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산남동 구룡산살리기 주민대책위(위원장 권영주, 이하 주민대책위)는 3일 한범덕 청주시장과 임기중 청주시의회의장을 잇따라 만나 최근 구룡산 일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난개발을 막아 달라고 주민청원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구룡산 일대에 전원주택단지 및 실내골프연습장 등이 조성되면서 두꺼비 생태통로가 훼손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난개발을 반대하는 주민 2149명의 서명을 받았다.
산남동, 성화동, 미평동, 개신동에 걸쳐 있는 구룡산의 면적은 2㎢로 이 중 개발이 제한돼 있는 129만 9180㎡(39만여평)의 근린공원을 제외한 70만㎡(21만여평)는 자연녹지다. 이 자연녹지에는 사유지가 많아 형질변경을 통한 각종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산남동 부영사랑으로아파트 인근 산 31-3번지 일원 4734㎡에는 시굴조사를 마치고 주택단지와 노인복지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청주지법 뒤편 산22-132번지 일원에는 전원주택 단지와 실내 골프연습장 개발이 한창 진행중이다.
지난해 10월 1만 4005㎡에 대한 문화재 지표조사를 마치고 벌목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7310㎡ 규모의 숲을 깎아 개발할 예정인 전원주택단지는 청주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자료 불충분으로 유보된 상태다.
주민대책위에 따르면 이 개발지역 바로 아래에 두꺼비가 알을 낳을 수 있는 산란지가 조성돼 있다. 법원을 거쳐 원흥이(두꺼비)생태공원으로 생태통로가 만들어져 있어 전원주택지가 개발되면 두꺼비 서식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대책위는 청주시가 구룡산 일대 자연녹지를 매입해 생태학습장을 조성해 주길 바라고 있다. 이는 일종의 구룡산트러스트 운동 등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향후 개발계획이 신청되면 환경단체와 사전협의하기로 한 약속을 어긴 만큼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구룡산 종합 보호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요구했다. 더불어 구룡산을 시작으로 청주시 전체 자연녹지에 대한 보전 방안을 세워 달라고도 촉구했다.
전원주택지를 조성하고 있는 시행사(시공사) 대표는 “두꺼비 생태로가 아니라 우수로 인근에 조성하는 것으로 서식지 훼손과는 무관하다”며 “토지주들의 요구로 전원주택단지 등을 조성하는데 개인 재산권행사 조차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 관계자는 “자연녹지에 전원주택을 건립하는 것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 유보결정이 난 것은 일부 서류가 미비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