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 경제특별도가 순항을 거듭하면서 투자유치 규모 2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세계적 경제위기와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경제 혹한기 속에서도 충북은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LG화학으로부터 1조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내는 개가를 올렸다. LG화학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정우택 충북도지사로부터 충북의 경제비전을 들어본다.
대담·정리=엄경철 충북본사 정치부장
-LG화학의 1조 원 투자유치 의미는.
“LG는 우리 지역과 함께해온 대표적인 향토기업이다. LG화학은 1979년 청주산업단지에 33만㎡ 규모의 청주공장을 설립하고 2003년에는 오창과학단지 내에 33만㎡ 규모의 오창테크노파크를 준공해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해온 국내 화학업계의 선도기업이다. 충북경제발전을 이끌어온 LG화학의 이번 대규모 투자유치는 이 회사의 60년 역사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초대형 사업이다. 경제위기에도 LG화학이 대규모로 투자한 분야는 차세대 전지이다. 이 분야는 LG그룹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기 위한 미래 성장산업이자 유망녹색산업이다. 특히 충북의 전략산업이기에 투자유치 자체가 더욱 값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2차 전지가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인 미국 GM, 현대자동차 아반떼 등에 장착돼 국내외를 누비고 다닌다는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번 투자유치에 대한 기대효과는.
“LG화학은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 제너럴모터스(GM)가 양산할 예정인 세계 첫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Chevrolet Volt)’에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를 2010년 하반기부터 2015년까지 6년간 공급하게 된다. 전국 자치단체 중 유리하게 우리 도에서만 육성하는 차세대 전지산업에 대규모 투자유치를 함으로써 충북의 전략산업인 차세대 전지육성산업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에 지역 마케팅을 강화하는 시너지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오창혁신 클로스터 등 오창산업단지뿐 아니라 올 상반기부터 투자가 이루어지면 공장건설 과정에서부터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으로 본다.”
-LG화학의 충북 투자유치를 어떻게 설득하게 됐는가.
“지난해 1월 9일 우리나라 11개 대기업에서 대규모 투자의사를 밝힌 바 있다. LG에서도 10조 원 투자를 발표했고 이 때부터 예의주시하게 됐다. 같은 해 7월 16일 투자분석 자료에 의하면 LG화학에서 GM이 개발하고 있는 EV시보레 볼트에 사용되는 전지개발사업권을 15개 경쟁업체와의 경쟁 끝에 확보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이와 함께 LG화학에서 에너지사업 일환으로 태양광사업(폴리실리콘)도 진출한다는 정보 등 투자액, 업종, 투자예정지는 비공개 상태였지만 오창 투자에 대한 확신이 있는 상태였다. 그러한 확신 속에 저는 물론 정무부지사까지 적극 나서서 LG화학 최고경영자에게 LG화학 전용공단 제공을 제안하며 전지사업 및 태양광사업을 충북에 투자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한 다각적인 노력 끝에 올 1월 LG화학이 GM과 배터리 공급계약 체결 후 투자계획이 확정되면서 지난달 30일 투자협약을 체결하게 됐다. LG는 우리 도의 대표적 향토기업으로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
-수도권 규제완화 및 세계적 경기불황에 따른 투자유치 어려움은 없었는지.
“세계적 경기불황과 금융경색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기업인들의 화두는 ‘생존’으로 기업체를 방문해 투자문의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를 대비하며 각 나라마다 국가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GT산업으로서의 산업구조 개편 움직임에 발빠르게 대처하며 태양광 부품소재 산업, 2차 전지 등 우리 충북의 4대 전략산업 위주로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해 왔다. 앞으로도 신재생에너지 등 3대 분야 17개 신성장 동력산업과 4대 전략산업을 집중 유치해 충북의 미래산업으로 육성하겠다.”
-충북의 투자유치 비전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LG화학의 1조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 유치했다. 이달 중에 세계 최초 다우코닝 태양광 솔루션 응용기술센터(R&D) 유치 협약 등 25개 기업 2조 3000억 원 이상이 유치될 예정이다. 그동안 경제특별도의 투자유치 목표가 4번이나 수정됐다. 최종적으로 20조 원을 목표로 설정했고 조만간 달성될 것이다. 이제는 투자유치된 기존 기업체가 제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투자유치협약을 맺은 기업체들을 중심으로 현장을 찾아다니며 애로사항 청취 등을 통해 투자를 독려 중이다. 고무적인 것은 투자유치 성과가 가시화된다는 점이다. 오송단지의 경우 CJ, 신풍제약, LG생명과학, DHP코리아 등 국내외 유수기업이 속속 입주하거나 입주예정이다. 그동안 우리가 유치한 기업 중 31개 기업이 이미 공장을 가동 중에 있어 경제특별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충북경제는 전국 최고의 투자유치에 힘입어 인구가 3만 5000여 명 증가하고 산업단지 생산액증가율 전국 1위, 고용증가율 전국 2위 등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각종 경제지표가 고무적이다.”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한 향후의 계획은.
“지난해 말까지 투자유치 규모는 17조 1676억 원이었다. 올해 초 업무보고에서 투자유치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20조 원으로 목표를 상향조정했다. 목표의 상향조정 이외에도 지역경제 총량을 키우는 투자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제조업 중심의 투자유치로 충북의 산업구조가 첨단산업 중심지로 정착했으나 투자유치에 따른 도민소득의 가시적 효과가 미미하다. 따라서 올해부터는 제조업을 유치하며 정보통신, 테마파크, 문화산업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까지 집중 유치하는 투자유치 다변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있다. 올해 오송 제2단지 등 3개의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현재 조성 중인 8개 산업단지를 조기에 분양하게 된다. 특히 옥산산업단지 내의 일정면적을 중소기업 전용공단으로 조성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부터 2013년까지 총 1319억 원을 투자해 태양광종합기술지원센터를 건립, 태양광 관련기업 지원 등 태양광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외자유치가 미진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외자유치 실적은 7개 기업에 11억 불(1조 1132억 원)이다. 프로로지스사의 물류시설 5억 불을 포함할 경우 총 16억 불이 된다. 국내기업 투자유치 성과에 비교가 돼서 그렇지 결코 적은 규모가 아니다. 외국인 투자유치는 지난 2004년을 정점으로 국가 전체적으로 감소세에 있다. 외자유치는 국가적 차원에서 바람직한 일이지만 협약체결 이후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장시간이 소요되는 약점이 있다.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국기업이든 국내기업이든 가릴 것 없이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외국인 투자 유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외자유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다. 우리 도의 경우 국가유일의 바이오 전문단지 내 외국인 투자지역이 있어 유망 바이오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올 상반기 유럽지역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에는 미주지역을 대상으로 투자유치활동에 나선다.”
-투자유치기업들이 실질적인 투자에 들어갔는지.
“현재 우리 도와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142개 업체이다. 이중 공장을 준공했거나 공사 중인 기업이 39%인 56개, 인허가 중인 기업이 4개, 설계 중인 기업이 47개, 지구단위계획 및 산업단지 조성 추진 31개,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이 4개로 대부분 정상 추진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는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 중 70%에 해당하는 100여 개 기업이 준공하거나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투자협약 체결기업의 투자진행 상황을 매월 공개하는 등 사후지원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투자협약 체결기업들이 계획대비 투자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기업체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적극 해결해줄 계획이다. 이밖에 투자진행 상황을 매월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투자유치가 청주·청원 등 중부권에 몰린다는 지적이 있는데.
“남부지역의 보은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절대농지 해제 등 어려움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산업단지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다만 남부지역은 기업유치에 필요한 인프라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 기업유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인프라라는 점에서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우리 도의 경우 보은·옥천·영동과 괴산을 포함해 신지역 발전구역 지정 신청을 준비 중이다. 올 연말에 남부지역이 선정될 경우 획기적인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