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 아르바이트 여대생 성폭행 사건의 항소심 속행 공판일인 23일 충남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와 서산 아르바이트 여대생 성폭행 사망사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대전고등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에 가해자에 대한 엄중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 ||
자신의 딸을 성폭행하고 자살까지 하게 만든 가해자가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어머니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내 가슴을 치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표현했지만, 의연하게 재판을 지켜봤고 재판이 끝난 뒤에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관련기사 6면
어머니는 재판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마이크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법에 호소했다.
고형석 기자
다음은 어머니가 딸에게 쓴 편지 전문.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변함없이 제 딸아이를 위해 이 자리를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염치없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진행돼온 재판 결과는 이미 알고 계시다시피 9년이라는 구형이 내려졌습니다. 게다가 ○○○놈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저 살기 위해 죽음 대신 내려진 9년을 좀 더 깎아보려고 항소를 했더군요. 정의는 존재하고 진실은 살아있는 법입니다.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인간의 탈을 쓴 악마 놈에게 9년형이 선고되었을 때 제 몸과 마음은 이미 분열이 되어 추스르기조차 힘겨웠습니다. 법이란 게 이리 미약한 솜방망이에 불과한 거라면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앞으로도 제2, 제3의 피해자가 계속 속출하여 누군가의 가슴을 후벼 파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의 저처럼 말입니다. 피해자들만 괴로움과 고통 속에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거고요. 당한 사람은 살아도 평생 상처에 묻혀 살 테고, 가해자들은 또다시 범죄의 대상을 찾아 헤맬 것입니다.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습니다. 제 딸을 위해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길은 맞서 싸워 꼭 이겨서 하늘나라에서 편히 웃으며 지낼 수 있게 해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께서도 이번 사건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경각심을 일깨워 죄를 짓곤 이 사회에선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자각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딸아이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내 딸 ○○아! 그곳에서 편히 쉴 순 없겠지만, 마음 편히 지켜보면서 쉬고 있어. 주위에 많은 분들과 친구들이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애쓰고들 계신다.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렴. 가슴시리도록 보고 싶고 그리고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