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체육인들 사이에서 청주시 체육행정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한범덕 시장 취임 직후 예산상의 문제로 시작된 불만은 이제는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망라하고 지나치게 체육계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원성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시장의 관심이 높은 문화예술분야와 비교되면서 더욱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시장 취임 직후 청주시가 재정난에 봉착하면서 체육계의 수난은 시작됐다. 직지컵유도대회와 직지컵국제장애인사격대회 등 굵직한 국제대회와 전국대회 등이 전통을 뒤로 한채 사라져 버렸다. 올해 부활하긴 했지만 청주시생활체육대회도 지난해 예산문제로 열리지 못했다.
한 체육계 인사는 “체육예산을 명확하게 구분하긴 어렵지만 약 40%가량 삭감돼 대부분의 국제·전국대회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때까지만해도 체육인들은 ‘청주시 전체 예산이 삭감되기 때문에 체육분야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청주시의 설명에 불만을 누그러뜨려야 했다. 또 지난 2011년부터는 삭감 이전 예산으로 환원되면서 예산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으로서 ‘기본적인 성의’라 할 수 있는 행사참석 면에서는 관심부족이란 차원을 넘어 더욱 반감이 커지고 있다. 한 시장이 각종 행사참석에 소극적이긴 했지만 유독 체육행사의 불참이 돋보인다. 우선 지난달 영동군에서 열린 ‘제22회충청북도생활체육대회’와 이달 제천시에서 열린 ‘제7회 충북어르신생활체육대회’ 개막식에 모두 불참했다.
두 대회는 충북생활체육회에서 주최하는 대회 중 가장 큰 대회다. 두 대회에는 한 시장뿐만 아니라 부시장 등 해당부서 간부조차 참석하지 않았다. 한 생활체육인은 “명색이 충북도내 생활체육인의 최대 잔치인데 선수단이 입장할 때 청주시만 단체장이 없다는 것은 청주시생활체육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충주시 일원에서 열린 제51회 충북도민체전에서도 한 시장의 행보는 다른 시장·군수와 달랐다. 도내 시장·군수 등이 대회 기간 내내 각 경기장을 돌며 소속 선수단을 격려하고 응원한데 비해 한 시장은 개막식에만 참석했을 뿐 대회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또한 다른 시·군과 달리 청주시만 각 종목별 지원부서를 두지 않은 것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심지어 올해 들어 재개된 시장배 각 종목별 전국대회 개막식에도 불참사례가 잦다.
체육인들은 특히 한 시장의 편향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 이런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참모진의 직언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체육계 원로는 “문화예술행사는 소규모라도 한 시장이 참석해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많지만 체육행사에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며 “체육분야에서도 한 시장 본인이 좋아하는 프로야구와 여자프로농구에서만 경기장을 지키는 편향성을 보이니 다른 체육인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청주시체육회, 청주시생활체육회, 청주시장애인체육회 등에 모두 한 시장의 측근(친구)들이 배치됐지만 체육인들의 이런 불만이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며 “한 시장의 차후 정치행보를 떠나 남은 기간 원활한 시정운영을 위해서라도 체육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