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최근 청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마스크를 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벌이고 있고 일부 시민은 청주시에서 보급한 마스크를 인터넷에서 되팔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청주시는 마스크 12만개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전해졌다.
24일 청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시민 A(36·여) 씨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었다. A 씨는 “인터넷에서는 마스크를 개당 4000~5000원에 팔고 있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이 2000~3000원으로 저렴해 돌아다니면서 마스크를 사고 있다”며 “오전 동안 7곳 정도를 돌아다녔는데 마스크를 산 것은 5개가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A 씨는 “지난 주만 해도 마스크를 사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확인자가 발생하고 나서는 마스크 자체를 보기가 어렵다”면서 “이렇게 사태가 커질 줄 알았다면 미리 사 놓을 걸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대형마트에는 마스크 사재기를 방지하기 위해 ‘1인당 구매 수량 제한’을 하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해 정보를 교환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B(32·여) 씨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이용해 마스크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B 씨는 “홈쇼핑이나 인터넷에 특가로 나온다는 정보가 단체대화방에 올라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금만 늦어도 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많이 구매하는 사람을 보면 돈을 주고 팔아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주의 한 인터넷카페에서는 청주시가 보급한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와 비난을 받았다. KF94 마스크를 판매한다는 사진에 청주시에 마크가 찍혀있었으며 15장에 2만 5000원에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 마스크는 지난해 청주시가 취약계층에게 제공한 미세먼지 마스크로 보인다.
게시글을 본 시민들은 “행정당국이 제공한 마스크로 누구는 재테크를 하고 피해는 세금 내고 비싼 마스크사는 시민”, “동사무소에서 나눠준 거로 알고 있는데 마스크 구입 못해서 난리인데 그걸 꼭 팔아야하냐”, “청주시에서 주는 마스크 팔아 부자되어라” 등의 비난을 했다.
지급된 마스크를 팔아도 처벌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청주시는 6억 32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마스크 155만 4606매, 취약계층 3만 4428명(1인당 45매)를 나눠줬다.
청주시 관계자는 “업체와 마스크 수급 일정을 조율해 보고 있지만 물량이 부족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마스크를 구입하는 대로 취약계층에 보급하고 일부는 비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휘헌 기자 hhsong@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