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되는 폭설로 대전·충남지역 물류 배송 관련 업체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택배업계는 빙판길로 변한 도로 사정으로 배송차량의 발이 ‘꽁꽁’ 묶이면서 전체적인 배달이 지연돼 고객 독촉전화에 시달리는 등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대전의 한 택배 영업소에 따르면 겨울철 연말·연초 감사선물 등 영향으로 택배 물량은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난 가운데 매주 반복된 폭설로 물류 배송이 2~3일 가량 늦어지고 있다.

현재 도심 지역 주요 도로는 어느 정도 제설작업이 이뤄져 통행할 수 있지만, 동네 골목길은 아직도 많은 눈이 쌓여 있어 택배차량 진입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택배기사는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며 최대한 빨리 배달에 전념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너무 늦었다”는 등의 불만만 듣고 있다.

한 택배 기사는 “배달 물량은 늘어났는데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이동 자체도 어렵고 교통체증도 심각해 밤늦게까지도 근무를 하는 상황”이라며 “차량 타이어에 체인을 감아가며 어렵게 도착해도 집에 사람이 없거나 불만을 들으면 허탈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사정은 지역 주류업계도 마찬가지다. 주류도매업체는 폭설이 내리면 오르막길이 많거나 제설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충남 산간지역은 배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해당 지역 영업점들은 폭설 소식이 들려오면 사전에 평소보다 주류 주문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안전장비 등 각종 물품을 납품하는 전문 상점가도 물류 배송에 비상이 걸렸다.

시간약속을 중요시 생각하는 업계의 특성상 배달 차질은 곧바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점가는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각 상점은 폭설에 배달이 지연되면서 주문 업체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하는 등 평소보다 고객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지역 한 상공인협의회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가뜩이나 주문량이 줄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는데 폭설까지 겹치면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거래 업체에서 이해를 많이 해주는 편이라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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