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 출근을 위해 눈을 뜬 박모(32·청주 흥덕구 수곡동) 씨는 평소와 다름 없이 스마트폰을 먼저 집어 들었다. 밤새 확인하지 못한 메시지를 확인하던 박 씨는 황당한 문자 하나를 발견했다. 본인 명의로 된 현금카드 거래 내역이 담긴 문자메시지였다.

전날 이른 저녁부터 집을 나간 적이 없었던 데다 거래 내역에 찍힌 상점은 가 본적도 없었던 박 씨는 의아한 마음에 지갑을 찾았다. 평소 자신의 승용차에 지갑을 넣어 두는 일이 많았던 박 씨는 불안한 마음에 곧 바로 주차된 차량으로 달려갔다.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문이 잠겨있지 않은 차 안에서 부랴부랴 없어진 소지품을 찾던 박 씨는 지갑과 고가의 액세서리가 없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했지만 지갑 속 현금과 현금카드는 사라지고 없었다.

#2. 택시기사인 이모(56·청주 상당구 금천동) 씨는 심야근무 중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렀다.

워낙 이른 시간인 데다 왕래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차량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식당에 들어선 이 씨는 동료들과 식사를 다 마친 후에야 다시 차에 올랐다. 별생각 없이 차에 오른 이 씨는 출발하기 전 잔돈을 파악하기 위해 실내 조명등을 켰고 이내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영업을 위해 준비해 놓은 동전 꾸러미와 교환용 지폐가 깜쪽 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충북도내 문이 잠기지 않은 주차된 차량들만을 골라 절도 행각을 벌이는 청소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유흥비 마련을 위해 친구들과 조직적으로 짝을 지어 밤늦은 시간 CCTV(폐쇄회로TV)가 없는 아파트 주차장이나 도로변 주·정차된 차량들을 대상으로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1일 청주청남경찰서는 문이 잠기지 않은 주차된 차량만을 골라 조직적으로 절도 행각을 벌인 A(15)군 등 중학생 4명을 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27일 오전 4시경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의 한 빌딩 주차장에서 문이 잠겨 있지 않은 B씨(24)의 승용차에서 현금 12만원과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지갑 등 총 8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경찰에서 "유흥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문이 잠기지 않은 주차된 차량들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 절도 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차에서 내릴 때는 반드시 개폐 여부를 확인하고 귀중품은 차에 두지 않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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