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행정구역 자율통합 추진 대상지역 가운데 가장 유력한 곳으로 거론되고 있는 청주·청원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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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4년과 2005년 두 차례 통합이 무산됐을 때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통합 여건이 나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청주시·청주시의회는 물론 지역 기관·단체의 역할이 예년에 비해 오히려 부진하기 때문이다.

◆청주시·청주시의회 '눈치보기'


청주·청원 통합을 위한 지방의회 의견청취를 앞두고 청원지역의 찬반여론이 박빙을 이루고 있어 통합무산의 우려가 또다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의 지나친 소극적 대처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청주시는 관권개입에 대한 역효과, 행안부의 자제 요구 등에 의해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외엔 사실상 관망만 하고 있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로드맵 제시가 이뤄지지 않아 체계적인 대응방안 수립이 어렵다"며 "일단 현 시점에선 추이를 살펴보는 것 외엔 딱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행안부의 자제 요청은 논란 속에 이뤄지고 있는 단체장(남상우 청주시장)의 행보를 자제해달라는 부탁이지 통합지원 활동 자체를 중단하라는 것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결국 청주시의 지나친 '눈치보기'가 통합 찬성측의 역량약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게 지역사회 중론이다.

이와 함께 청주시의회의 역할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 이모(56·청주시 상당구 율량동) 씨는 "선거를 앞두고 시의원들이 솔직히 언론의 조명을 받기 위해 인기성 발언을 한 것 외엔 통합을 위해 한 것이 뭐가 있느냐"며 "통합분위기 조성을 위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역 기관단체 '무관심'

비교적 통합관련 활동이 자유로운 지역 기관단체의 무관심도 문제다.

청주지역의 찬성여론이 월등히 우세한 반면 청원지역은 찬반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청원지역에서 활동이 불가능한 행정기관과는 달리 지역적 제약이 없는 민간주도 단체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 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지역의 대표 기관단체 대부분은 청원청주상생발전위원회에 이름만 올려놓았을 뿐 실질적 활동이 전무하다는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수십에서 수백에 달하는 가맹단체를 거느린 청주상공회의소(1100여 개), 충북건설협회(400여 개), 충북전문건설협회(1500여 개), 청주시체육회·생활체육회(각각 30여 개), 청주예총(10여 개) 등의 지역현안 외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주청원통합 지지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청주지역 기관단체가 역량을 모두 결집해도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청원지역 통합반대 단체를 상대한다는 게 쉽지 않은데 무관심한 단체가 더 많으니 무엇을 바라겠느냐"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청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정치적 사안인 만큼 서로 대립을 하고 있는 문제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원군 소재 기업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나서기 보단 물밑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행정안전부 '나홀로 행보'


지역정서를 고려치 않은 행안부의 '나홀로 행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행안부는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4일간 청원지역 14개 읍·면을 순회하며 통합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한 청원지역 사회단체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통합반대를 주장하는 단체와 지역민들의 반발에 사실상 내수면 1곳을 제외한 나머지 13곳에서의 간담회는 무산됐다.

이번 간담회의 무산은 어느 정도 점쳐졌던 일이다. 간담회 참석자 대부분이 통합을 극렬히 반대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행안부의 통합관련 설명이 곱게 비춰지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통합을 반대하는 청원군에 간담회 참석자를 추천 받았으니 당연히 통합반대론자, 그것도 가장 심한 사람들이 간담회에 참석한 것 아니겠느냐"며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니었더라면 찬반양측을 모두 참석키기는 등 지역정서에 맞는 공청회 개최와 정책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 관계자는 "간담회에 따른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라며 "이번 간담회의 목적은 지역민들의 설득보다는 행안부의 진실성을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전창해 기자 widesea@cctoday.co.kr

청주지역 대표 기관단체
단   체   명 대표자
청주상공회의소 이태호
충북경영자총연합회 윤태한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 김경배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 황창환
청주시체육회 김완열
청주시생활체육회 김명수
한국문화예술단체연합회 청주시지부 김동연
민족예술인총엽합회 충북지회 이철수
청주시지속가능발전실천협의회 이수한
한국자유총연맹 청주시지부 황순우
바르게살기 청주시협의회 박재택
(사)한국농업경영인 청주시연합회 김병일
청주 YWCA 신영희
청주 YMCA 김홍성
새마을운동중앙회 청주시지회 조국현
청주시여성단체협의회 이성애
청주청년회의소 이광원
청주KYC 엄승용
청주재향군인회 채수민
대한노인회 청주시지회 배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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