수 토양까지 날아 가 토양에 흡수되곤 한다. 염화칼슘은 가로수가 양분과 수분을 흡수하기 어렵게 만들어 황화, 수세약화, 병충해 저항력 저하 등을 발생시킨다.
또 도로 옆에 설치된 도로 표지판, 난간 등에도 염화칼슘이 묻으면서 부식이 빨라지게 된다.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 염화칼슘은 하천의 염소와 칼슘 농도를 높여 미생물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등 수질을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런 이유로 경제협력기구(OECD)는 염화칼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환경단체도 염화칼슘 대신 옥수수에서 추출한 '친환경 제설제'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염화칼슘보다 효과, 가격 등에서 효율성이 떨어져 지자체에서 사용을 꺼리고 있다.
청주시 재난관리과 연제수 과장은 "친환경 제설제는 염화칼슘에 비해 제설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가격도 염화칼슘과 소금보다 2~5배가 비싸고 액체상태로 돼 있어 구매 후 보관이 어렵다"고 밝혔다.
이우태 기자 wtlee@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