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 판매 개시 첫날… 우체국·농협 등 물량 없어 소비자 헛걸음
"물량 내려온 것 없어" 직원들도 당혹… 정부 "공급 1~2일 내 구축"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목요일부터 마스크가 풀린다고 해서 문 열기 전부터 나와서 기다렸는데……."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27일 오전 일찍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우체국 앞을 찾은 시민 김모(36) 씨는 마스크 물량이 없다는 말에 허탈함을 내비쳤다.
정부가 27일부터 약국·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정작 일선 판매처에선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 시민들이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앞서 지난 26일 정부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 수급 수정조치를 시행해 마스크 생산업체의 수출은 생산량의 10%로 제한하고, 당일 생산량의 50% 이상은 공적 판매처로 출하하도록 했다.
공적 판매처로 공급되는 마스크 양은 1일 500만개 정도로 추산했다. 이렇게 공급되는 마스크는 일반 소비자를 위해 27일부터 약국을 통해 150만장, 우체국·농협 등을 통해 200만장 등 총 350만장을 매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크 대란이 지속되자 정부가 극약처방으로 내린 결단으로 마스크 유통에 적극 개입해 수급을 안정화를 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시민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장당 몇백 원이었던 마스크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고 이마저도 구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약속한 27일이 돼서도 정작 대전 지역의 우체국이나 농협에서는 마스크를 찾아볼 수 없었다. 유성구의 한 하나로마트 입구에는 "현재 마스크가 품절 상태로 조만간 입고될 예정입니다"란 안내문이 붙어 이곳을 찾은 시민들을 발길을 돌렸다.
답답하기는 판매처도 마찬가지. 충남 천안의 한 우체국 직원은 "정부가 푼다고는 했지만 정작 물량이 내려온 것도 없고 정확한 지침도 전달되지 않았다"며 "멀리서 온 시민들이 왜 거짓말하냐고 따지는데 정작 우리도 당황스럽다"고 당혹해했다.
정부의 대책 발표와 일선 현장이 엇박자를 내자 정부는 이날 다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적 판매처를 통한 마스크 공급을 1~2일 내로 구축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 긴급 합동브리핑'을 열고 공적 물량 구축에 1~2일 더 소요된다며 최대한 조속히 수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기존 계약에 따른 위약금 등의 문제로 생산업체와 공적 판매처 간 세부 협의가 아직 진행되는 곳이 있어 정상 공급체계를 구축하는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게 홍 부총리의 설명이다.
홍 부총리는 "마스크 수급 안정과 관련해 여러 조치에도 아직 수급 불안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며 "공적 물량이 판매되는 매장에서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마스크 구매 가능 여부를 공개해 불편이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