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전액 면제만 갖고 무작정 집을 살 수요자가 있겠느냐.”(새집 장만을 계획한 40대 수요자)
정부가 지난 12일부터 올 연말까지 신축주택(미분양 포함)을 구입할 경우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키로 해 부동산 시장에 최대 화두가 됐지만 공급자와 수요자간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건설업계는 미분양을 포함한 분양마케팅 전략 수립에 잰걸음을 하고 있는 반면 수요자들은 올해 안에 집을 사 5년 내 시세차익을 남길 수 있을 지 주판알 튕기기에 바쁘다.
우선 지난해 8월 대전 서남부택지개발지구 3블록에서 ‘한라비발디’ 아파트 752가구를 분양한 한라건설은 모델하우스 주변 휀스에 ‘양도세 5년간 전액 면제 2009년 2월 12일 계약분부터’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거는 등 미분양 판촉전략을 새롭게 구사하고 있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문의가 부쩍 늘어 관망에서 관심으로 돌아선 시장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학하지구 ‘리슈빌 학의 뜰’ 704가구 분양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계룡건설은 구체적인 분양일정을 잡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에 나서고 있다.
계룡건설은 내달 13일 서구 탄방동 주택전시관에 모델하우스를 오픈하고 본격 분양에 들어가기로 했다.
계룡건설 측은 리슈빌 학의 뜰을 연내 계약해 입주 후 5년 내 팔면 양도세가 전액 면제된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이밖에 엘드건설은 봄 분양시장에 학하지구와 서남부지구의 신규물량이 선보이면 최근 분양가와 지난해 2월 분양한 ‘엘드 수목토’ 분양가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이를 양도세 면제 등과 함께 판매전략으로 활용키로 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기대와 달리 수요자들이 실제 계약에 나설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집 값이 올라야 시세차익을 거두고 양도세 면제 혜택을 보게 되지만 기대만큼 집 값이 상승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양도세는 기본적으로 매수가격 대비 매도가격 격차에 대해 매기는 세금으로, 시세차익을 남기지 못하면 양도세 면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또 미분양 아파트는 미분양이 된 이유가 있는 만큼 시세차익을 남기기 어려운 현실에서 양도세 전액 면제만 기대하고 계약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고 새 아파트로 갈아타려고 계획한 김 모(40·서구 삼천동)씨는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잇따라 발표돼 지금이 새 아파트를 구입하기 가장 유리한 시점이지만 집 값 등 시장상황이 나아질지 알 수 없어 좀더 지켜본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