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탓 야구 ‘無관중’ 경기…체육대회들도 취소·연기돼
숙박업소·식당 등 손님 끊겨, “살길 막막해”… 경영난 호소
체육관 밀집…재난에 속수무책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타지인들로 북적거리던 전국대회도 없네요.”
11일 오전 11시30분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종합경기장 부근은 오가는 인파가 드물어 한산했다.
점심이 막 시작된 시간이었지만 이른 더위로 거리에 피어나는 아지랑이만이 가득했다. 유명 요리사가 인증한 ‘맛집’으로 유명세를 탄 가게 역시 평소에는 길게 줄을 늘어서지만 이날은 몇몇 손님이 드문드문 자리를 채울 뿐이었다.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장기화로 프로야구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는 데다 올해 상반기 예정돼 있던 각종 체육경기와 행사들도 전면 취소되거나 연기된 탓이다.
부사동의 경우 대전지역 ‘메인 스타디움’이라고 불리는 한밭종합경기장을 중심으로 충무체육관과 다목적체육관 등이 자리하고 있어 주변 상권이 크게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재난 상황에서 경기장 운영 등이 중단되면 피할 수 없이 극심한 경영난을 겪어야 하는 처지다. 한화이글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몰려드는 인파로 장사진을 이루던 모습도 올해는 찾아볼 수 없다.
인근 치킨집이며 피자집, 슈퍼마켓 등 프로야구 시즌 특수를 통째로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한 번 개최되면 적어도 3일 이상 진행되던 전국규모 대회가 진행되지 못하면서 타지 선수와 관계자들의 방문이 급격히 줄어든 숙박업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올해 대전지역에서 열리는 전문체육 대회 5개와 생활체육 대회 7개가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전국대회도 모두 중단됐다.
당초 충무체육관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전국댄스페스티벌과 충청권 한밭 탁구대회는 취소됐으며 5월 개최되는 전국실업육상대회는 잠정 연기된 상태다.
중·고교생들이 참가하는 ‘중·고 농구 스토브리그'도 지난 2월로 계획이 잡혀 있었지만 학사 일정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밭종합경기장 인근에서 숙박시설을 운영 중인 우혜숙(56) 씨는 “코로나 이후 객실 단가를 낮추고 직접 앞치마를 둘러맸지만 전보다 수익이 20% 감소했다”면서 “가족같은 직원들을 지키려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전시체육회 관계자는 “작년부터 대전방문의 해를 대비해 예년보다 많은 체육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당장에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기약이 없어 내년 일정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