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학생회 측이 차기 총장 후보자 4명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 배포하면서 학생들의 총장선임 과정 개입 의도 여부를 두고 학생회와 학교 측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학생회 측은 차기 총장에 대한 정보를 학부생들에게 알리기 위한 단순한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학교 측은 학생들이 총장 선임과정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KAIST 학부 총학생회는 지난 9일 이메일을 통해 총장 후보 4인에게 KAIST 현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공개 편지를 보냈다.

이 공개편지는 △구성원 간 소통을 위한 학교 당국, 교수, 학생 대표가 참여하는 대학평의회 설립 △등록금 및 영어강의 관련 정책 구상 △학생복지 이외에 사용되는 기성회비에 대한 해결방안 △학내 구성원들과 소통 활성화 방안 △학교 운영 역점 사안에 대한 질문이 담겨 있다.

이어 학생회는 21일 총장 후보자들의 답신을 분석한 총장후보 4인에 대한 평가서를 작성, 입학 시 전원 가입하는 학내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배포했다.

이와 관련, 학생회 측은 총장선임과정에 학생들이 개입하려는 의도가 아닌 그동안 학생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총장 후보자들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회 한 관계자는 “총장 선임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은 학생들인 만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총장 후보에 대한 정보를 학생들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작성하게 된 것”이라며 “보고서 작성 당시 총장 직선제 요구에 대한 내용은 논의조차 되지 않았고, 이 보고서가 이사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 역시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 보고서가 순수한 의도가 아닌 학생들이 총장 선임과정에 개입하려는 목적을 지닌 것으로 판단, 총장과 이해당사자 관계인 학생들이 선임과정에 개입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KAIST 관계자는 “총장 선임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으로 학생·교수 등 총장과 이해관계에 있는 구성원들이 선임과정에 개입될 경우 책임 경영이나 소신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학생과 교수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선임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총장 직선제가 폐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강조하는 소통과 화합은 총장 선임 시 고려는 하겠지만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달 23일로 사퇴하는 서남표 KAIST 총장의 뒤를 이을 차기 총장 선임은 오는 3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리는 임시이사회에서 논의된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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