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임기 개시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선 가운데 국회의원들의 상임위 배정 등을 결정할 여야 원내 협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청권 일각에선 상임위 배분을 사전 조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골고루’ 포진이 가능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정치권과 국회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원 구성 협상은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결정되는 9일부터 시작된다.
원 구성협상은 국회의장, 부의장 등 국회의장단과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우선 마무리하고 개별 의원들의 상임위 배정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각 당은 총선 당선자들에게 희망 상임위를 ‘3지망’까지 받아 상임위 배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 당선자들도 전체적인 흐름에 따라 국회의장단, 상임위원장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조율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충청권에선 새누리당 강창희 당선자,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국회의장과 부의장에 각각 도전하는 등 국회의장단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상임위원장의 경우 나이, 선수 등을 감안할 때 민주당 청주 출신 3선 오제세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충청권 3선 이상 의원들 중 일부는 ‘나이가 어려’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일부 상임위원장 선정에 나이 서열을 파괴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 충청권 의원들의 경합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와 함께 대전·충남 민주당 당선자들은 상임위 배정을 놓고 사전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좌장격인 4선 박병석 의원은 “최근에 당선자들이 모임을 갖고 상임위에 골고루 포진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상임위에 겹치지 않게 포진해 효율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서울=김종원 기자 kjw@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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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의료기관에서 발급하는 진료기록부 사본이나 진단서 등의 제증명수수료가 병원별로 최대 200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들어 상해보험 가입자가 늘고 이에 따른 제증명 발급도 급증하는 추세에 따라 소비자 부담 경감을 위해 제각각인 수수료 재정비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8일 전국주부교실 대전시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10~25일 대전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의료기관에서 발급받았던 제증명 발급수수료 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병원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제증명 종류별 수수료는 진료기록부 사본은 20배, 일반진단서는 40배의 차이를 보였고, 상해 진단서의 경우 최소 1000원에서 최고 20만 원까지 200배 가량 차이가 났다.
의료 소비자들이 병원에서 가장 많이 발급받는 제증명은 일반진단서가 63.3%g로 가장 많았고, 진료기록부(의사소견서) 사본(50.7%), 상해진단서(14.3%), 장애진단서(4.1%) 등이었다. 진료기록부 사본의 경우 발급 경험이 있는 337명 중 발급 수수료로 1만 원을 냈다는 응답이 40.4%로 가장 많았고, 1000~3000원 이하 12.2%, 1000원 11.6% 등이며, 2만 원을 낸 경우도 3.3%였다.
무료로 발급받았다는 응답도 17.5%나 됐다. 일반진단서를 발급받은 소비자(421명) 중 1만 원을 낸 경우가 66%로 가장 많았고, 1만~2만 원 초과 7.6%, 2만 원 7.1%, 1000~3000원 이하가 3.6%였다.
무료 발급 비율도 3.1%였으나 종합병원은 단 한 곳도 없었다.
200배의 수수료 차이를 보인 상해진단서 발급 경험이 있는 소비자(65명) 가운데 수수료로 1만 원을 냈다는 응답이 47.7%로 가장 많았으며, 2만~5만 원 미만 12.6%, 10만 원 7.4% 등이다. 특히 같은 상해진단서 임에도 종합병원에서 20만 원을 받은 경우도 있어 발급 비용의 적절성에 논란이 일고 있다.
이밖에 장애진단서 발급 비용은 병원별로 최저 5000원에서 최고 18만원으로 36배, 사망 진단서 발급 비용도 적게는 3000원에서 3만원까지 10배가량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이같은 의료기관의 제증명 발급 비용에 대해 응답자의 83.8%가 수수료 비용이 매우 비싸거나 다소 비싸다고 답한 반면에 비용이 적정하다는 응답은 16.2%에 불과했다.
또 의료법상 의료기관에 제증명수수료 비용을 게시해야 함에도 응답자(938명) 중 72.8%가 쉽게 확인할 수 없었다고 응답했다.
주부교실 관계자는 “상해보험 가입자가 늘면서 응답자 중 보험사 제출을 위해 진단서를 발급받은 비율이 86.2%에 달할 정도지만 오히려 수수료가 비싸 보험청구를 포기했다는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면서 “병원별로 천차만별인 수수료에 대해 정부가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등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지난해 초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를 시작으로 불어닥친 저축은행 구조조정 바람이 최근 4개 저축은행의 퇴출을 끝으로 일단락됐다. 현재까지 금융당국의 구조조정에 따라 퇴출된 저축은행은 모두 20여 곳으로, 이 중에는 업계 1, 2위에 꼽히는 대형저축은행들까지 속해 있어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금융당국은 이번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를 끝으로 더이상의 ‘일괄퇴출’은 없을 것이라며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을 매듭지었지만, 업계 건전성을 위한 ‘상시퇴출’방안에는 여운을 남기면서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활동 의지는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본보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축은행이 어떻게 태동하는 등 과거를 돌아보고, 현 상황을 조명해 본다.
◆저축은행 태동
사실 일련의 저축은행 사태가 전 국민적인 이슈가 된 데는 서민들 가까이에서 오랜 기간 친근한 서민금융기관으로써 자리잡아 왔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친서민 금융기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일반 은행에 비해 높은 예금 이자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시중 은행권을 이용하기 힘든 이들은 이 곳을 이용해 돈을 융통했고, 또 과거 자식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던 서민들은 푼돈을 아껴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저축은행을 찾아 모여 들었다.
저축은행은 지난 1972년 ‘상호신용금고법’에 따라 설립된 금융기관으로 지난 2001년 국회에서 이 법을 개정하고, ‘상호저축은행법’을 제정함에 따라 2002년부터 기존 '상호신용금고'들이 '상호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바꾸게 됐다. 상호신용금고가 도입된 초반에는 금융 중개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1975년 상호신용금고법과 시행령이 개정돼 감독 기능이 강화되면서 허가 취소 또는 합병 정리과정을 겪기도 했다.
실제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한때 전국 250여 곳에 달하던 저축은행 점포 수는 현재 90여 개로 확 줄어들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중심의 지배구조와 허술한 감독체계로 상호신용금고와 관련한 금융사고는 해마다 발생하며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2001년 3월 대주주의 권한을 제한하고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호저축은행법을 제정하게 됐지만 실질적인 대안은 되질 못했다.
◆저축은행 사태…예견된 부실
이번 저축은행 부실사태는 사실 이미 저축은행 설립 초기부터 예견돼 왔던 상황이라는 데 그 심각성을 더한다. 영리에 치우친 무분별한 사업행태와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각종 문제점들이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지난해 초부터 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은 저축은행 업계의 실질적인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영리에만 치우친 무분별한 PF대출과 대주주의 도덕성 결여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저축은행에서 가장 큰 이익의 대부분은 PF 사업으로 발생한다. 은행 입장에서 PF 사업은 위험성이 큰 대신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는 사업이다.
반면 사업자 입장에서도 PF 대출 조건이 까다로운 시중은행 보다 저축은행에서 PF 대출을 하는 것이 간편하다는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하면서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한 무분별한 PF사업확장이 유행처럼 번졌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호황일 때 PF 대출로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난해 초부터 불어닥친 부동산 경기 불황은 부실채권으로 처리되기 시작했고, 이 손실분은 고스란히 저축은행으로 돌아왔다.
이런 가운데 은행 대주주들은 오히려 PF대출을 줄이기는 커녕 더욱 늘리는 등 심각한 도덕성 결여를 보이며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이 된 저축은행 대주주들의 각종 비리행위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지역의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저축은행 사태에는 정부 금융당국의 책임도 존재한다”며 “PF대출을 통한 문제는 지난 2007년부터 예견이 돼 있었지만 이에 대한 어떤 대책도 마련해 놓지 않은 채 지금에 와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이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의 일방적인 지원체계 개선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자구 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대전 동구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90억 원의 재원을 투입했다. 지난 2010년 26억 원, 지난해 62억 원이 지원됐다.
중앙시장 아케이드 설치사업과 가양2동 주민센터 인근 주차장 조성사업에 투입된 재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게 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도 2억 5000여만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중구 또한 지난해와 올해 각각 15억 원 씩, 30억여 원의 예산을 관내 산성시장 및 태평시장 아케이드 설치사업에 투입했다.
이처럼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효과는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전통시장 활성화의 주류가 시설투자에 집중되고 있는데 반해 실제 전통시장 이용자 및 소비자들의 체감도는 현격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소기업청의 ‘2010·2011년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사업 성과평가 결과보고서’가 이를 뒷받침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년대비 전통시장 구매금액이 늘어난 소비자의 80% 이상은 ‘제품가격이 비싸져서’와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져서’를 꼽았다.
반면 ‘시설이 좋아져서’나 ‘상인들이 친절해져서’라고 응답한 소비자는 전체 7% 수준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막대한 시설투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구매금액 증가 또한 실제 구매액의 증가가 아닌 물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날선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퍼주기식 시설개선 위주의 획일적 정책의 전반적 점검과 손질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이 단기적 성과위주의 시설사업에만 함몰돼 전통시장 자생력 확보라는 장기적 목표와는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에 기인한다.
정부는 지난해 전통시장 육성사업 전체예산 2071억 원 가운데 1660억 원(80.2%)을 시설사업에 투입했다. 때문에 ‘소프트웨어’ 측면인 시장경영혁신지원사업 재원은 저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상인들의 자구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설사업과 관련한 정부지원의 대부분이 민간 자부담이 면제되는 시설중심으로 편중돼 상인들의 자발적 요구가 반영된 ‘유통시설’은 전무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정부의 획일적이고 일방적인 정책이 실행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시설사업에 따른 즉각적인 전통시장 활성화는 불가능에 가깝다”면서 “시설투자사업과 함께 상인들의 경영마인드 제고 등 다각적인 정책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특히 중소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안정적인 유동성 확보가 가능했던 공공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 사상 최악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공공공사 발주의 조기 집행과 지역 하도급 비율을 높이는 등 지역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 현재까지 대전지역 공공공사 발주현황은 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5건)보다 22건(40%)이 감소했다.
공사금액으로는 총 283억 5689만 5000원으로 지난해(702억 9384만 1277원)와 비교해 절반 이상인 419억 3694만 6277원(59.66%)이 줄었다. 참가자격을 충남으로 제한한 공사를 기준으로 충남에서 올 들어 8일 현재까지 발주된 공공공사는 모두 41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건이 감소했다.
충남지역 공공공사 발주금액도 지난해보다 297억 원이 줄면서 공사수주에 목말라 있는 건설업체들의 입이 바짝 마르고 있다.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공공공사 발주뿐만 아니라 민간공사도 뒷걸음질치면서 건설공사 수주가 씨가 말랐다.
공공건축은 세종시 신청사 및 공공기관 지방이전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비주거용 건축이 부진했던 데다 주거용 건축도 전년 같은 달보다 85% 감소하는 등 동반부진을 보임에 따라 전체적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8% 줄었다.
이처럼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중소 건설사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대전과 충남의 건설업체 부도(당좌거래정지업체) 수는 각각 3곳과 1곳 등 모두 4개 업체로 위기를 모면하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올 초만 하더라도 대전시 등 충청권 지자체들은 올해 추진 예정인 각종 건설공사를 상반기 착공할 수 있도록 조기 발주를 계획했다. 하지만 4월 총선과 자체 예산 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지난해 설계가 끝나고 올해 발주 계획이던 공사들이 동면에 들어간 채 웅크리고 있다.
업계는 건설경기 침체 골이 깊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공공공사 발주만이 그나마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각종 공사 물량 감소로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지역 건설업체들을 위해 공공공사의 조기 발주가 시급하다”면서 “지자체 발주 공사는 물론 학교공사나 연구단지 관련 공사도 예산 확보가 어려워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지난해부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경찰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피해신고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그동안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들은 대부분 보복 폭행이나 집단따돌림 등이 두려워 피해를 감추기에 급급했지만 가해 학생들에 대한 경찰의 매서운 처벌이 이어지면서 점차 신뢰감을 얻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충남경찰이 지난 3월 19일부터 6주간 실시한 상반기 학교폭력 자진·피해신고 기간 동안 접수된 피해신고는 83건(238명)으로 이 가운데 자진신고는 모두 9건(1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자진신고 1건(2명), 피해신고 23건(51명)과 비교해 상당히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대전경찰은 자진신고 78건(88명), 피해신고 15건(30명)을 접수받는 등 지난해보다 약간 감소했지만, 117신고 전화를 통한 수사와 독자적으로 무기명 신고사이트를 운영해 60여건을 접수받은 점을 고려하면 피해신고 활성화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중학생 김 모(14) 군은 “뉴스에서 학교폭력과 관련한 사건들이 매일같이 나오다 보니 친구들을 괴롭혀 오던 아이들이 겁을 먹고 전보다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평소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들이 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해 선생님께 바로 보고하거나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야기도 종종 들을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전과 충남경찰은 이번 학교폭력 피해신고를 통해 조사받은 268명 중 11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15명을 소년부에 송치했다.
올해부터는 특히 가해 학생들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위해 관할 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선도위원회를 통해 즉심, 훈방, 입건 여부를 사안별로 빠르게 결정하고 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그동안 재량사업비는 의원들이 지역 챙기기를 위해 나눠먹기식으로 사용돼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고, 대부분 광역단체에서도 이에 대한 예산을 철회하는 분위기다.
8일 도에 따르면 의원들의 ‘쌈짓돈’으로 불리는 재량 사업비 전액(90억 원)을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제251회 임시회 추경 심의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도의회에 전달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의원들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의원 길들이기’라는 주장을 펴며 날 선 공방을 예고했다.
특히 예산특별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은 도에서 추경으로 올라온 선심성 예산을 철두철미하게 검증해 모두 삭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의원 1인당 2억 원씩 관행처럼 편성·집행돼 온 재량사업비가 하루아침에 ‘0’이 된다는 생각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새다. 한마디로 의원들은 재량사업비를 통해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 동시에 인지도 상승과 표심을 자극하는 수단으로 활용했지만, 이러한 활로가 끊긴 셈이다.
A 의원은 “이 예산이 의원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면 문제가 있지만, 모두 지역 사업비로 사용되고 있다. 의원 활동에 제약이 뒤따를 것”이라며 “모두 삭감하는 것은 안 지사가 의원들의 발목을 잡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문제는 재량사업비 삭감을 둘러싸고 도의회 내부에서조차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지사의 정치적 행보를 지지하는 민주통합당 일부 의원들은 ‘전전긍긍’하며 도 입장을 수긍하는 분위기지만, 일부 의원은 묵인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의원 간 마찰도 야기되고 있다.
급기야 일부 의원은 ‘레임덕’에 걸린 의장단에서 수수방관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로 의장단을 압박할 대응책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문제는 재량사업비 탓에 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상 의원들이 지역구 관리 명목으로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해당 시·군도 매칭으로 예산의 절반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작 도비가 있어도 지자체의 형평상 어려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해 천안시와 아산시에 마을 안길 포장과 배수로 정비 등의 재량사업비가 각각 90억 원, 30억 원이 책정됐지만, 형평성에 어긋난 예산이라는 이유에서 매칭이 성사되지 않았다.
여기에 마을 도로 정비 사업은 우선순위가 매겨져 있기 때문에 순서를 바꾸기 어렵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이와 관련 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예산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나가는 것에 대해선 방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도 관계자는 “지역사정을 잘 아는 의원들이 현안을 파악해 추진한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민원과 관련해 지역을 관리하는 선심성 사업을 벌인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다른 지자체 등에서 이에 대한 감사를 받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큰 사업부터 차근차근 이끌어갈 생각”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원들도) 공감하고, 받아 주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민 기자 sinsa@cctoday.co.kr
국세청은 지난 2월 ‘숨긴 재산 무한추적팀’을 본격 가동한 후 끈질긴 추적조사를 거쳐 체납세금 3938억 원을 징수했다고 8일 밝혔다.
징수한 세금 중에는 가족이나 종업원 명의로 재산을 숨기고 호화생활을 한 전 대기업 사주와 대재산가의 체납세금 1159억 원도 포함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163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전 대기업 사주 A씨는 배우자 명의 고급빌라에 살면서 조세회피지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1000억 원 상당의 내국법인 주식을 숨겨놓은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페이퍼컴퍼니의 주식을 압류하고 공매를 통해 체납액을 회수할 예정이다.
사학재단 이사장 B씨는 체납세금 16억 원을 내지 않으려고 자녀 명의로 개설한 양도성예금증서(CD) 계좌로 입·출금을 반복하는 등 지능적인 수법을 사용해오다 국세청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을 숨기고 호화생활을 하는 고의적 체납자를 끝까지 추적해 체납세금을 징수하겠다”며 “악의적 고액체납자와 이를 방조한 자는 조세범칙행위로 형사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올 들어 공사를 수주했다는 업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대전지역 공공공사 발주건수가 8일 현재 전년 동기대비 40% 줄어들면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실적과 매출이 크게 감소해 많은 업체들이 올해 단 한 건의 공사도 하지 못하는 등 존폐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 건설업계는 중견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공공사에 의존도가 높은 중소업체들이 영업정지처분 위기에 몰려있는 것은 물론 아예 면허를 자진반납하는 업체도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A건설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할 때 공사 발주 건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많은 중소업체들이 2분기 현재까지 올해 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들 업체의 경우 실적이 저조하다보니 은행으로부터 자금회수 압박을 받는 것은 물론 인건비 등 고정관리비조차 지불할 능력이 안돼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소 건설업체들의 주거래은행이던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건설업계의 자금난도 업계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B건설 관계자는 “중소업체들의 자금줄이던 저축은행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져 자금난은 심해졌고, 은행들의 대출회수 압박까지 받게 되면서 자본금을 잠식하는 경우도 많아졌다”며 “이같은 자금난이 업체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장비대금이나 자재대금 결제가 지연돼 소기업부터 시작된 운영난이 이미 중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운영난 확산으로 인해 지역 건설업계의 양극화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일부 건설사들은 상가건축, 공장설립 등 민간공사분야에 발을 내딛으면서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려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소형 업체들에게는 이 마저도 ‘남의 떡’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발주처들이 최저 공사가격을 따지기 보다 업체의 실적과 신용도를 고려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어 수주실적이 저조한 업체들은 입찰에서 배제되는 등 악순환을 겪고 있어서다.
C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수주 조건이 최저가격에서 신용도와 실적으로 변화되면서 발주처들이 연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하는 업체들은 아예 배제시켜버린다”며 “그 업체들은 결국 실적이 없어 다른 공사도 하지 못하게 돼 결국 업체 운영을 포기해야할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교육과학기술부를 중심으로 정부가 졸업생 취업률과 신입생 충원율, 산학협력사업 등 몇몇 눈에 보이는 지표만을 갖고 평가, 지원한 결과 각 대학들이 문학, 철학, 사학 등 인문학과들을 축소하거나 통폐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8일 교과부와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각 대학들은 최근 인문 및 이과계열 학과들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해와 올해 교과부가 부실대학 선정에 있어 '취업률'을 가장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면서 상대적으로 저조한 실적을 거둔 이들 학과들은 대학 내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한남대와 배재대, 목원대, 대전대 등 지역 대학들은 취업률과 신입생 충원율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현재 학과 통폐합이나 축소 등의 방침을 정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초학문의 부실은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나 지방, 공기업과 사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미래의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고, 각 분야의 학문적 토대가 되는 기초학문이 부실할 경우 응용과학은 물론 우리 사회에 지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특히 시장논리에 따라 민간영역에서 할 수 없는 '기초학문의 육성·지원'은 국가 차원에서 접근돼야 하지만 오히려 전국의 모든 대학을 '취업 학원'으로 만들면서 또 다른 문제점들이 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예전에는 문학과 역사, 철학이 그 대학의 학문적 깊이를 평가하는 잣대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모든 대학, 학과가 졸업생을 몇 명 취업시켰는지가 관건이 됐다"며 "인문학이 강한 대학, 미술이 강한 대학, 음악이 강한 대학 등 순수학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도 "학문은 기초 순수학문과 응용학문이 균형을 이뤄 발전해야 시너지 효과가 있지만 정부의 연구개발비 중 인문학 분야를 보면 전체의 1%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취업률만이 아닌 각 대학들이 추진해 온 특성화 전략에 맞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충남대 교수회 김용완(사학과) 회장은 "정부나 각 지자체들이 현재 인문학에 대해 지원하고 있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고, 기초학문의 육성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대학의 책임으로 떠넘기면 안 된다"면서 "최소한 국립대만큼은 기초·순수학문 분야를 지킬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