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주시는 향토음식 홍보와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삼겹살골목'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체류형 관광 활성화를 위해선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먹을거리가 필수적이라 보고 춘천의 '닭갈비골목'을 본떠 삼겹살골목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청주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진 일명 '시오야키', 즉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왕소금을 뿌려 구워먹거나 간장에 찍어 구워먹던 소금구이에 '파절이'를 곁들여 먹던 것에 착안, 삼겹살을 청주의 대표 먹을거리로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시는 서문시장과 그 인근을 삼겹살골목 후보지로 꼽고 현재 상인회와 협의중이다. 하지만 시의 삼겹살골목 조성 계획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지역여론은 다소 부정적이다.

당장 유력후보지인 서문시장 상인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이끌어내는데 적잖은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도심공동화 현상 등으로 고사위기에 몰린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의미를 더해 서문시장과 그 인근을 후보지로 선택했지만, 이 곳이 도심재개발 지역인 탓에 이해당사자들의 동의를 얻는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시의 계획에 비교적 환영의사를 밝히고 있는 서문시장 상인회조차도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기존 점포의 업종전환을 위해선 내부수리 및 신규 기자재 구입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소용되는데다 각 동네마다 즐비해 있는 삼겹살 가게들과 비교해 과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상인회 측은 영세 상인들에 대한 지원자금을 관계기관과 연계해 저리로 대출해 주는 등 입점상인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시는 타 지역 동종업계 상인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을 염려해 금융기관과의 단순 대출알선과 타운조성에 따른 공공주차장 확보 및 관광홍보 활동 정도만을 계획하고 있어 상인회와의 입장차 좁히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음식문화를 인위적으로 만든다는 것에 대한 한계성 때문에 자칫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앞서 민선4기 남상우 전 시장에 의해 추진됐던 '청주한정식' 개발사업이 적잖은 예산투입에도 호응을 얻지 못해 '남상우 한정식'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현재는 이름조차 흐지부지해진 전례를 답습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단순히 특화거리 조성에 앞서 '청주삼겹살'의 차별성과 고유성을 체계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즉 삼겹살이 지역대표 먹을거리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는 만큼 일명 '시오야키'로 불리는 청주 삼겹살을 지역고유 음식으로 상품화한 뒤 인위적이 아닌 자생적으로 생성되는 거리를 중심으로 특화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대표 음식인 삼겹살 업종의 집적화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관광활성화를 이끌어낸다는게 사업목적"이라며 "다만 상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시는 보조역할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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