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7 대전 대덕구 재선거 운동기간 첫 주말인 17일 선비의 고장인 대덕구의원에 출마한 한 후보가 동춘당공원에서 구민을 위해 머슴처럼일하겠다며 빗질을 하며 이색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4·27 재보궐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후보들은 공식선거운동 돌입 후 첫 주말인 17일 민심 공략에 주력했다.

여야 지도부는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소위 ‘빅매치’가 예상되는 강원도와 분당을, 김해을 등에 총출동해 ‘한 표’를 호소하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다.

여기에 이날부터 재보선 지역에는 후보자의 사진과 성명, 기호, 학·경력 등이 게재된 선거벽보가 거리 곳곳에 게재되면서 선거 열기를 더욱 돋웠다.

그러나 ‘빅매치’ 지역의 열기와 달리 충청권에서 치러지는 9곳의 재선거 지역에선 유권자들의 관심 부족 등으로 후보자들만 거리를 누비는 ‘나 홀로 선거운동’을 벌였다.

◆충청권 재선거 분위기 썰렁= 기초단체장을 새로 뽑는 태안군수 선거를 제외하곤 대부분 기초의원 재선거인데 다, 봄철 주말을 맞아 유권자들이 야외로 빠져나가면서 후보들이 집중 선거홍보를 벌인 거리는 오히려 썰렁한 분위기마저 돌았다. 여야 후보들은 한 명이라도 더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야유회 출발 버스와 선거지역 내 등산·산책 코스 등을 찾아다니는 등 동분서주했다.

이 같은 유권자들의 저조한 관심은 선거 캠프의 전략 수정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기초의원 재선거를 치르는 대전 대덕구나선거구의 한 후보 캠프 관계자는 “후보가 인근 계족산이나 상가 일대 등을 돌아다니고 있지만 유권자 자체를 만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흐름으로는 선거 투표율도 15~16%의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조직 선거로 갈 수밖에 없다”라며 “학맥이나 인맥 등 조직을 총동원해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선거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군수 선거, 저마다 적격 호소= 태안군수 재선거는 그나마 ‘기초단체장’이라는 규모로 인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야 후보들은 주말을 맞아 가두연설보다는 어촌마을과 행사장 등을 누비며 자신이 군수 적임자임을 강조하면서 표밭을 다졌다.

한나라당 가세로 후보는 “태안군을 오는 2016년까지 태안시로 만들겠다”며 “태안의 발전을 위해서는 집권여당의 군수가 필요하다. 충남 서북부권 벨트를 잇는 새로운 고속도로를 개설해 태안을 사통팔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기재 후보는 태안읍 국민은행 앞에서 거리유세에 나서 “선거로 인해 분열된 민심을 하나로 묶고 태안발전을 위해서는 내가 적임자”라며 태안에 무공해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간척지에 대단위 청삼(삼베) 재배단지를 조성해 나가겠다”고 핵심 공약을 제시하며 표심에 호소했다.

자유선진당 진태구 후보는 소원면 법산리 어촌마을을 찾아 어민들과 함께 조개잡이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고 유류피해보상문제 등 어민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특히 진 후보는 지난번 선거와는 달리 혼자서 조용히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소속 한상복 후보는 “읍·면장 등 40여년의 공직생활로 누구보다도 행정을 잘 알고 있다”며 “사분오열된 민심을 수습하고 서민의 애환을 대변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태안=박기명 기자 kmpark31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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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유치에 공조했던 충청권이 입지선정을 위한 후보지 현황 조사에서는 협의조차 없어 공조체제를 무색케 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13일 충북 등 전국 자치단체에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입지할 만한 부지를 22일까지 보고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부지현황조사'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제시한 거점지구 입지평가 대상지역 조건은 전체 면적이 165만 ㎡(50만 평) 이상일 것, 산업단지 등과 관련해 지구 지정을 마쳤거나 지구 지정을 추진 중인 곳 등이다.

앞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위원회 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설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평가 대상지역을 '비수도권 가운데 165만 ㎡ 이상 개발 가능한 부지를 확보한 전국 시·군'으로 정했다. 이런 조건을 갖춘 지자체는 전국적으로 60~80곳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충북도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오송제2산업단지, 음성 태생국가산업단지, 충주 기업도시, 진천·음성혁신도시 등 5~6곳을 후보지로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충북도가 정부에서 요구하는 부지현황조사 차원의 도내 후보지역을 신청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과학벨트 충청권 조성 공조체제의 대전·충남과 조율이 없었다는 점에서 총론은 ‘공조’, 각론은 ‘따로국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

지역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이 과학벨트의 최적지임이 여러 용역 결과에서 입증됐다”며 “충청권이 공조체제가 구축된 만큼 부지현황조사를 각 지자체별로 할 것이 아니라 공조차원에서의 협의가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충청권 조성은 당연한 것이지만, 전국적으로 이슈화된 국책사업인 점을 감안해 입지선정 마지막까지 철저한 공조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이라는 공조체제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효한 것”이라며 “일각에서는 대전권이 거점지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지자체 간의 갈등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충청권 조성을 위한 역량 결집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영남권과 호남권은 과학벨트 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충청권은 공조체제 속에서도 지역 유치를 주장해오고 있어 입지선정 막바지 역량 결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충북도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자료제출을 요구한 것은 부지현황조사를 위한 것으로 우리 지역에서 과학벨트위가 마련한 기준에 맞는 부지를 파악하고 있다”며 “교과부의 공문이 접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전, 충남과는 협의를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3개 시·도가 부지와 관련해 협의할 필요성은 있다”며 “지사가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데로 충청권 공조 차원의 협의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학벨트위는 후보지에 대한 입지평가를 하고 후보지 5곳을 압축한 뒤 다음달 말이나 6월초 이 가운데 한곳을 최종 거점지구 입지로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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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주시는 향토음식 홍보와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삼겹살골목'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먹을거리가 필수적이라 보고 춘천의 '닭갈비골목'을 본떠 삼겹살골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주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일명 '시오야키', 즉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왕소금을 뿌려 구워먹거나 간장에 찍어 구워먹던 소금구이에 '파절이'를 곁들여 먹던 것에 착안, 삼겹살을 청주의 대표 먹을거리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서문시장과 그 인근을 삼겹살골목 후보지로 꼽고 현재 상인회와 협의중이다. 하지만 시의 삼겹살골목 조성 계획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지역여론은 다소 부정적이다.

당장 유력후보지인 서문시장 상인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데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도심공동화 현상 등으로 고사위기에 몰린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의미를 더해 서문시장과 그 인근을 후보지로 선택했지만, 이 곳이 도심재개발 지역인 탓에 이해당사자들의 동의를 얻는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의 계획에 비교적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는 서문시장 상인회조차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기존 점포의 업종전환을 위해선 내부수리 및 신규 기자재 구입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소용되는데다 각 동네마다 즐비해 있는 삼겹살 가게들과 비교해 과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상인회 측은 영세 상인들에 대한 지원자금을 관계기관과 연계해 저리로 대출해 주는 등 입점상인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는 타 지역 동종업계 상인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염려해 금융기관과의 단순 대출알선과 타운조성에 따른 공공주차장 확보 및 관광홍보 활동 정도만을 계획하고 있어 상인회와의 입장차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음식문화를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한계성 때문에 자칫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앞서 민선4기 남상우 전 시장에 의해 추진됐던 '청주한정식' 개발사업이 적잖은 예산투입에도 호응을 얻지 못해 '남상우 한정식'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현재는 이름조차 흐지부지해진 전례를 답습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특화거리 조성에 앞서 '청주삼겹살'의 차별성과 고유성을 체계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즉 삼겹살이 지역대표 먹을거리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는 만큼 일명 '시오야키'로 불리는 청주 삼겹살을 지역고유 음식으로 상품화한 뒤 인위적이 아닌 자생적으로 생성되는 거리를 중심으로 특화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대표 음식인 삼겹살 업종의 집적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광활성화를 이끌어낸다는게 사업목적"이라며 "다만 상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시는 보조역할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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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는 물에 대한 인식변화로 생수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제역 등 먹거리 안전이 위협받으면서 생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일본 대지진 여파로 방사능 공포가 커지면서 원수를 외국에서 병입한 고가의 프리미엄 생수 매출이 급증했다.

17일 지역백화점 등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구제역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부터 수입산과 국내산 등 전체 생수 판매량이 20~3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한 달간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경우 관련 매출이 평균 20% 이상 증가했고, 제주도산 생수의 경우 무려 60%가 급증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갤러리아 백화점 역시 전년동기에 비해 전체 생수 판매량이 30% 가량 급증한데 이어 최근 프리미엄 생수 매출이 20% 이상 신장되며 가파른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엄 생수는 일반적으로 한 병(500㎖) 가격이 1000원을 넘는 비교적 고가의 생수로 해양심층수와 미네랄워터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현재 시판되고 있다.

에비앙과 페리에, 휘슬러 등 프리미엄 생수는 청정지역인 북유럽과 북미 등에서 원수를 담고 있어 일본 방사능 사태 이후 눈에 띄게 매출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에서 생수를 구입한 한 주부는 “끓여먹으면 안전하다고 하지만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놓이지 않아 처음부터 깨끗한 물을 담은 생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며 “방사능 문제도 있고 해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생수를 계속 마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물에 대한 인식변화와 방사능 공포 등 외부요인으로 인해 물 소비 패턴이 바뀌는 것에 대해 일단 유통업체들은 싫지 않은 기색이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물과 건강을 하나로 보는 인식이 커지면서 미네랄과 암염류 등이 풍부한 프리미엄 생수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최근 불거진 방사능 공포가 사라지더라도 프리미엄 생수 시장은 지속적으로 신장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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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대전·충남·충북을 비롯한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 설치가 가능한 지역을 보고토록 해 전국 지자체가 조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교과부의 이 같은 보고 지시는 과학벨트를 둘러싼 지자체들의 치열한 유치 경쟁을 더욱 부추길 공산이 클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선 ‘분산배치’를 위한 수순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오고 있다.

17일 충남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4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입지할만한 부지를 조사해 22일까지 보고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으며, 이에 따라 지난 15일 도내 16개 시·군에 과학벨트 부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과부가 지정한 거점지구 입지평가 조건은 비수도권 지자체 가운데 필요면적 165만㎡(기초과학연 33만~50만㎡, 중이온가속기 110만㎡ 등) 이상인 부지, 조속히 개발이 가능한 토지 등이다.

이에 따라 도는 과학벨트 필요면적을 충족시키는 곳으로 과학벨트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는 세종시를 포함해 이미 지구지정을 마쳤거나 지구지정을 추진 중인 곳 약 15곳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전시와 충북도 역시 교과부의 지시에 따라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 가능 부지에 대한 검토가 들어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 과학계와 정치권에서 그동안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이 과학벨트 입지를 위해 공조해온 만큼, 이번 부지 선정 역시 공조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지역 과학계의 한 관계자는 “충청권이 과학벨트의 최적지임이 여러 용역 결과에서 입증됐다”며 “충청권이 공조체제가 구축된 만큼 부지현황조사를 각 지자체별로 할 것이 아니라 공조차원에서의 협의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이라는 공조체제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유효한 것”이라며 “지자체 간의 갈등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충청권 조성을 위한 역량 결집이 흐트러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원내대표(대전 중구)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입지 평가 대상 원칙을 165만㎡ 이상 비수도권 전역으로 바꾼 것은 분산배치의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권 원내대표는 “그 동안 각종 보고서에서 중이온가속기센터 부지를 150㎡ 이상 필요하다고 밝혀 온 것에 비해 165㎡의 규모는 협소하다”며 “과학벨트위원회는 거점지구 면적을 축소한 것과 앞으로 자족기능 확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학벨트위원회는 4~5월 중 전국 60~80곳의 후보지 중 연구기반 구축·집적 정도, 산업기반 구축·직접 정도, 우수한 정주환경 조성 정도, 국내외 접근 용이성 등을 1차 평가해 상위 10개 내외의 후보지를 4~5월 중 도출한다는 계획이다.

전민희 기자 manaju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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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농협과 대전농협은 18일부터 오는 29일까지 2주간 농협에서 예금을 가입하는 고객에 대해 특별금리를 제공한다. 농협 충남지역본부제공  
 

충남농협과 대전농협이 최근 발생한 전산장애로 많은 어려움과 불편을 겪고있는 고객들의 금융거래 서비스를 돕기위해 주말, 휴일을 반납하고 비상근무를 실시했다.

지난 16~17일 관내 모든 영업점에서 실시한 주말 비상근무는 365자동화 코너의 현금 인출 및 신용카드서비스 등의 대고객 금융거래를 지원하고, 전화문의 응대, 기타 민원처리 등 고객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하기위해 전 직원이 동원됐다.

이번 농협 전산장애에 따른 고객들의 민원에 충남과 대전지역본부 관내 영업점에서는 현장 안내직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설명하는 등 민원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농협은 창구업무, ATM기 등 이용자들이 많은 순위를 두고 작업을 진행해 모든 업무 가운데 95% 이상을 복구했다.

농협은 고객들에게 무한 감사를 전하기 위해 고객사은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충남농협과 대전농협은 18~29일 농협에서 예금을 가입하는 고객들에 대해 특별금리를 제공키로 했다.

이 기간 중 농협을 방문하거나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채움정기예금(개인고객·1년제·100만 원 이상)에 가입하는 고객은 4.6%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정기적금(개인 및 법인,1년~3년)에 가입하는 고객은 기간에 따라 최대 4.6%의 특별금리를 받을 수 있다.

농협을 거래하는 고객 모두에게는 오는 24일까지 주요 금융수수료를 면제 받을 수 있는 혜택도 돌아간다.

면제대상 수수료는 송금(타행환 포함), 통장발행수수료, 자기앞수표 발행수수료, e금융수수료(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모바일뱅킹, 스마트뱅 타행이체), 자동화기기 출금 및 이체수수료(타행카드 거래고객 제외) 등이다.

NH농협 관계자는 “전산장애로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과 농협을 믿고 기다려 준 감사의 뜻을 담아 이번 사은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전산장애로 금융거래의 불편을 겪은 고객에게 정중히 사과드리며 농협의 이미지 회복을 위해 모든 직원들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한층 더 강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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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대전충남추모위원회가 지난 16일 대전시청 3층 세미나실에서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발족식을 가졌다.

이날 발족식에는 최교진 (사)대전충남민주화운동승계사업회 이사장과 윤일규 순천향대 교수가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또 안희정 충남지사를 비롯해 이상규 천주교 종교간 대회위원회 대전대표, 이명남 한국교회 인권센터 이사장, 김용우 감리교 남부연회 감독, 김혜봉 원불교 대전충남교구장 등 4대 종단 대표들이 상임고문으로 추대됐다.

안 지사는 “소탈하게 웃는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는 것은 개인 노무현이 아닌 20세기 잔인했던 가슴 아픈 시간이 모아지는 역사의 큰 단층이다”이라며 “그 마음을 잘 담아서 더 좋은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 대통령의 뜻을 잇는 길은 더 좋은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지 분노와 원한의 물결이 아니다”면서 “민주주의와 사람 사는 세상, 서로 따뜻하게 사랑하는 공동체와 박애의 정신으로 나가자”며 화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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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항에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5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구판장 규모의 슈퍼마켓과 허름한 여관은 수학여행 때나 봤을 법한 규모다. 중화요리집은 60·70년대 그대로의 모습이고, 노래방은 과연 신곡이 있을까 의심스러울 만큼 조악하다. 식당들은 하나같이 따로 건물을 만든 것이 아니라, 가정집 대문에 간판을 달아놓아 언뜻 보면 장사하는 곳 같지 않다. 나재필 기자

봄바람이 났다. 득달같이 달리는 속도의 세상에서 벗어나 딱 하루만이라도 조금은 느리게 가는 풍경을 보고 싶었다. 내비게이션이 없어도,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길을 찾는 여유를 갖고 싶었다.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몸과 마음을 배반하고 속도를 거스르는 여행, 바로 느린 여행(slow travel)이다. 이 느린 여행은 그림자와 함께 걷는 시속 3㎞의 '불편한 여행'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차에서 내리지 않고서는 볼 수 없으니 그렇고, 길에 내려서서 사람과 내음을 직접 접촉해야하니 그렇다. 풍경은 빨리 지나치는 자에게 표정을 내어주지 않는 법이다. 장항이라는 동네는 시간이 멈춰있어 흑백필름의 낡은 피사체 같다. 마치 유년의 기억 한쪽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정거장처럼.

장항은 관광도시로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저 서해의 한 모퉁이, 충청도 서남단 끝자락에 붙어있는 작은 읍 정도로만 알고 있다. 철새의 보고 금강하굿둑과 영화 JSA 촬영지인 신성리 갈대밭, 일출과 일몰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마량포구와 동백나무숲, 춘장대 해수욕장이 있다는 것은 간과한다. 한울타리에서 동락하고 있는 서천의 한산모시와 소곡주에 묻혀버렸다는 인상도 받게 된다. 그러나 장항은 다른 유명관광지와는 달리 아직도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고유한 향리 모습들이 잘 보존돼 있다.
 

   
▲ 사진은 장항사람들 3할을 먹고 살게 만들었던 옛 장항제련소의 모습. 120m 바위산에 90m 높이로 건립됐다.

장항읍은 금강을 사이에 두고 전북 군산시와 도계를 이루고 있는 인구 1만 4000여명의 도·농 복합지역이다. 읍이란 자고로 인구 2만 명이상이 되어야하지만 지방자치법에 의거 '군 사무소 소재지의 면에 해당'돼 읍의 명맥을 지키고 있다. 1939년 읍 승격이 됐으니 역사는 72년에 이른다. 비교적 넓은 평지를 이뤄 쌀·보리, 채소 등의 농사가 가능하나 그리 활발하지 못하고, 어로 및 천일제염이 성하다. 본래 한촌이었는데 1931년 장항선이 개통돼 충남 서북부 지방의 탄토항(화물출입이 많은 큰 항구)이 됐고, 1936년 남한 유일의 건식제련소인 장항제련소(현 LS메탈)가 건설되면서 유명해졌다. 장항제련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굴뚝인데 해발 120m 바위산에 90m 높이로 건립됐다. 현재 이 굴뚝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 역사가 말해주듯 현존하는 지명 또한 정겹고 살갑다. 산이 빗겨져 있다 해서 비그매, 부자가 떠나지 않은 마을이라서 살리라 부른다. 성줏골, 원두골, 정자말, 가정멀, 당매, 대추말, 구렁말, 모금외, 방죽굴, 세멀, 원모루, 무네미, 까지멀, 당크매, 성박기, 질구지, 양철뜸, 용수멀 등 하나같이 토속적이다. 1929년부터 갈대밭을 개척해 만든 창선동은 지금 장항의 중심부로 나의 외갓집이기도 하다. 어릴 적 이곳 논에서 미꾸라지를 잡고, 개울에서 참게 잡던 생각이 40년 세월을 뛰어넘어 아련하다. 어머니의 유년과 자식의 현재가 겹쳐 사련이 탄다.

장항에 들어서면 타임머신을 타고 50여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아직도 일제시대 건물을 상당수 볼 수 있는데 현대식 간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야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구판장 규모의 슈퍼마켓은 결코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았다. 그 옛날 아버지들이 구판장에 가서 노동의 피로를 달래며 김치 쪼가리에 막걸리 한 사발 마시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카페가 아닌 전통 다방은 당장이라도 LP음반과 턴테이블에서 추억이 흘러나올 것만 같다.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다방안에선 감미로운 목소리의 DJ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턴테이블에 판을 걸고 '멘트'를 날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당귀, 감초 냄새 풍기는 서너 평 남짓의 한약방과 도시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아주 작은 약방이 '길거리의 감초'처럼 남아있다. 여관과 중화요리집은 60·70년대 그대로의 모습이고, 노래방은 과연 신곡이 있을까 의심스러울 만큼 조악하다. 식당들은 하나같이 따로 건물을 만든 것이 아니라, 가정집 대문에 간판을 달아놓아 언뜻 보면 장사하는 곳 같지 않다. 건물들 대부분도 2층이다. 마치 고도를 잃어버린 양 마천루가 없는 것이다. 하물며 개들도 팔자 좋게 늘어져 봄을 즐기고 있다.

사실 동네 한 바퀴를 돌다보면 '익숙한 것'들과 이별하게 된다. 아니, 익숙한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된다. 오래된 도시, 오래된 풍경이 사람이 늙어가는 속도보다도 느리다. 골목에 접어들면 마치 유년의 추억이 툭툭 튀어나올 것만 같다. 코흘리개들이 하드를 사먹기 위해 비료포대나 보습 깨진 것, 고철덩이를 들고 나올듯하고, 유년의 고샅을 점령했던 땅따먹기, 말타기, 고무줄, 자치기, 비석치기, 구슬치기, 오자미 판이 당장이라도 벌어질 풍경이다.
 

   
 

도시 자체가 마치 소품처럼, 드라마세트장처럼 살갑다. 늙었으나 늙지 않고 잠자는 마을, 아직도 소꿉장난처럼 아기자기한 마을. 길 하나 물어봐도 만사 제쳐놓고 느긋하게 가르쳐주는 사람들. 세상은 2012년을 향해 달려가는데 1970년대에 머물러 있으니 세상의 밖에서 속도의 시대를 비웃고 있는듯하다. 동행한 정진영 기자는 동네를 둘러보고는 '갤러그(70·80년대 전자오락게임) 같은 곳'이라 했다. 이형규 기자 또한 '천천히 다닐 수밖에 없게 만드는 동네'라고 했다. 실핏줄처럼 잔잔히 흐르는 동네의 숨은 4㎞는 가히 흑백필름 영사기를 돌리듯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장항에서 군산까지는 배로 8분이면 건너지만 그 80년 뱃길은 금강하굿둑이 생겨 쇠락했다. '아날로그 철길'의 대명사 장항선도 이제 종착역의 이름을 떼고 읍내서 먼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장항선: 천안~장항까지 총연장 143㎞ 구간에 29개 역) 황량한 벌판 위에 역사(驛舍)만 홀로 서 있어 살풍경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역민들이 몇 발짝 움직이면 역에 다다를 수 있었지만 이제 택시를 이용해야만 하니 그 '빠름의 변모'가 다소 씁쓸해진다.

최근 장항은 '주식회사 장항'을 선포하고 옛 명성 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개발과 보존이라는 이중법적인 잣대가 어쩔지는 몰라도 아날로그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행복하게 전진했으면 한다. 장항의 '느림'과 아날로그 풍경들이 기억속에 오래 갈 것 같다.

장항=나재필 기자 najepil@cctoday.co.kr

서천=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서천(장항)의 8경
△제1경 마량리동백숲과 일출(서천군 서면 마량리) △제2경 금강하굿둑과 철새도래지(마서면 도삼리) △제3경 한산모시마을(한산면 지현리) △제4경 신성리갈대밭(한산면 신성리) △제5경 춘장대해수욕장(서면 도둔리) △제6경 문헌서원(기산면 영모리) △제7경 희리산 자연휴양림(종천면 산천리) △제8경 천방산 풍광(문산면 신농리)

◆서천(장항의 축제)
△한산모시문화제 : 매년 6월, 한산면 지현리 일대 △홍원항 전어축제 : 매년 10월, 서면 홍원항 △세계철새축제 : 매년 11월, 금강철새조망대 및 금강호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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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 거점지구 후보지로 5~6곳을 과학벨트추진위원회(이하 과학벨트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14일 도에 따르면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충북 등 전국 자치단체에 과학벨트 거점지구가 입지할 만한 부지를 22일까지 보고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부지현황조사'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제시한 거점지구 입지평가 대상지역 조건은 전체 면적이 165만㎡(50만 평) 이상일 것, 산업단지 등과 관련해 지구 지정을 마쳤거나 지구 지정을 추진 중인 곳 등이다. 이에 따라 도는 청주테크노폴리스, 오송제2산업단지, 음성 태생국가산업단지, 충주 기업도시, 진천·음성혁신도시 등을 후보지로 신청할 계획이다.

과학벨트위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설 과학벨트 거점지구 입지평가 대상지역을 '비수도권에서 50만 평 이상 개발 가능한 부지를 확보한 전국 시·군으로 정했다. 과학벨트위는 각 지자체로부터 후보지역을 제출받아 입지평가를 거쳐 5곳으로 압축 후 5월 말이나 6월 초에 최종 거점지구 입지로 확정할 예정이다. 도가 교과부에 후보지역을 제출할 계획인 가운데 충북의 우수한 입지조건이 제대로 평가될지 주목된다.

충북은 중부권 관문역할을 하고 있는 청주국제공항과 두 개의 고속도로, KTX오송분기역 등 교통여건이 우수하고, 국토의 중심에 있어 전국 어디서나 접근이 용이하다. 일부 지역이 화강암반지역을 형성하고 있어 지반 안정성 및 재해 안전성을 갖췄다. 오송과 오창지역이 보건의료산업과 최첨단산업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벨트의 우수한 입지조건을 갖추고도 충청권 공조 ‘들러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이 높았다. 충청권은 과학벨트의 세종시, 오송·오창, 대덕 벨트화를 주장해왔다. 과학벨트의 집적화가 확정되면서 대전권 거점지구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따라서 충북도는 과학벨트의 충청권 조성이라는 기본입장을 고수하면서 도내 지역의 거점지구 지정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박경국 충북도행정부지사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통합배치되는 만큼 우려했던 분산배치는 없을 것”이라며 “충청권 유치를 전제로 충북의 실익을 따져 나가겠다”고 밝혔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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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충만한 생기는 개화(開花)로써 증명되는데, 동백은 겨울과 봄 사이의 불분명한 경계에 가장 먼저 파고들어 화등(花燈)을 밝힌다. 개중에 성질 급한 녀석들은 한겨울에 눈꽃과 더불어 요염하게 피어나 눈길을 붙잡는다. 계절을 거스르는 매혹 앞에 동백(冬栢)이라는 이름은 필연이었을 터이나, 사실 동백은 겨울보다 봄에 흔한 봄꽃이다. 동백은 대개 봄의 문턱인 3월부터 기지개를 펴 4월까지 꽃을 피운다. 그러다보니 어느 지역에선 춘백(春栢)으로 불리기도 한다지만 동백은 동백이라고 불러야 제 맛이다. 왠지 그래야만 될 것 같다.

남쪽 땅 끝에서 북상한 동백은 충남 서천군 마량리에서 머뭇거린다. 마량리는 동백의 북방한계선과 포개진다. 북방한계선의 문지방을 넘지 못한 동백은 비인만 끝자락 해안 언덕에 무리를 이룬 채 오랜 세월 먼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오래된 것들엔 전설과 역사의 구분이 모호한 옛이야기가 따르기 마련인데 숲을 이룬 마량리의 동백 또한 예외 아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마량리 동백숲의 기원은 500여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마량의 수군첨사로 있던 관리는 꿈에서 '바닷가에 핀 꽃 뭉치를 퍼트리면 마을에 늘 웃음꽃이 핀다'는 계시를 받았다. 이에 다음날 바닷가에 나가 보니 과연 꿈에서 보았던 꽃이 떠다니고 있어 관리는 이를 가져다 마을 곳곳에 심었다. 믿거나 말거나 식의 다소 싱거운 옛이야기지만 소박해 정겹다. 마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매년 음력 정월이면 동백숲에서 풍어제를 지내왔다고 한다. 지금도 동백숲엔 풍어제와 당제를 지냈던 당집이 남아있다.

대전충남생명의숲 이인세 사무처장은 "현재 통용되고 있는 마량리 동백숲의 500년이란 수령(樹齡)은 전수조사를 통해 마을 주민들로부터 수집된 자료에 근거하는데, 확실한 수령은 나무를 베어내기 전까진 알기 어렵다"며 "생육 상태로 보면 대단히 오래된 나무인 것만은 확실하고, 숲 곳곳에 사람들의 관리를 받은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500년이라는 수령은 확실치 않아도 동백숲이 오랜 시간동안 마을 사람들로부터 귀하게 여겨져 왔음은 분명한 듯싶다. 이젠 마을뿐만 아니라 나라에서도 이를 귀하게 여겨 숲의 동백나무 80여 그루는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대접받고 있다.

농부의 그을린 피부, 보디빌더의 근육, 발레리나의 곡선…. 외양은 반드시 살아온 삶의 궤적을 따르기 마련인데 마량리 동백숲 또한 그러하다. 북방한계선에서 자라나는 특성상, 숲을 형성하는 동백의 수고(樹高)는 2~3m 내외로 500년을 헤아리는 수령을 무색하게 만든다. 거센 바닷바람도 낮은 수고의 주된 이유다. 마량리 동백은 수고를 높여 위태로워지는 대신 땅에 들러붙음으로써 삶의 방편을 찾았다. 숲의 동백들은 대부분 뿌리와 가까운 지점서부터 옆으로 두세 개의 줄기로 갈라져 자라고 있다.

줄기에 수많은 곁가지들이 넓게 퍼져있어 마량리 동백숲엔 그늘이 항상 이파리마냥 짙푸르다. 오랜 세월 바닷바람과 갯내음에 절여져 구불거리는 동백의 줄기는 그물을 걷어 올리는 어부의 억센 팔 근육을 닮아있다.

바람 잘 날 없는 마량리 동백숲에선 노거수로 대접받는 나무들에게서 느껴지는 아늑함보단 고단한 하루하루를 견뎌내는 치열함이 진하게 묻어난다. 마을 사람들이 왜 화등 밝은 동백숲에서 풍어제를 지냈는지 이해할만하다. '한 오백년' 두껍고도 얇은 삶을 살아온 마량리 동백숲에선 아직도 현역의 생생함이 느껴진다.  

   
▲ 천연기념물 제169호인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동백정에 오르면 물빛 고운 바다와 작은 섬 오력도가 한눈에 펼쳐진다.

여느 때보다 쌀쌀했던 지난 겨울의 잔영 때문에 올 봄 마량리 동백숲에선 개화가 더디다. 덜 피어난 동백숲 안에선 봄은 아직 모호했지만 볕드는 숲 외곽엔 제비꽃 주단이 촘촘히 깔리고 있었다. 만개하진 않았지만 이미 동백꽃은 서로의 눈치를 보지 않는 배짱으로 저마다 개별적으로 피고 지기를 거듭하고 있었다.

더딘 개화에도 봄 햇살은 구석구석 닿고 계절의 변화역시 모호함을 딛고 결국 이어지는 법이다. 짙은 초록의 잎사귀는 붉은 꽃잎과 보색을 이루고, 붉은 꽃잎은 여린 노란 수술을 감싸고 있어 동백은 색조로 강렬하다. 나무 그늘 아래선 시들기도 전에 송이 채 떨어진 동백꽃들이 새로운 꽃밭을 이루고 있다. 여전히 생기 있는 꽃송이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며 처연함을 느끼기도 전에 가지 여기저기서 동백꽃이 송이 채 하나둘씩 툭툭 떨어져 당혹스럽다. 애초에 동백숲에선 만개란 없는 모양이다. 다른 곳에선 동백꽃이 지는 5월초까지도 마량리에선 이 같은 사태가 듬성듬성 반복된다.

지난 1965년 한산군 옛 관아의 목재를 옮겨다 지었다는 동백정에 오르면 물빛 고운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엔 의도된 소품마냥 작은 섬 오력도가 놓여있다. '옛날에 장수가 바다를 건너다 신발 한 짝을 빠트린 게 섬이 됐다'는 전설이 섬에 얽혀 있으나 동백숲에 얽힌 전설과 마찬가지로 확인할 길이 없다. 섬 앞으로 작은 고깃배가 희미한 물꼬리를 매단 채 바다를 가른다. 또 다른 고깃배가 철썩거리는 파도를 딛고 해무 속으로 아득히 멀어져간다. 갈매기 몇 마리가 짙은 해무를 숨죽이며 저어간다. 확인할 수 없어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법이다. 

   
 

마량리가 속해있는 비인반도는 동서로 바다와 면한 데다 갈고리 모양으로 휘어져 동쪽 바다로 향하고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 덕에 해돋이와 해넘이가 공존하는 마량리엔 해마다 정월이면 관광객들이 몰린다. 동해안이 부럽지 않은 해돋이 명소다.

해넘이와 달리 해돋이는 동짓날 전후 30여 일간 한시적으로만 볼 수 있다. 동백꽃 피는 봄엔 해넘이뿐이지만 쏟아지는 낙조에 물드는 수평선을 황홀하게 바라보는 일이란 눈에도 복이고 입에도 복이다.

서천의 명물 주꾸미의 살이 여무는 시점은 동백꽃 필 무렵과 비긴다. 지금 동백숲 아래선 제철 주꾸미를 맞이하는 축제가 한창이다. 동백꽃으로 눈을 채웠다면 이번엔 주꾸미 꽃으로 배를 채울 차례다. 뜨거운 물에 데쳐진 주꾸미는 짧고 통통한 여덟 다리를 방사형으로 펼치며 냄비 속에 봄꽃을 피운다. 날 풀리며 침침해진 봄 입맛을 밝히는 덴 제철 주꾸미가 제격이다. 산란기를 앞둔 주꾸미의 머릿속엔 별미인 '밥알'이 꽉 들어차있다. 주꾸미 축제장 한구석에선 '500년 동백꽃 후계목'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지금 마량리 동백숲에 부는 갯바람엔 부풀어 오른 흙냄새와 더불어 풋것의 비린내가 스며있다. 올 봄에도 마량리 동백숲엔 꽃이 피었다.

서천(마량리)=정진영 기자 crazyturtle@cctoday.co.kr

사진=정재훈기자 jprime@cctoday.co.kr

▨ 자연으로 가는 관문 ‘충청의 마을숲’은 산림청 녹색사업단 지원으로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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