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들어 잇따라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대전, 충청권 시장은 거래활성화 등을 크게 기대하지 않는 등 냉랭한 반응이다.업계는 사실상 아파트 거래가 실종되고,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일련의 부동산 정책은 지방시장과는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지난 1월 30일 지방투기지역 해제 대책을 시작으로 6·11 지방미분양 대책, 8·21 주택공급기반 강화 및 건설경기 보완방완, 9·19 국민주거안정을 위한 도심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 주택 건설방안, 9·23 종합부동산세 완화방안 등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대전, 충청권 부동산 시장은 거래 급감과 주택가격 보합세, 경기침체 등의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여기에다 일련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공급 확대와 가격 안정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 지역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이교하 대전시지부장은 "공급을 늘린다고 해도 가격이 비싸 소용이 없고, 규제를 풀었다해도 시장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세제개편안도 수도권 고가주택 보유자에게만 혜택이 집중될 뿐 지방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미분양 문제 해결도 요원해졌다.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전, 충청권 미분양 물량은 2만 5900가구에 달한다.
특히 분양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가운데 미분양 적체와 금융대출 강화로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공급이 확대될 경우 미분양 적체가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김종호 대전충청지사장은 "지금까지 나온 정책 중 지방시장에서 도움이 되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특히 대전의 경우 인구유입이 없는데다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없어 주택구매심리가 크게 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게다가 지방의 1가구 1주택 거주자의 세금감면 요건에 2~3년의 거주 요건을 강화한 것은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에선 우선적으로 거래시장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한주택건설협회 대전시회 이동하 사무처장은 "주택공급 정책의 취지를 탓할 수는 없지만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대출금리 인하 등 시장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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