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무기한 파업 돌입 이후 1만 1000여 명의 노조원들이 4일 오전 9시부터 현업에 복귀하는 등 철도 운행이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

▶허준영 청장 인터뷰 10면

코레일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4일 오전 6시 현재 여객 열차는 75%, 화물열차는 32.3%의 운행률을 각각 기록해 전체 75.7%의 운행률을 보이고 있고 5일부터는 완전 정상화 됐다.

철도 운행은 정상화 되고 있지만 이번 파업 기간 노측은 사측을 고소·고발하고 사측도 징계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방침이어서 당분간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측이 3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재파업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겨져 있다. 철도파업 장기화의 후유증도 적지 않다.

코레일은 자체 영업손실액이 지난 3일 현재 화물분야 45억 2000만 원, 여객분야 14억 3000만 원 등을 포함해 81억 원을 넘어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화물열차 운행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쳐 시멘트 등 원자재 수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물류대란을 빚기도 했다.

파업기간 새마을, 무궁화호 운행률은 평균 60%, 화물열차는 평균 20% 안팎까지 떨어져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물류 수송에도 큰 차질을 빚었다.

임호범 기자 comst99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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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추진 대상지역 가운데 가장 유력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는 청주·청원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관련기사 21면

지난 1994년과 2005년 두 차례 통합이 무산됐을 때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통합 여건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청주시·청주시의회는 물론 지역 기관·단체의 역할이 예년에 비해 오히려 부진하기 때문이다.

◆청주시·청주시의회 '눈치보기'


청주·청원 통합을 위한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앞두고 청원지역의 찬반여론이 박빙을 이루고 있어 통합무산의 우려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의 지나친 소극적 대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청주시는 관권개입에 대한 역효과, 행안부의 자제 요구 등에 의해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외엔 사실상 관망만 하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로드맵 제시가 이뤄지지 않아 체계적인 대응방안 수립이 어렵다"며 "일단 현 시점에선 추이를 살펴보는 것 외엔 딱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행안부의 자제 요청은 논란 속에 이뤄지고 있는 단체장(남상우 청주시장)의 행보를 자제해달라는 부탁이지 통합지원 활동 자체를 중단하라는 것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청주시의 지나친 '눈치보기'가 통합 찬성측의 역량약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지역사회 중론이다.

이와 함께 청주시의회의 역할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 이모(56·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씨는 "선거를 앞두고 시의원들이 솔직히 언론의 조명을 받기 위해 인기성 발언을 한 것 외엔 통합을 위해 한 것이 뭐가 있느냐"며 "통합분위기 조성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기관단체 '무관심'

비교적 통합관련 활동이 자유로운 지역 기관단체의 무관심도 문제다.

청주지역의 찬성여론이 월등히 우세한 반면 청원지역은 찬반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청원지역에서 활동이 불가능한 행정기관과는 달리 지역적 제약이 없는 민간주도 단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 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지역의 대표 기관단체 대부분은 청원청주상생발전위원회에 이름만 올려놓았을 뿐 실질적 활동이 전무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십에서 수백에 달하는 가맹단체를 거느린 청주상공회의소(1100여 개), 충북건설협회(400여 개), 충북전문건설협회(1500여 개), 청주시체육회·생활체육회(각각 30여 개), 청주예총(10여 개) 등의 지역현안 외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주청원통합 지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청주지역 기관단체가 역량을 모두 결집해도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청원지역 통합반대 단체를 상대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무관심한 단체가 더 많으니 무엇을 바라겠느냐"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정치적 사안인 만큼 서로 대립을 하고 있는 문제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원군 소재 기업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나서기 보단 물밑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행정안전부 '나홀로 행보'


지역정서를 고려치 않은 행안부의 '나홀로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행안부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청원지역 14개 읍·면을 순회하며 통합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청원지역 사회단체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통합반대를 주장하는 단체와 지역민들의 반발에 사실상 내수면 1곳을 제외한 나머지 13곳에서의 간담회는 무산됐다.

이번 간담회의 무산은 어느 정도 점쳐졌던 일이다. 간담회 참석자 대부분이 통합을 극렬히 반대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행안부의 통합관련 설명이 곱게 비춰지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통합을 반대하는 청원군에 간담회 참석자를 추천 받았으니 당연히 통합반대론자, 그것도 가장 심한 사람들이 간담회에 참석한 것 아니겠느냐"며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더라면 찬반양측을 모두 참석키기는 등 지역정서에 맞는 공청회 개최와 정책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간담회에 따른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라며 "이번 간담회의 목적은 지역민들의 설득보다는 행안부의 진실성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청주지역 대표 기관단체
단   체   명 대표자
청주상공회의소 이태호
충북경영자총연합회 윤태한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김경배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 황창환
청주시체육회 김완열
청주시생활체육회 김명수
한국문화예술단체연합회 청주시지부 김동연
민족예술인총엽합회 충북지회 이철수
청주시지속가능발전실천협의회 이수한
한국자유총연맹 청주시지부 황순우
바르게살기 청주시협의회 박재택
(사)한국농업경영인 청주시연합회 김병일
청주 YWCA 신영희
청주 YMCA 김홍성
새마을운동중앙회 청주시지회 조국현
청주시여성단체협의회 이성애
청주청년회의소 이광원
청주KYC 엄승용
청주재향군인회 채수민
대한노인회 청주시지회 배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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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대전시 서구 괴정동 한 주차장인근 인도변에 쓰레기가 쌓여져 지나는 시민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전우용 기자  
 
주택가와 상가의 특정지역이 쓰레기 집하장화되고 있어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파트 단지 쓰레기의 경우 관리사무소나 입주민회의 등을 통해 특정일 배출, 분리수거시설활용, 관리자 수시청소 등이 이뤄지고 있어 위생적으로 처리되고 있으나 일반 주택가와 상가 주변, 골목 등은 특정 장소에 몰려드는 음식물과 일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인적이 드물고 수시관리가 취약한 배출지의 경우 악취는 물론 고양이와 쥐 등이 쓰레기를 뒤적이면서 비위생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전신주나 가로등 주변으로 집중되는 쓰레기로 인해 인근 주택의 주민들과 도로통행객도 악취 등을 이유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쓰레기 배출지역이 사유지인 경우 첨예한 갈등도 유발되고 있다.

실제 대전시 서구 괴정동 롯데백화점 옥외주차장 주변 인도에는 적치된 쓰레기로 민원이 불거지고 있지만 수개월째 해결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지점은 백화점 사유지지만 이렇다할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주차장 바로 옆인 데다 통행도 빈번하고 확트인 공간의 한가운데여서 미관상 불쾌감도 유발하고 있어 해결코자 노력했지만 여전히 쓰레기는 적치되고 있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하고 나서 음식물쓰레기는 수시로 치워지고 있지만 이 곳에 쓰레기 적치를 금지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청 관계자는 “불법 투기한 쓰레기가 아닌 이상 강제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수차례에 걸쳐 인근 상가에 홍보와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으므로 차차 호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물을 포함한 일반 쓰레기 처리의 경우 문전수거처리(자기 집 앞에 쓰레기 내놓기)가 원칙이지만 이처럼 관례적으로 형성되는 특정지역 쓰레기장에 대한 관리문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건물주로부터 원룸청소를 위탁 받은 주택관리업체 소속 강모(38) 씨는 “쓰레기 수거업체가 음식물 쓰레기처리 문제로 수시로 항의를 한다”며 “관에서 주도, 쓰레기 수거에 대한 체계적이고 대대적인 개선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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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답보상태에 빠졌던 음성 용산 골프아카데미 유치 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골프대학은 인가상 문제로 완전 무산된 가운데 이를 대체할 골프아카데미 개설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취지를 살릴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음성군에 따르면 사업시행자인 평주개발㈜는 지난달 30일 사업추진 보완서를 제출했다. 이날은 군이 평주개발㈜에 통보한 보완요구 최종일로 평주개발측은 진입도로 확장, 초지 조성 등과 함께 사업 추진의 최대 난관인 민원을 적극 해결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기한 내 보완서가 제출되지 않을 경우 다른 사업시행자 물색으로 방향을 선회키로 했던 음성군은 평주개발에 사업을 맡기기로 하고 조만간 보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군수 공약사업인 골프아카데미 유치는 지난 2007년 11월 22일 입안서 접수 후 같은해 12월 6일 1차 보완요구와 지난 9월 29일 2차 보완요구에 이르기까지 사유지 47만 3536㎡ 중 81.2%인 38만 4444㎡의 동의를 얻어 사업 추진의 발판은 마련했으나 각종 민원에 막혀 물꼬를 트지 못했다.

약 2년간 지지부진해 평주개발의 사업능력 부족을 우려했으나 자금 사정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고 2차 보완요구를 통해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사를 확인했다고 군은 밝혔다.

군 관계자는 “사업시행자 측이 확고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만큼 가능성은 열릴 것으로 본다”면서 “민원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된다면 행정적인 지원을 통해 사업이 예정대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중부본부=이인회·김요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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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부흥군과 유민들이 나당연합군에 맞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 위치한 임존성.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한반도 삼국사에서 백제가 가장 웅대하게 꿈을 펼친 시대는 근초고왕(346~375) 때였다.

한강유역을 기반으로 국력을 신장시켜 지금의 평양지역까지 세력권에 포함시키면서 고구려를 압박했다.

그러나 근초고왕이 가고 고구려에 담덕(광개토왕)이라는 걸출한 영웅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역전된다.

백제 아신왕은 희대의 라이벌을 만나 10년 가까이 고군분투 했지만 전세를 다시 역전시키진 못했다.

475년, 결국 백제는 광개토왕의 자리를 계승한 장수왕에게 나라의 태생지인 한강유역을 내주고 만다.

웅진(공주)에서 재기를 노린 백제는 동성왕과 무령왕, 성왕을 차례로 거치면서 왕권을 회복하는 등 전열을 정비했다.

신라와 동맹을 맺은 백제는 사비천도(538·성왕16년)를 통해 내부결속을 다지고 고구려와의 일진일퇴의 공방전 속에서 결국 553년 한강유역을 회복한다.

이로써 한반도의 힘의 균형추가 맞춰지는 듯 했지만 고구려와의 전쟁에 사력을 다해 기력을 소진한 백제는 신라에게 뒤통수를 얻어 맞는다.

숙원이었던 한강유역을 손에 넣었지만 신라의 배신으로 한강유역은 곧바로 신라의 손으로 넘어갔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백제는 이를 갈며 말머리를 경주로 돌리기 시작했다. 가야와 함께 바다건너 왜(일본)까지 끌어들여 신라정벌에 나섰고 결국 관산성(충북 옥천 추정) 전투에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백제에 또 한 번의 불운이 찾아온다.

관산성 전투의 선봉에 선 아들 여창(위덕왕)을 격려하기 위해 성왕이 직접 길을 나섰다가 신라에 사로잡혀 비참하게 참수당한다.

이로써 백제의 주적은 고구려가 아닌 신라로 바뀌었고 이후 백제와 신라는 100년 넘게 줄기차게 전쟁을 벌이게 된다.

◆사활을 건 백제와 신라의 전쟁

백제 무왕(600~641)을 거치면서 백제는 다시 왕권을 안정시키고 군사력을 키울 수 있었다.

이 같은 안정을 바탕으로 신라에 대한 보복에 나선 의자왕은 즉위 2년(642)째부터 줄기차게 신라에 대한 공격을 감행한다.

그해 신라 미후성 등 40여 성을 함락시키고 신라 도읍(서라벌·경주)으로 통하는 관문인 대야성(大耶城·합천 추정)까지 취했다.

성왕에 대한 복수였을까, 이 과정에서 백제장군 윤충은 대야성주인 품석과 그의 아내 고타소랑(김춘추의 딸)의 목을 베어버렸다.

서라벌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과 함께 백제는 고구려와 함께 대당교역의 요충지인 당항성을 공격하기도 했다.

고구려와 백제의 틈을 노리면서 외줄타기를 해 온 신라는 이미 한반도에서 공공의 적이 돼 버렸다.

이제 신라에게 남은 희망은 오직 바다 건너 당에 있었다.

7세기 중반에 벌어진 전쟁의 양상은 국경을 접한 나라들끼리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는 형국이었다.

642년 정변을 통해 실권을 잡은 고구려 연개소문은 당 태종의 대규모 공격을 잘 방어했고 백제와 함께 신라의 영토를 차지해 갔다.

신라의 멸망이 목전에 다가오자 김춘추는 당으로 건너가 당을 끌어들이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고구려를 직접 멸하기에 앞서 백제를 친다면 앞뒤에서 고구려를 압박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고구려에 연전연패한 당은 이 같은 신라의 전략에 귀를 기울였다.

신라와 함께 백제를 친 뒤 북상해 고구려를 접수하고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손에 넣겠다는 계산이었다.

◆신라, 당나라를 끌어들이다

대고구려 전략을 수정한 당은 659년 10월 백제 출병을 결정한다.

나당연합 사실이 알려지면 바다를 건너야 하는 군사작전이 실패로 돌아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보안유지를 위해 신라 사신을 곧바로 돌려보내지 않았다.

당과의 연합작전을 준비하고 있던 신라가 당의 출병소식을 공식적으로 접한 건 660년 4월이었다.

5월 26일 태종무열왕(김춘추)은 서라벌을 떠나 삼년산성(보은)에 주력을 남기고 남천정(경기도 이천)으로 이동, 당을 기다렸다.

6월 21일 13만 당군이 서해 덕물도에 도착하자 신라 태자 법민은 이들과 함께 전략을 논의하며서 7월 10일 사비도성 남쪽에서 합세하기로 결정한다.

전열을 가다듬은 당은 지금의 태안 앞바다를 돌아 7월 9일 기벌포 상륙작전을 개시했다. 보병과 기병은 강둑을 따라 수군과 함께 나란히 금강 평야지대를 통과해 10일 날짜를 맞췄다.

반면 보은-옥천-금산(탄현)-논산(연산) 루트를 결정한 신라는 탄현을 넘어 7월 9일 연산 황산벌에 도착한다.

계백이 이끄는 5000결사대는 김유신이 이끄는 5만 신라군과 맞서 연전연승하지만 결국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길을 내주고 만다.

치열한 황산벌전투로 김유신은 당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하루 늦게 합세지점(논산 강경 추정)에 도달한다.

전열을 정비한 나당연합군은 7월 12일 사비도성을 향해 진격했고 결국 웅진성으로 피신한 의자왕은 7월 18일 사로잡혔다.

소정방은 그해 9월 의자왕을 비롯해 1만 2000여 명의 유민을 이끌고 귀국하면서 정림사지5층석탑에 전승기념문을 새겨넣었다.

◆사비도성 함락이 끝은 아니었다

의자왕의 항복으로 28왕·678년 백제사직은 끝을 맺었지만 백제인 모두가 나라를 포기한 건 아니었다.

고도의 문화를 향유하면서 한반도의 패권을 다퉜던 백제인은 망국의 한을 간직한 채 곧바로 부흥운동에 나선다.

복신과 도침, 흑치상지, 사탁상여, 여자신 등이 임존성과 주류성을 중심으로 백제부흥군을 이끌면서 전세를 역전시켜 나간다.

660년 9월 23일에는 사비도성을 포위해 수복 직전까지 간다.

당시 백제 땅에 있던 200여개의 성 가운데 웅진성과 사비성을 제외한 모든 성이 부흥군의 수중에 들어왔다.

때마침 왜(일본)에 건너가 있던 백제왕자 풍(豊)이 돌아오자 백제왕조가 다시 이어지는 듯 했다.

백제부흥군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그러나 661년 웅진강구전투와 두량윤성(충남 청양 추정)전투 이후 부흥군 지도부 내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복신이 도침을 죽이고 다시 풍이 복신을 죽이는 내부분열이 일어난 것.

이 같은 상황에서 663년 8월 왜가 대규모 수군을 파견해 백제부흥군과 함께 마지막 일전을 벌였지만 결국 대패하고 만다.

이른바 백강구전투마저 무위로 돌아가고 나당연합군에 의해 주류성까지 함락되고 만다. 여자신이 지휘한 백제부흥군이 임존성에서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여기까지였다. 3년간 전개된 가열찬 백제부흥운동은 이렇게 끝을 맺었다.

임존성은 현재 충남 예산군 대흥면 봉수산성으로 확실시 되고 있지만 주류성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서천군 한산면 건지산성, 전북 부안 우금산성, 홍성의 학성, 연기의 당산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백강을 동진강으로 이해하고 주류성을 우금산성으로 비정하는 학설이 있지만 백강을 금강으로 비정하는 데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렇게 되면 당군이 상륙한 기벌포(伎伐浦)는 금강하구가 된다.

백제부흥운동이 일었던 3년간 충남을 중심으로 한 백제영토는 나당연합군에 맞선 백제부흥군의 함성으로 뒤흔들렸다.

지금도 백제부흥군의 거점이었던 임존성에 가면 백제인의 피맺힌 절규가 메아리쳐 돌아오는 듯 하다. 글=이기준·사진=김상용 기자 poison93@cctoday.co.kr

본 기획취재는 충남역사문화연구원과 공동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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