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교수 지원에 따른 문 후보 지지도에 변동은 있었으나, 오히려 보수결집까지 유도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안 전 교수의 지원 효과가 보수와 진보 결집에 묻혀 버린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전 교수가 문 후보를 적극 지지하면 후보를 바꿀 것이냐’는 질문에 박 후보 지지층 12.4%가 문 후보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반면 문 후보에서 박 후보로 바꾸겠다는 응답자도 10.7%에 달했다. 문 후보 지지층 가운데 안 전 교수에 대한 거부 반응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된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 볼만한 대목은 안 전 교수의 의지와 상관없이 ‘기존 지지하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응답자가 68.8%에 달한다는 점이다. 안 전 후보의 구원등판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안철수 지지층’ 가운데 이미 상당 부분이 지지후보를 결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통 끝에 안 전 교수의 사퇴로 귀결되면서 ‘아름답지 않은’ 협상에 실망한 안 전 교수 지지층이 5차 여론조사 때까지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아직도 부동층으로 남아있는 계층은 문 후보 쪽으로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 안 전 교수가 사퇴 직후(지난달 23일) 벌인 충청투데이 4차 여론조사(지난달 27~28)를 보더라도 안 전 교수 지지층의 56.5%만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바 있다. 나머지 22.8%는 박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야권의 텃밭인 호남권에선 문 후보 지지층 16%가 박 후보 쪽으로 움직였다. 여야 모두 자신의 텃밭에서 지지층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선 안 전 교수로 인한 지지층 이동폭은 크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보수 성향이 강한 60대 이상 23%가 박 후보에서 문 후보로 성향을 바꿨다. 진보 성향으로 알려진 젊은 층 20대 10.3%는 문 후보에서 박 후보로 옮겼다.
정치권 한 인사는 “문 후보 지지도가 오른 만큼 박 후보도 올라 ‘안철수 효과’는 일단 미풍에 그쳤다”며 “안 전 교수가 전폭적 지지를 약속했지만, 여전히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신의 지지층을 완벽히 결집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