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는 이름 모를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고 희귀한 해양 생물을 제 눈으로 확인하길 원한다.
폭포와 웅장한 산, 원시시대의 동굴, 자연 그대로의 비치로 둘러싸여 있는 곳은 열정적 탐험가들에게는 매력적인 모험지로 여겨질 것이다.
한데 그 모험길은 고단하고 험난해 목표점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다
탐험가는 예상치 못한 사고나 거대한 대자연을 만나는 순간 공포에 쌓이기도 하고, 이를 맞서며 문제 해결을 시도하기도 한다.
영화 ‘생텀’은 미지의 해저동굴 탐험에 나선 다이버들이 열대 폭풍에 휘말리면서 마주하게 되는 치명적 상황들을 그린다.
게다가 거대한 물의 공포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을 조명한다.
영화의 배경은 남태평양의 거대한 해저동굴.
동굴 탐험가 프랭크는 아들 조쉬와 탐사 투자자 칼, 칼의 약혼녀와 함께 동굴 ‘에사 알로’를 찾아 동행한다.
이들은 탐험을 함께하지만 잦은 충돌을 빚는다. 대원들의 체력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프랭크의 강행군 때문이다. 프랭크는 아들과 말다툼을 벌이지만 고생 끝에 엘라 알로에 당도하게 된다.
그러나 순조로울 것 같던 탐험은 갑자기 몰아닥친 열대 폭풍으로 출구를 잃고 수중 미로에 갇히게 된다. 보급품은 얼마 남지 않았고, 그들에게 남은 선택은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 다른 출구를 찾는 것이다. 프랭크는 대원들을 이끌고 탈출을 시도하지만, 압도적인 자연의 힘 앞에 대원들은 하나 둘 숨지고, 칼과 빅토리아는 프랭크의 독단적인 지휘에 반발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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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시간 가까이 거친 물살과 험난한 지형 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선 탐험대를 비춘다.
땅으로 연결된 탈출구를 모두 잃은 생존자들은 더 깊은 해저로 향할 수밖에 없고 그럴수록 화면은 점점 더 칠흑으로 물든다.
그나마 서로 살아남기 위해 울부짖던 아우성도 침수와 함께 침묵으로 잠긴다.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러한 위태로운 발버둥에 영화는 3D 화면을 시도했지만 그 효과는 예상보다 약하다.
금방이라도 사람들을 삼킬 듯한 바다 소용돌이와 마치 객석에 떨어지는 듯한 물방울들, 생생한 해저동굴의 모습 등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좁은 동굴을 타고 이동하거나 잠수하는 인물들을 가까이 비추는데 그친다.
재난영화인 ‘딥 임팩트’나 ‘투모로우’ 혹은 ‘퍼펙트 스톰’ 같은 영화들보다 기시감도 적다.
영화는 예리하거나 세련된 맛은 적어 단점들도 가졌지만, 쉽고 간결하면서 성실한 작품이다.
엄청난 폭풍이 밀려오는 후반부까지 볼거리를 기다려야 하는 관객들에게 초반은 다소 지루할 수 있지만 자연재해가 일어나는 중반부터는 이야기에 속도감이 붙는다. 또 인물들 간의 배신과 갈등이 정점에 이르고 화해하는 전형적인 내용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목숨을 끊어줘야 하는 익숙한 설정들은 다시금 오차 없이 누선을 자극한다.
재난 영화의 특성과 관객이 원하는 감동을 일부 갖췄고 지극히 본분에만 충실한 영화다.
15세 관람가. 상영시간 108분.
박주미 기자 jju1011@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