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군의회 한 의원이 청주시가 청원군과 합의한 도로 확장 사업에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통합에 진정성이 없다”는 5분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최소한 예산집행 절차를 알거나 확인했더라도 이같은 상식이하의 발언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자질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청주시는 청원군 주민들의 요청을 검토하느라 설계가 확정되지 않아 예산을 세우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본보 취재 결과 이 의원은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만 확인했을 뿐, 공사진행 상황은 알아보지 않고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원군의회 강전배(사진·한나라당) 의원은 17일 열린 제186회 청원군의회 임시회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청주·청원 통합 1호 사업으로 진행 중인 청원군 남일면 황청리와 청주시 운동동 간 도시계획도로 2차선 확장사업에서 청주시는 지난해 추경에 설계 용역비 1억 원만 세우고 올해 본 예산에 5억 원을 반영했으나 시의회에서 삭감했고 올해 추경에도 반영하지 않았다”며 “이런 것이 (통합에 대한)진정성이 있는 행위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 의원은 소리만 요란한 통합보다는 진정성을 갖고 청주시가 모든 것을 양보하지 않는다면 행정공백만 생기는 공무원 인사교류, 광역행정 담당을 해체해 인력과 예산을 낭비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이시종 충북도지사, 한범덕 청주시장, 이종윤 청원군수가 청주·청원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당선된 후, 통합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공식적인 첫 ‘통합 반대’ 발언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일각에서는 통합에 반대하는 청원군 일부 주민들의 의견이 드러나기 시작한 징후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본보 확인 결과 강 의원의 발언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시에 따르면 이 도로 확장사업은 현재 실시설계 중이다. 황청리 주민들이 도로 확장 구간에 터널개설을 요구하면서 노선을 확정짓지 못해 설계가 지연되고 있다.
결국, 강 의원은 설계도 끝나지 않은 사업에 본 공사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해 “진정성이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강 의원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이 서지 않았다는 것만 알아봤을 뿐 공사 진행상황은 미처 알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 의원의 발언은 소속당인 한나라당과도 사전 협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당에서도 곤혹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청원군당협위원회 관계자는 “청주·청원 통합에 찬성이라는 한나라당의 입장은 조금도 변화가 없다”며 “강 의원의이번 발언은 성급한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파장은 의원 자질론으로도 이어졌다. 청원군 한 주민은 “아직도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받기 위해 이번 발언을 했는지 모르지만 잘 알아보지도 않고 군의회에서 공식 발언을 한 것은 어처구니 없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청원=심형식 기자 letsgo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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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17 “청주시 통합 진정성 없다” 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