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충남지역 5대 주력상품의 수출 증가가 지역의 무역수지 증가에 큰 몫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대전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대전·충남지역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18.8% 증가한 49억 7600만 달러, 수입은 20.5% 증가한 26억 1400만 달러이며,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23억 6200만 달러의 흑자를 냈다.

이는 대전·충남지역 모두 5대 수출주력상품의 수출 규모가 큰 폭으로 오르며 지역 수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전지역의 수출은 연초류, 축전지, 인쇄용지, 냉방기, 기타정밀화학원료 등 5개 상품이 전체 수출의 49.9%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축전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상품의 수출 증가율이 큰 폭 뛰면서 전체 수출의 증가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냉방기의 경우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보다 70.9% 성장한 3153만 달러의 수출을 기록했고, 기타정밀화학원료(42.1%)와 인쇄용지(40.6%) 등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충남지역 역시 지역 전체 수출의 67.2%를 담당하는 평판디스플레이, 집적회로반도체, 합성수지, 승용차, 석유화학 중간원료 등 5개 주력상품의 성장이 눈에 띄었다.

특히 지난해 전체 수출이 225% 성장한 승용차가 지난해 12월 한 달 간 30.4%의 수출 증가를 기록한 것을 비롯 평판디스플레이를 제외한 4개 상품이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지역의 수출 상대국 비중도 일부 변동이 있었다.

대전은 지난해 지역 수출의 34.4%를 차지하는 대중국과 미국 수출규모가 각각 40.2%, 57.1% 증가했다. 또 필리핀(63.5%)이 제4위 수출주력국으로 부상했다. 같은기간 충남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가장 많은 가운데 대홍콩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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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태백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영봉의 천제단으로 향하는 길.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한겨울 눈 덮인 풍경을 바라보는 일은 각별하다. 텅 비어서 차가웠던 세상이 밤새 말도 없이 설원으로 뒤바뀌는 거짓말 같은 사태 앞에서 여수(旅愁)를 견뎌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눈 내린 다음날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 수 있는 높은 곳은 수많은 발자국 소리로 아수라장이다. 풍경의 아름다움은 흔치 않은 장소일수록 각별하게 느껴지는 법인데, 열차로 수 시간을 달려 도계(道界)를 넘고 또 넘어야 닿는 눈 덮인 태백산은 한겨울 각별함의 절정이다.


 1. 설국(雪國)

   
 

아침 7시 30분, 새벽 어스름이 갈무리되기도 전에 태백산 눈꽃열차는 대전역을 출발했다. 느닷없이 들이닥친 구제역 때문에 태백산 눈꽃축제 주요 행사들이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객실은 설국(雪國)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려는 당일치기 여행객들로 부산했다. 기분에 취한 사람들 몇몇이 때 이른 술잔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상을 밀쳐내고 마음 놓고 휴가 한 번 떠나기 힘든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도계(道界)를 넘는 일은 국경(國境)을 넘는 일 만큼이나 어려운 사업이다.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기에 술기운에 기댄 때 이른 호기를 탓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오가는 대화들이 흐린 플라스틱 술잔 위에서 찰랑거리는 동안, 조치원을 경유한 열차는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충북선을 따라 일출을 향해 내달렸다.

무겁게 내려앉았던 짙푸른 공기가 일출에 밀려 벗겨지자, 가려져있던 산하가 은색으로 반짝였다. 조그마한 역사(驛舍), 발자국 흔적 없는 눈 덮인 빈 들녘… 오래된 풍경들을 간직한 충북선 주변의 풍경은 적요했다. 오송, 오근장, 증평, 음성, 주덕, 충주역 등을 차례로 지나친 무궁화호 열차는 남한강 줄기를 건너 영화 '박하사탕'의 주인공 설경구가 "나 돌아갈래!"를 외쳤던 진소철교를 외줄타기 하듯 지나 제천역에서 태백선으로 갈아탔다. 철로를 갈아탄 열차는 태백을 향해 본격적으로 해발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의 '설국(雪國)' 中> 1968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가와바타 야스나리 作)의 첫 문장은 '칼의 노래'(김훈 作)의 첫 문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를 만나기전까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소설의 도입부였었다. '설국'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오래전에도, 이해하나 납득하지 못하는 지금도, 이 소설의 첫 문장만큼 압축적으로 배경을 아름답게 그려냈던 소설은 기억에 없다. 습관처럼 해마다 겨울이면 '설국'의 첫 문장은 긴 터널을 통과해 눈발을 가르며 니가타(新潟)현으로 들어서는 낡은 열차의 모습으로 달려들었다. 머릿속에서 각색된 '설국'의 처연한 아름다움의 잔영을 지우기엔 어려웠지만, 객실 바깥의 설경은 '설국'이라고 부르기엔 조금도 부끄러움 없는 풍경들이었다. 열차가 하늘에 가까워지자 세상은 신령한 기운으로 하얗게 물들었다. 무인지경의 세상 속에서 눈꽃들은 수종(樹種)을 가리지 않고 피어났다. 한 때 대처로 향하는 석탄화물열차들의 행렬로 바빴던 검은 도시 태백은 이제 겨울이면 관광열차로 대처의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대한민국의 '설국'이다.


 

   
▲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朱木)의 수령은 많게는 수백 년에 달한다. 줄기와 가지마다 강인한 굴곡을 드러내는 주목은 죽어서도 이 같은 모습으로 긴 세월을 버틴다고 한다. 우희철 기자 photo291@cctoday.co.kr

 2. 눈이 와야 사는 고장

열차는 4시간 넘게 달려 점심 무렵에야 태백에 도착했다. 눈이 그친지 며칠이나 지났지만 태백역 주변은 여전히 '설국'의 표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하늘과 가까운 태백은 눈과 친해 한 번 눈이 내리면 쉬이 녹지 않는 고장이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고원지대로 이뤄져 있는 태백은 하얗게 덮인 눈 때문에 시가지와 외곽의 경계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역사 앞에는 태백산 행 관광버스들이 여러 대 늘어서 있었다. 관광버스들은 차례로 열차에서 하차한 승객들을 싣고 외곽으로 향했다. 열차 객실의 창문으로 비치는 설경은 넓은 캔버스 위의 풍경화를 감상하듯 관조하는 즐거움을 품고 있지만,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설경은 아기자기한 맛을 품고 있다. 모든 설경은 처음 보는 설경이다. 설경은 원근에 따라 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와 경이롭다. 산이 아니어도 태백의 설경은 어느 곳에서나 다양한 표정으로 아름다웠다.

눈은 태백의 밥줄이자 명줄이다. 지난 2009년 태백은 심각한 식수대란으로 고초를 겪었다. 극심한 겨울가뭄이 원인이었다. 두 달 넘게 제한급수가 이뤄졌고, 시민들은 마른 황사 먼지를 씹으며 하염없이 봄비를 기다렸다. 전국 각지로부터 온정의 손길이 닿았고, 군 병력까지 동원돼 급수지원에 나섰지만 해갈은 쉽지 않았다. 눈의 고장 태백은 눈이 많이 내려야 관광객도 오고 먹을 물도 생긴다. 안타깝게도 태백의 올 겨울 강수량은 평년 수준을 훨씬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도계에 속한 속초는 겨울 가뭄과 상수원 결빙을 이유로 지난달 31일부터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가뭄에 구제역까지 겹친 태백은 올 겨울 이래저래 마른 침만 삼키고 있다.

 

   
▲ 강원도 태백산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영봉의 천제단. 우희철 기자

 3. 하늘 가는 길

버스는 태백산의 북쪽에 위치한 유일사 매표소에서 멈춰 섰다. 등산객들은 대개 유일사 매표소를 기점으로 태백산 정상 장군봉과 천제단에 오른 뒤 반재를 거쳐 당골광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산행을 한다. 높은 해발고도(1567m)에도 불구하고 산세가 완만히 흐르는데다, 기점인 유일사 매표소의 해발고도(880m) 또한 높아 체력적 부담이 적어 가족단위 등산객들에게 인기 코스다. 이 코스는 유일사 매표소에서 정상까지 오르막 4㎞, 정상에서 당골광장까지 내리막 4.4㎞ 총 8.4㎞ 가량 이어지며, 산행시간은 약 4~5시간가량 소요된다. 등산 전 아이젠(Eisen) 착용은 필수다. 산세가 완만하다고는 하나 쌓인 눈이 많아 미끄러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아이젠은 매표소 부근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가격은 7000원부터 시작하는데. 가장 저렴한 아이젠을 구입해도 산행에는 별 무리가 없다.

태백산 등산로에 쌓인 눈은 고운 입자로 흩날렸다. 등산로는 발자국 대신 아이젠 자국들로 어지러웠다. 고운 눈 입자로 층층이 쌓인 등산로는 어수선한 발자국들을 바람으로 지우며 매순간 신생의 길로 거듭났다. 아이젠 두 짝에 무게를 실은 몸은 발자국 대신 앞사람의 움직임을 따라 사면에 붙어 뽀드득 소리를 내며 겨우겨우 앞으로 나아갔다.

사면에 적응한 몸이 숨을 돌리자 기이한 모습의 거대한 나무줄기들이 눈에 든다. 오래전에 말라 죽은 듯 맨 가지와 기둥을 고스란히 드러낸 나목(裸木)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朱木)이다. 유일사에서 천제단으로 향하는 등산로 주변은 대한민국의 대표 주목 군락지다. 수령(樹齡)은 적게는 수십 년에서 많게는 수백 년에 달한다. 건장한 사내의 허벅지처럼 줄기와 가지마다 강인한 굴곡을 드러내는 주목은 죽어서도 이 같은 모습으로 긴 세월을 버틴다고 한다. 거리에서 흔히 접하는 원예종 황금주목에서 느낄 수 없는 경이로운 강인함이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거대한 주목은 자의식으로 가득한 얼굴빛 붉은 장년의 사내처럼 완고해보였다. 주목은 저마다 빈 가지로 휘파람 소리를 내며 먼데서 온 등산객들을 맞았다.

 

   
▲ 태백석탄박물관

 4. 영산회상(靈山‘回想’)

일제 때 지질학적 분류에 따른 산맥개념이 도입되기 전, 우리네 전통적 지리인식은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에 입각해 있었다. 옛사람들은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는 원리에 따라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를 하나의 유기체로 보았고, 이를 백두대간이라고 일컬었다. 조선후기의 실학자 신경준(1712~1781)은 저서 산경표(山徑表)에서 분수계를 따라 대간과 정간, 13개의 정맥으로 이 땅을 구분했다. 언어와 풍속, 기후와 생활습관이 분수계를 따라 나뉘었고, 이는 자연스레 지역의 구분으로 이어졌다. 태백산은 그러한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물의 중심이다. 한강과 낙동강, 오십천은 태백산 자락에서 발원해 각각 서해와 남해, 동해와 만난다. 태백산(1564m)이 설악산(1708m)이나 가까운 함백산(1573m)보다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래전부터 영산(靈山)의 지위를 인정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상을 향한 능선을 따라 좌우로 늘어선 주목들에는 산허리에서 만난 나무들과 달리 예사롭지 않은 위엄이 서려있었다. 준비할 틈도 없이 거대한 장군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백산의 정상은 인계(人界)와 선계(仙界)의 경계선에 자리 잡고 있다.

태백산 정상에는 천왕단과 장군단, 하단 세 개의 제단이 있는데 이를 통틀어 천제단이라고 일컫는다. 그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제단은 천왕단인데 장군봉에서 300m쯤 떨어진 영봉(1560m)에 자리 잡고 있다. 삼국사기에도 '신라 일성왕 5년(서기 138년) 10월에 왕이 친히 태백산에 올라 천제를 올렸다(逸聖尼師今 五年十月 北巡親祀太白山)'는 기록이 전해지는 것으로 보아 태백산은 이미 오래전부터 영산(靈山)으로 숭배 받았던 듯하다. 제단을 세운 주체와 세워진 시기는 미상이나 사실은 늘 기록을 앞서는 만큼 상고시대부터 이곳은 천제를 지냈던 장소일 터이다. 이 같은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매년 개천절이면 천제단에는 소머리가 놓이고 태극기가 휘날린다. 산 자체로 이미 하나의 거대한 제단인 태백산에는 대찰(大刹)이 없다.

풍경을 가장 조망하기 좋은 장소는 태백산 표지석 주변이다. 천왕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표지석의 주변은 태백산 등정 '인증샷'을 남기려는 등산객들의 카메라 셔터소리로 요란하다. 시선을 좌에서 우로 천천히 옮기자 파노라마처럼 설경이 펼쳐진다. 태백산을 중심으로 흘러내린 수많은 봉우리들이 희미한 흑백을 경계선으로 겹겹이 포개지며 수묵담채화를 그린다. 웅장하되 밀어내지 않아 편안했다.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엄부(嚴父)의 모습이었던 태백산은 정상에서 자모(慈母)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가파른 세상을 살아내다 한 번쯤 아래를 관조하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가. 사면에 들러붙어 겨우 적었던 글들을 모두 지운다. 문장들로 풍경과 맞서는 일은 덧없다. 덧없음을 알면서도 또 다시 풍경을 향해 펜을 들이대는 모습도 참으로 덧없다.

 

   
 

 5. 에필로그

가파른 산길을 따라 발걸음도 가파르다. 눈 덮인 사면을 한걸음씩 움켜쥐며 나아가는 아이젠이 참으로 고맙다. 정상에서 500m쯤 내려오다 보면 망경사와 만나게 되는데 이곳 입구엔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1470m)에서 솟아나는 샘물, 용정(龍井)이 있다. 대한민국 100대 명수로 손꼽힌다는 용정의 물은 개천절에 올리는 천제의 제수(祭水)로 쓰이는데, 이날은 한파로 얼어붙어 있어 맛을 볼 수 없었다. 마른 김밥을 살얼음 낀 생수로 삼키며 반재로 향하는 발길이 아쉽다. 태백산의 봄은 들꽃으로 아름답다고 한다. 여린 초록의 풋풋한 비린내 깃든 샘물의 단맛은 상상만으로도 청량하다.

 정진영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등산코스> 

유일사 코스 : 유일사입구 → 유일사 → 장군봉 → 천제단 (4㎞, 2시간 소요)

백단사 코스 : 백단사입구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 2시간 소요)

당 골 코스 : 당골광장 → 반재 → 망경사 → 천제단 (4.4㎞, 2시간 30분 소요)

문수봉 코스 : 당골광장 → 제당골 → 문수봉 →천제단 (7㎞, 3시간 소요)

금 천 코스 : 금천 → 문수봉 → 부쇠봉 → 천제단 (7.8㎞,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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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는 이름 모를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희귀한 해양 생물을 제 눈으로 확인하길 원한다.

폭포와 웅장한 산, 원시시대의 동굴, 자연 그대로의 비치로 둘러싸여 있는 곳은 열정적 탐험가들에게는 매력적인 모험지로 여겨질 것이다.

한데 그 모험길은 고단하고 험난해 목표점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탐험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나 거대한 대자연을 만나는 순간 공포에 쌓이기도 하고, 이를 맞서며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도 한다.

영화 ‘생텀’은 미지의 해저동굴 탐험에 나선 다이버들이 열대 폭풍에 휘말리면서 마주하게 되는 치명적 상황들을 그린다.

게다가 거대한 물의 공포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다.

영화의 배경은 남태평양의 거대한 해저동굴.

동굴 탐험가 프랭크는 아들 조쉬와 탐사 투자자 칼, 칼의 약혼녀와 함께 동굴 ‘에사 알로’를 찾아 동행한다.

이들은 탐험을 함께하지만 잦은 충돌을 빚는다. 대원들의 체력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프랭크의 강행군 때문이다. 프랭크는 아들과 말다툼을 벌이지만 고생 끝에 엘라 알로에 당도하게 된다.

그러나 순조로울 것 같던 탐험은 갑자기 몰아닥친 열대 폭풍으로 출구를 잃고 수중 미로에 갇히게 된다. 보급품은 얼마 남지 않았고, 그들에게 남은 선택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다른 출구를 찾는 것이다. 프랭크는 대원들을 이끌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압도적인 자연의 힘 앞에 대원들은 하나 둘 숨지고, 칼과 빅토리아는 프랭크의 독단적인 지휘에 반발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두 시간 가까이 거친 물살과 험난한 지형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탐험대를 비춘다.

땅으로 연결된 탈출구를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더 깊은 해저로 향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화면은 점점 더 칠흑으로 물든다.

그나마 서로 살아남기 위해 울부짖던 아우성도 침수와 함께 침묵으로 잠긴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러한 위태로운 발버둥에 영화는 3D 화면을 시도했지만 그 효과는 예상보다 약하다.

금방이라도 사람들을 삼킬 듯한 바다 소용돌이와 마치 객석에 떨어지는 듯한 물방울들, 생생한 해저동굴의 모습 등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좁은 동굴을 타고 이동하거나 잠수하는 인물들을 가까이 비추는데 그친다.

재난영화인 ‘딥 임팩트’나 ‘투모로우’ 혹은 ‘퍼펙트 스톰’ 같은 영화들보다 기시감도 적다.

영화는 예리하거나 세련된 맛은 적어 단점들도 가졌지만, 쉽고 간결하면서 성실한 작품이다.

엄청난 폭풍이 밀려오는 후반부까지 볼거리를 기다려야 하는 관객들에게 초반은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중반부터는 이야기에 속도감이 붙는다. 또 인물들 간의 배신과 갈등이 정점에 이르고 화해하는 전형적인 내용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목숨을 끊어줘야 하는 익숙한 설정들은 다시금 오차 없이 누선을 자극한다.

재난 영화의 특성과 관객이 원하는 감동을 일부 갖췄고 지극히 본분에만 충실한 영화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08분.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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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랑에 안강망 등 어망이 유실된 것으로 거짓 서류를 꾸며 수 억 원의 국가보조금을 타낸 어민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일 재난피해 신고서를 허위로 작성, 국가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혐의(보조금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A(42) 씨 등 보령지역 어민 9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2006년 3월, 2007년 1월과 3월 등 3차례에 걸쳐 서해안 풍랑으로 인해 안강망이 떠내려가거나 파손됐다며 재난피해서를 허위로 작성, 개인당 500만 원에서 최고 4500만 원까지 모두 17억 1490만 원의 보조금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재난조사 및 복구 계획 수립 지침'에 어구의 50% 이상이 파손 또는 유실되면 어구 가격의 35%가 복구비 등으로 지급된다는 점을 이용, 피해규모를 부풀려 신고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안강망은 50㎜ 굵기의 나일론으로 제작돼 웬만한 풍랑에는 쉽게 유실되지 않는데도 유독 보령 어민들이 다수의 어망이 떠내려갔다고 신고한 점, 피해 전후 어획량이나 판매량의 차이가 없던 점 등을 수상히 여겨 지난해 6월부터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보령시에 어민들이 부당 수령한 보조금 전액을 환수토록 조치하는 한편, 어민들의 신청서만 믿고 보조금을 준 담당 공무원 2명에 대해서도 직무태만 등으로 기관 통보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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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대전시청 앞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대전충청권 조성 유치가 아닌 사수라는 문구의 대형현수막이 내걸려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호열 기자 kimhy@cctoday.co.kr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는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세종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성공과제 대토론회’를 열고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에 대한 타당성을 적극 제기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 및 각계 인사들은 과학벨트의 충청권 입지라는 당초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심 대표는 이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세종시의 융합, 새로운 국가성장 모델’이라는 개회사를 통해 “과학벨트는 정치 프로젝트가 아닌 과학 프로젝트”라며 “과학벨트가 국가 미래 정책이기 때문에 정치적 이해에 따라 흔들리고 지역간 유치경쟁 등이 전개되어 또 다른 국론분열이 야기되는 것은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로써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 했다.

심 대표는 특히 “과학벨트의 세종시 입지는 이미 공약 차원을 넘어서 정책의 효율성, 경제성, 상징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국가정책의 신뢰성까지 확보된 국가백년대계”라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김창수 사무총장은 축사에서 “과학벨트 입지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설날 전 좌담회에서 백지화를 언급하면서 야기된 측면이 강하다”라며 “입지적 측면에서도 과학벨트는 세종시를 거점지구로 한 오송과 오창 등이 인접한 세종시가 가장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소개했다.

한나라당 박성효 최고위원 역시 “충청민들은 대통령 공약의 신뢰가 지켜지는 것을 가장 큰 가치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충청권에 가기로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가져가려 하는 것은 불필요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라고 충청권 입지를 강하게 주장했다.

김종민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양치기 소년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충청권 입지를 주장하면서도 이 같은 약속에 대한 신뢰가 지켜져야 올바른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헌승 한국화학연구원장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성공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 설립 △중이온 가속기 및 핵심연구장비 구축 △지속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기반 구축 △과학과 문화·예술이 융합된 국제적 도시환경 조성 등 4가지를 추진 과제로 꼽았다.

오 원장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의학 및 기타화학, 일반 산업용 기계, 반도체 및 전자부품, 정밀기계 산업의 유치와 함께 지속적인 정책지원 강화를 강조했다.

서울=방종훈 기자

bangj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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