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딴 집

2008. 9. 23. 21:57 from 사는이야기

외딴집은 밤이 길다. 어둠이 빨리 찾아들고 아침이 늦게 온다. 새벽은 밭은기침을 하고 아침은 외로운 몸살을 앓는다. 우리 집은 25여 년 간 외딴집이었다.


남 들은 대낮 같은 백열등을 쓸 때 우리 집은 등잔불을 썼다. 남들이 TV볼 때 우리 집은 라디오를 들었다. 남들 전자레인지 쓸 때 우린 석유풍로를 썼다. 남들 냉장고 쓸 때 우린 통풍 잘되는 곳에 야채를 놓았다. 보일러 대신 우물물을, 연탄불 대신 아궁이에 불을 지폈다. 외딴 집에 불을 밝히려면 전봇대 값을 개인이 지불해야 했기 때문에 전기를 놓을 수가 없었다.

너 무 무서우면 눈물도 나지 않는다. 너무 두려우면 오히려 겁이 없어진다. 너무 두려우면 되레 독해진다. 외딴집 2km 근방에는 아무도 살지 않았다. 가로등도 없었으며 인기척도 없었고 불빛도 없었다. 그저 어둠, 어둠…. 어둠 속에 징그러운 두려움만이 웅크리고 있을 뿐, 빛이라고는 없었다. 켕기는 두려움…. 간당간당한 두려움을 안고 살았다.


부 모님이 부재중일 때 난 혼자 남겨졌다. 불 꺼진 집, 혼자 남은 외딴 집은 두려웠다. 도피할 수 없는 유배지였다. 공포의 감옥 같았다. 그래도 혼자 어둠을 깔고 앉아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밥을 짓고 소죽을 끓이고 개밥을 주었다. 그리고는 방안에 들어가서는 주먹만한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두려움을 잘근잘근 씹었다. 밖에서 부스럭 소리만 나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부모님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것도 안 되면 손전등을 켜들고 마을 정류장으로 마중을 나갔다. 차라리 버스를 기다리며 멀뚱히 서있는 게 마음 편했다.


 버 스가 지나가는 것을 한대, 두 대, 세대…. 셈을 세면서 멀뚱히 있다보면 반가운 ‘아군' 부모님이 오셨다. 버스 계단을 밟고 내려서는 모습을 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버지의 손에는 항상 센베과자나 모나까, 웨하스, 찐빵, 호두과자, 알사탕 봉지가 들려있었다. 마치 두려움을 이긴 것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처럼. 봉지를 받아든 난 저간의 공포는 까마득하게 잊고 군것질에 몸이 달아올랐다.

 수 안보에서는 커다란 개울물을 사이에 두고 외따로 살았고, 제천에서는 높다란 산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살았다. 낮이 되면 마을사람들이 농사일을 하느라 집 근처 논밭에 한둘 나타났다. 사람이 반가웠다. 사람냄새가 좋았다. 사람이 나타나면 나도 모르게 손을 까불며 인사를 했다. 사람과의 손 인사가 정겨웠다. 그들은 이웃이었지만 산 너머 이웃이었다. 밤이 되면 없어지는 이웃이었다. 한 때는 ‘우리 집에 무슨 큰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외롭게 크면 눈물도 많아진다. 별거 아닌데도 서운하고 외로워진다. 도회지에서 친척들이 오면 저마다 한결같이 ’별장 같다‘고 했다. 신천지 같다고 했다. 그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속에서 이름 모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한가한 소리였다. 간만에 유희 삼아, 도락 삼아 놀러오면 분명 낭만적인 풍경일 것이다. 얄미운 사람들 같으니라고. 등잔불의 그을음, 등잔불에 타던 그리움, 그 그리움의 발원지, 그리고 그 어린 마음에 겹겹이 상처로 피어오르던 그을음은 아프고 시렸다.


 그 후 몇 년이 흐른 후 전봇대 세 주를 사비(私費)로 박고 우리 외딴 집은 광명을 찾았다. 전기가 들어오고 냉장고와 TV가 들어왔으며 밥을 하더라도 전기밥통이 있어 밥이 식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도 부모님은 전기를 아끼신다. 틈만 나면 소등하고 웬만해서는 점등하지 않는다. 늘그막에 시작한 아파트 생활도 대 만족이라고 하신다. 왜냐하면 문명의 편리함이 아파트에 절절히 흐르기 때문이다. 옛 전원생활이 그립지 않느냐고 가끔 물으면 대답은 간단하시다.

“징그럽다, 징그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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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3일)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힘을 쏟고 있는 수험생들의 마지막 마무리 전략에 대해서 알아보았다./허만진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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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교편향 문제가 사회적인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전지역 불교와 기독교, 천주교 등 3대 종교 지도자들이 한데 모여 상생발전 방안을 논의해 '대전발 종교 간 화합'이 관심을 끌고 있다.

   
▲ 대전불교사암연합회장 진철 스님(맨 왼쪽)과 천주교 대전교구청 유흥식 주교(가운데), 대전기독연합회 이기복 회장(맨 오른쪽)이 23일 대전 동구 용전동 천주교 대전교구청에서 회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우용 기자 yongdsc@cctoday.co.kr
☞동영상 cctoday.co.kr 허만진 영상기자
23일 대전불교사암연합회 진철 스님과 대전기독교연합회 이기복 목사는 대전시 동구 용전동 천주교 대전교구청을 방문해 유흥식 주교와 회동을 갖고 종교화합 문제와 지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동은 지난 17일 진철 스님과 이기복 목사의 만남에서 두 사람이 뜻을 같이해 추진한 회동으로 박성효 시장도 자리를 함께해 종교화합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진철 스님은 "지금의 종교 간 갈등은 어느 한 순간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세월 상대방 종교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것에서 비롯됐다"며 "서로 다른 종교의 성직자와 신도들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는 이기고 지는 게 없다. 이길 수도 없고 질 수도 없다"며 "종교는 정신적인 차원에서 균형있는 국민, 훌륭한 국민을 만드는데 일조해야지 서로 우리편 만드는 데만 힘쓰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기복 목사는 "일련의 사태는 종교인들의 책임이 크고 또한 국민들의 화합에 대한 기대도 크다"며 "종교분쟁은 다른 사회갈등과 달리 국가전체를 분열로 이끌 수 있는 만큼 모든 종교인들이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3대 종교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대전발 화해 모드가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유흥식 주교는 "3년 전쯤에도 행정도시 위헌 판결이 나 지역민심이 흉흉할 때 지역 종교지도자들이 만났었다"며 "조용한 가운데 서로 좋은 쪽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나라에 비해 모범적인 종교활동이 자리잡고 있다"며 "서로의 말에 너무 예민하게 깊이 받아들이지 말고 가볍게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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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행이 내달 말 대전지점 개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대전 금융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대전 금융시장에 타 지역 지방은행이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대전에 기반을 둔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와 농협 대전지역본부는 전북은행 진출에 대해 그리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전북은행은 내달 말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원광 대치과 건물 1층에 점포 개설을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나섰으며, 이를 위해 김태성 영업부장을 대전지점 개설준비위원장으로 인사발령했다.

전북은행은 대전지점을 충청권과 수도권 고객을 늘리기 위한 거점으로 삼아 지역적 한계를 넘는 수익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대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둔산동에 타 지역 지방은행의 영업방식이 지역 금융수요자들에게 호응을 얻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특히 전북은행 대전 진출 배경에는 학하지구에 공동주택을 분양할 예정인 제일건설과 관련이 있다는 말도 나 돌아 전북은행의 대전 진출을 바라보는 지역민과 금융계의 시선이 그리 곱지만은 않다.

전북은행의 대전 영업이 대전지역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이를 계기로 다른 지방은행들까지 무분별하게 대전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타 지역 진출은 지방은행 본연의 지역경제 기여라는 책무보다 타 지역을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진출하는 꼴"이라며 "점포만 한 곳 달랑 개설하는 것만으로 지역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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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싼 급매를 찾는 문의만 간혹 있을 뿐입니다."

정부의 추가 대책에도 불구하고 꽁꽁 얼어붙은 지역 부동산 시장은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23일 지역 부동산 중개업계에 따르면 불경기로 인해 중소형 평형대가 실수요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으나 해당 평형의 경우 매물은 물론 전세물마저 극심한 품귀현상을 겪고 있어 거래의 소강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저가 실속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으나 매도자는 추이를 관망하며 매물을 내놓기를 꺼리고 있어 시장은 여전히 거래물 없이 급매물에 대한 문의만 오가고 있는 상태다.

둔산지역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작금의 시장 상황에 대해 "어느 쪽도 매매로 인한 위험부담을 떠안지 않으려 한다"며 "아파트 값에 대해 상승이든, 하락이든 어느 쪽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둔산지역에서 매매가 1억 500만 원 정도인 79㎡형(24평)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가 8000만∼8500만 원선에서 형성되고 있어 이미 중소형 아파트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가 70∼80%에 이르는 상황이지만 매매보다는 전세로 거래가 이뤄지는 게 대세다.

그러나 이조차도 내놓는 물건이 없어 급기야 아파트 월세를 찾는 수요자까지 생겨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일각에선 이렇다할 가격 상승요인이 없는데도 시장위축 자체가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부동산114 김종호 대전충청지사장은 "현재 시장원리로 보면 아파트 값은 바닥을 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급매물 소진여부로 파악해 볼 때 보합세가 끝났다고 봤지만 아직 양측의 심리적 요인이 강하게 남아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 성수기로 접어들었지만 실수요자와 집주인들의 끝을 알 수 없는 관망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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