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을 탈출해 청주에 자리잡은 5자매의 첫째 이옥녀 씨(오른쪽)와 다섯째 이옥화 씨 자매가 아버지 이만동 씨의 사진을 보며 북한 탈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심형식 기자
 
 
“북한에서는 국군포로의 딸이라는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았습니다. 이제 아버지의 유해는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살아서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유로 다시 차별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차례로 북한을 탈출해 청주시에 둥지를 튼 5자매가 있다. 지금은 한국 사회에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정부의 도움으로 먹고 살게 됐다는 점도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도 못내 아쉬운 것은 있다. 이들은 6·25전쟁 때 국군포로로 북한에 끌려갔다 유해로 돌아온 아버지에게 생환한 국군포로와 준하는 지원을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이옥녀(50), 이옥분(47), 이옥희(44), 이옥춘(41), 이옥화(39) 자매.

이들 자매의 아버지인 고 이만동(31년 출생) 씨는 충북 음성군 원남면 보천리가 고향이다. 20세 때 국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북송됐다. 정치범 수용소로 유명한 함경북도 은덕군 아오지 탄광으로 끌려간 이 씨는 그 곳에서 고 홍경숙(40년 출생) 씨를 만나 1남 5녀를 낳았다.

이 씨는 아오지 탄광에서 벗어나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군포로 출신이라는 멍에는 북에서 치명적이었다. 산지기 일을 하며 근근히 삶을 이어오던 이 씨는 지난 1994년 북한지역에 대기근이 일어난 후 딸들의 집을 전전하다 결국 1996년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한 많은 삶을 마치게 된다. 같은해 어머니마저 잃은 자매들은 북한 탈출을 결심하게 된다.

첫 번째 탈출은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지난 97년 여름 넷째인 옥춘 씨와 다섯째인 옥화 씨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두만강을 건넜다. 강을 건넌 그들에게 다가온 중국인은 식량을 주며 친절을 베출었지만 그들의 정체는 탈북 주민들을 노린 인신매매범이었다. 이후 넷째는 길림성 연변시로 팔려가고 다섯째는 중국 각지를 떠돌아야 했다. 탈북자가 많은 연변으로 팔려간 넷째는 5번이나 붙잡혀 북송됐다. 모진 구타 속에서도 탈출을 감행하던 넷째는 결국 마지막 북송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형무소로 끌려가던 중 달리는 열차에서 몸을 날려 마지막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가장 먼저 한국에 들어온 것은 다섯째인 옥화 씨. 중국말도 모른 채 여기저기 팔려다니던 옥화 씨는 브로커를 만나 2002년 한국에 입국한다. 하나원에서 교육을 마친 옥화 씨는 정부에서 받은 정착금과 한국에서 일해 모은 돈으로 언니들을 한국으로 데려왔다. 2005년 마지막으로 넷째까지 한국 입국에 성공한 다섯 자매는 아버지의 고향과 가까운 청주에 자리를 잡게 된다.

한국에 정착한 5자매가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은 아버지의 유해를 모셔오는 일. 지난 2006년 넷째와 다섯째는 아버지의 유해를 모셔오기 위해 다시 한 번 중국으로 향한다. 브로커를 통해 평안북도 동림군에 있던 아버지의 묘에서 유해를 파오는데 성공한 자매는 국방부에 이에 대한 처리를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뭐하러 유해를 가져왔느냐”는 냉담한 반응이었다.

특히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하지만 이들 자매는 같은 탈북자가 국방부에 통보하고 유해를 송환하는 절차를 밟던 중 유해 반쪽을 북한 측에 빼앗겨 절반만 송환된 사례가 있었다며 국방부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결국 유전자 감식 결과 이 유해가 다섯 자매의 아버지임이 드러났고 두 달여간의 지루한 공방끝에 이만동 씨의 유해는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됐고, 이 씨에게는 화랑무공훈장이 수여됐다.

하지만 이들 5자매의 활동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탈북한 국군포로 유가족들에게도 생환한 국군포로에 준하는 지원을 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첫째인 이옥녀 씨는 “아버지는 북한에서 짐승보다 못한 생활을 했고, 자녀들도 신분상의 불이익으로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다”며 “아버지가 개인을 위해 전쟁에 참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탈북에 성공한 가족들이 북에서 가져온 국군포로의 유해가 6명이지만 그 중 우리가족만 국가유공자가 됐다”며 “생환한 국군포로에게 많은 지원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북에서도 차별대우 받았는데 남에서도 차별대우를 받는다는 설움이 밀려온다”고 덧붙였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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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가 권력분산 등을 골자로 하는 헌법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현실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 대통령 중심제 헌법은 직선제 개헌론이 대세였던 이른바 ‘1987년체제’에 기초한 것이지만 그동안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의혹 수사에서 보듯 ‘현직에선 막강한 권력, 물러나면 권력형 비리 의혹’이란 전(前) 근대적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도 분권형 개헌론에 힘을실어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경제 불황이 심각한 상황에서 국회가 이 문제에 집중할 경우 자칫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19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의장 직속의 헌법연구 자문위원회는 최근 개헌 연구 방안을 의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는 개헌연구 방안으로 분권형 권력을 바탕으로 ‘정·부통령 4년 중임제’, ‘2원 집정부제’ 등을 제안했다. 자문위는 개헌 공론화를 위해 정기국회에서 국회 내 개헌 특위를 구성하자는 제안도 한 것으로 알려져 국회 특위 구성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대 국회 개원 후 1년여 이상 개헌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국회 내 연구모임 ‘미래한국헌법연구회’도 자문위와의 간담회를 통해 개헌 방안에 대한 가닥을 잡고 있다.

헌법연구회는 독일 아데나워 재단과의 개헌 심포지엄을 예정하고 있고 전국을 순회하며 토론회를 갖는 등 개헌론에 대한 여론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헌법연구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은 충청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에게 편중된 권한과 수도권 집중은 헌법상의 문제이기 때문에 권력분점,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 다극분점, 지방분권, 균형발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가을이 되면 논의를 본격화 해야 하는것 아니냐”며 9월 정기국회 중 국회 특위 설치 등 논의 공론화를 시사했다. 서울=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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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산업단지 내 제조업체에 다니는 이 모(45) 씨는 최근 직원들의 청첩장을 받아들고 덜컥 걱정부터 앞섰다.

각종 물가인상 등 경기침체 여파로 늘어나는 아파트 대출이자와 아이들 학원비 등 가계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에만 결혼식 2건, 돌잔치 1건 등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씨는 “직장 동료들끼리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경조사비를 지출할 수밖에 없는데 한꺼번에 몰릴 때면 솔직히 부담스럽다”며 “음식 값이 만만치 않은 것을 알기 때문에 직장인들끼리 봉투만 건네주고 일부러 결혼식이나 돌잔치에 가지 않는 진풍경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학습지 교사 안 모(32·여) 씨도 다음달 첫 딸 돌잔치를 앞두고 있지만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돌잔치를 위한 계약금 10만 원에다 풍선장식비용 20만 원, 한복대여료 35만 원, 이벤트 비용 15만 원 등 현재까지 80만 원이 지출된 상태다.

안 씨는 “평생 한 번밖에 없는 아이 돌잔치를 안 할 수도 없고, 부모로서 입장이 난처하다”며 “요즘같은 때는 친지들이나 친구들에게 돌잔치를 알리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집안의 경사를 알리는 풍습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고 있는 게 요즘의 실태다.

돌잔치에 금반지를 주고받는 풍경이 사라진지도 오래다.

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충북지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금값은 24K 3.75g당 17만 4000원으로 지난해 12만 원대에 비해 1년 만에 무려 5만 원이나 큰 폭으로 올랐다.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백옥당 관계자는 “두 달 전 금값이 최고치로 나갈 때는 21만 6000원에 판매되기도 했다”며 “돌반지를 찾는 손님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은제품으로 대신하거나 봉투로 대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돌잔치나 결혼식을 치르는 피로연 업체는 몇 달 전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장소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밀려나고 있다.

청주시 상당구 A피로연 업체 관계자는 “5월에 결혼식이나 돌잔치 예약 등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경기가 어렵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되는 행사이기 때문에 업체 입장에서는 최대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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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동부지역에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까지 연결하는 제2 경부고속도로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착공될 전망이다.

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대규모 국책사업인 제2 경부고속도로를 민자방식으로 추진할지, 재정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으로 할지를 놓고 막바지 타당성 검토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말이나 내달 초에는 검토작업을 끝내고 사업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 도로는 서울 송파구 동쪽지점에서부터 용인, 안성, 천안을 거쳐 세종시까지 약 128㎞가량으로 기존 경부고속도로의 3분의 1에 못미치지만 하루통행량 19만 대에 달하는 경부고속도로의 기능을 상당부분 흡수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사가 착공되면 서울~용인 구간은 2015년, 용인~세종 구간은 2017년 개통될 전망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이 도로는 정부의 선도프로젝트로 선정돼 사업추진이 확정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타당성 검토작업에서도 경제성분석(BC) 중간결과는 사업성이 충분히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도로는 이미 포화상태인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분산하는 노선으로 제2동탄 신도시를 지나는 등 건설 후 이용량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세종시 건립을 둘러싼 논란과 관계없이 추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제2 경부고속도로는 당초 두산중공업과 롯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업체가 제안한 사업으로, 사업기간 단축 등을 이유로 재정사업으로 해야 한다는 주장과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민자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가 맞서왔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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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1가 성안길에 위치한 본정초콜릿 본점. 이성희 기자  
 

본정초콜릿은 충북 청주를 대표하는 명물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999년 8월 청주시내 한 복판에 오픈한 본정초콜릿은 케이크와 초콜릿을 아이템으로 채택해, 10년 동안 한길을 걸어왔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인삼초콜릿을 개발하고, 전통 옹기인 항아리에 담아 제품화하는 우리식 맛내기 전략으로 성공의 터전을 이뤘다. 본정은 인삼이 효능은 익히 알려진데 비해 쓴 맛 때문에 약재라는 이미지가 강해 다양하게 복용되지 못하고 있는 점에 착안, 서양의 초콜릿을 인삼과 결합한 제품을 개발했다.

여기에 한국적인 옹기에 담아 전통미를 살림으로써 농산물과 전통문화를 접목시키게 된 것이다.

밸런타인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서양문화와 우리의 전통문화가 결합된 본정의 초콜릿은 국내는 물론 외국인도 즐겨 찾는 관광 상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본정의 제품은 인삼초콜릿을 비롯해 홍삼, 매실, 녹차, 직지초콜릿 등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과 케이크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2007년에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함께 출시했던 ‘직지초콜릿’이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며,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 홍보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러한 직지초콜릿은 서양의 초콜릿 문화와 한국의 멋을 접목시켜 동·서양 문화의 합작품을 만들겠다는 이종태(45) 대표의 굳은 의지가 담겨있는 제품이다. 본정은 온라인판매와 호텔 납품 등 영역을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현재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생산의 연구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마늘·약초·산삼초콜릿 등의 초콜릿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초콜릿박물관과 함께 ‘전통초콜릿 체험학습관’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본정만의 이러한 한국식 전통초콜릿은 지난 2000년 ‘한국전통식품세계화를 위한 품평회’에서 국무총리상(금상) 수상과, 같은 해 한국밀레니엄 상품으로 선정된데 이어 2001년 ‘한국전통식품선발대회’ 동상 수상, 2003년 ‘농협 히트예감 품목’ 3위 선정 등 각종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6월에는 벤처기업으로 인증 받았으며, 9월에는 청원군 오창읍 충북테크노파크 스타기업관에 연구소 겸 생산시설에 입주했다. 이렇게 소비자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본정은 지난해 매출 13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15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개발로 판매된 수익금에 대한 나눔 행사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초콜릿 판매액의 1%를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에 전달하는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계획은 아프리카를 모티브로 초콜릿을 개발하고, 판매한 수익금을 아프리카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할 생각이다. 또 아프리카의 제과회사와 제조기술을 제공해 판매한 수익금도 나눌 계획이다. 본정초콜릿의 나눔 문화는 국내는 물론 지구촌으로 영역을 넓혀가고자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 본정은 한국적인 전통초콜릿 보급과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연구와 생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으며, 초콜릿의 재발견이라는 점에서 청주의 명물이 아닌 세계의 명품으로 도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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