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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상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맑았던 날씨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날이 계속되면서 마치 ‘동남아시아 날씨 같다’는 푸념섞인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23일 대전은 낮 기온 30도가 넘는 맑은 날씨 속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그치는 일이 반복됐다.
식당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날씨가 판이하게 달라 많은 시민이 혼란을 겪었다. 마치 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주로 나타나는 스콜과도 비슷하다.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러운 날씨는 요새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잦은 비 소식도 기상 변화에 의문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쯤에는 폭염이 한창이었는데 올해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비가 연일 내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장마라고 부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올해 대전·세종·충남지역을 포함한 중부 지역 장마는 공식적으로 7월 1일 시작해 29일 종료됐다.
전체 장마일수는 29일로 평년보다 3일 정도 짧았던 기간이다. 그러나 장마기간이 끝난 이달 13~20일 연속적으로, 또 이후에도 드문드문 비 소식이 이어지면서 장마같은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제 우리도 동남아시아처럼 우기(雨期)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시민 김만홍 씨는 “요즘 습도도 높고 비도 잦은 게 마치 필리핀 살았을 때 날씨와 비슷하다”며 “우리나라가 점점 아열대화 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단정을 경계하면서도 기부 변화 연구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박철홍 대전지방기상청 예보과장은 “분명한 것은 여름철 강수 형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그동안에는 장마 때 특히 온난형 강수가 부딪히면서 지속적으로 오는 비 형태였다면 지금은 한랭형으로 뭉게구름이 생기자마자 바로 상층으로 올라가 단시간에 80~90㎜이상 비가 내리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더 정확한 강수형태를 분석하기 위해 학계와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지방기상청 또 다른 관계자는 “갑자기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것은 일반적인 소낙성 강수로 보인다”며 “올해 현상만 가지고 기상형태가 바뀌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