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남겨둔 채 수도권 규제완화를 논하는 것은 일의 순서가 바뀐 것 아닙니까?"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은 수도권 규제완화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높은 인건비와 땅값 때문입니다.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없이 국가균형발전을 퇴색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태를 중단하길 바랍니다."
특히 국토면적의 11.3%에 불과한 수도권에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48%, 경제·교육·문화의 집중되면서 온 과밀화의 폐해를 지적하며, '수도권 기업이 해외로 이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빈약한 논리로 수도권 규제완화를 현 시점에서 논의하는 것에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날 한금태 대전산업단지 협회 회장은 "현 '국토의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충남도내 관리지역 내 공장면적이 3만㎡가 넘으면 연접이 불가능하며, 연접을 원할 경우에는 20m의 도로를 만들어 해당 지자체에 기부 체납해야 하고 일반 광역시의 공장 건폐율이 80%인 반면 관리지역은 건폐율이 20∼40%에 그쳐 토지 매입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본적 토대마저 없앤 제도로 빠른 시일 내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구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도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관련 대책들이 미봉책에 불과하다. 국내 건설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미분양 공동주택은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난 2003년부터 꽁꽁 묶어놨던 부동산 관련 규제들을 전부 풀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그러나 사공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경제·금융 관련 대통령 주재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자리에 불참, 반쪽짜리 간담회로 전락시켰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소속 한 인사는 "수도권 내 기업들이 규제 등으로 해외로의 이전을 추진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경쟁력강화위의 기본 입장임을 밝혀 지역 상공인들의 불만만 증폭시켰다. 이날 사 위원장을 대신해 답변에 나선 이성구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관 합동 규제개혁 추진위원회 단장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집행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각 부처에 전달을 해서 해결책을 구해야 한다"며 "관련 규제를 검토,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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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명품목인 천연기념물 제 103호 속리산 정이품송을 아버지로 한 첫 자식인 장자목(長子木)이 처음 공개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 시험포지에서 속리산 정이품송 소나무의 부계혈통을 이어받은 장자목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세계 최초로 적용된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사업의 개가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정이품송 장자목 58본은 평균 키 132.1㎝, 근원경 38.7㎜로 아버지를 닮아 곧은 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장자목들은 DNA지문분석법을 통해 정이품송의 친자확인과 가계도 작성까지 마쳤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일반적으로 혈통보전을 위해 적용하는 방식은 보존하고자 하는 혈통의 나무를 어미나무로 해 동일종의 다른 개체의 화분을 공급하는 방식의 모계중심 혈통보존 방식을 적용하지만 정이품송의 혈통보존방식은 보존대상목이 가지는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세계 최초로 적용된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학원 측은 "보존목의 혈통을 보존하면서 우수한 모계의 형질이 융합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어미목을 선발했다"며 "이는 마치 왕실의 우수한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최고의 왕세자비를 간택하는 것과 같은 형식"이라고 밝혔다.
수령 600년인 정이품송은 1980년대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충해에 시달리며 수세가 쇠약해졌고 1993년 이후 세 차례의 폭설과 돌풍, 낙뢰에 가지가 부러지는 등 우아한 자태를 상실해 이를 회복시키고 혈통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정이품송이 너무 나이가 들어 접붙이기는 어렵고 주변의 형질이 좋은 나무에서 가루받이가 된 후계목으로 정이품송 혈통을 보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평가됐다.
특히 정이품송은 고위관직에 속하는 벼슬이 부여되는 등 의인화된 소나무로 당시의 시대배경상 정이품송의 온당한 혈통보존방법으로는 모계가 아닌 부계에 의해 대를 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토대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1년 전국에서 선발한 형질이 뛰어난 소나무 425개체 중 가장 우수한 5개를 골라 이들 어미 소나무에 정이품송의 화분을 수정하는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올린 바 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정이품송의 장자목 10본을 내년 초 분양을 신청받아 엄정한 심사를 통해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독립기념관, 국회의사당 등 10곳에 분양할 계획이다. 엄경철 기자
국립산림과학원은 23일 경기도 수원시 오목천동 시험포지에서 속리산 정이품송 소나무의 부계혈통을 이어받은 장자목을 일반에게 공개하고 세계 최초로 적용된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사업의 개가라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정이품송 장자목 58본은 평균 키 132.1㎝, 근원경 38.7㎜로 아버지를 닮아 곧은 줄기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장자목들은 DNA지문분석법을 통해 정이품송의 친자확인과 가계도 작성까지 마쳤다.
국립산림과학원 측은 "일반적으로 혈통보전을 위해 적용하는 방식은 보존하고자 하는 혈통의 나무를 어미나무로 해 동일종의 다른 개체의 화분을 공급하는 방식의 모계중심 혈통보존 방식을 적용하지만 정이품송의 혈통보존방식은 보존대상목이 가지는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세계 최초로 적용된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방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과학원 측은 "보존목의 혈통을 보존하면서 우수한 모계의 형질이 융합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어미목을 선발했다"며 "이는 마치 왕실의 우수한 혈통을 보존하기 위해 최고의 왕세자비를 간택하는 것과 같은 형식"이라고 밝혔다.
수령 600년인 정이품송은 1980년대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충해에 시달리며 수세가 쇠약해졌고 1993년 이후 세 차례의 폭설과 돌풍, 낙뢰에 가지가 부러지는 등 우아한 자태를 상실해 이를 회복시키고 혈통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정이품송이 너무 나이가 들어 접붙이기는 어렵고 주변의 형질이 좋은 나무에서 가루받이가 된 후계목으로 정이품송 혈통을 보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평가됐다.
특히 정이품송은 고위관직에 속하는 벼슬이 부여되는 등 의인화된 소나무로 당시의 시대배경상 정이품송의 온당한 혈통보존방법으로는 모계가 아닌 부계에 의해 대를 이어야 한다는 명제를 토대로 국립산림과학원은 지난 2001년 전국에서 선발한 형질이 뛰어난 소나무 425개체 중 가장 우수한 5개를 골라 이들 어미 소나무에 정이품송의 화분을 수정하는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올린 바 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은 정이품송의 장자목 10본을 내년 초 분양을 신청받아 엄정한 심사를 통해 역사적 의미가 있는 독립기념관, 국회의사당 등 10곳에 분양할 계획이다. 엄경철 기자
▲ 지리산을 품고 도는 섬진강은 어머니의 품처럼 평화롭고 따뜻하다. 고기를 낚는 어부들의 모습이 여유로워 보인다. |
가을 지리산이 보여주는 한 폭의 수채화는 이곳을 찾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멀리서 본 모습도 나무 바로 아래 올려다본 모습도 가을! 가을이다. 이제 가을 여행은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오래 전 책갈피에 꼽아놓았던 단풍 나뭇잎에서나 느낄 수 있었던 가을의 향수는 이제 보이는 곳, 곳곳에 내려앉았다. 붉은색, 갈색, 노란색 등 수많은 색을 논해야 가을을 말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누구나 시인이 된다는 계절 가을. 섬진강에 둘러싸인 지리산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당일 코스로 떠나는 지리산 여행에 대해 알아보자.
▲아름다운 강산의 만남
해발 몇 미터의 지리산. 그 곳으로 가는 길은 무척 험난하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소요시간은 훨씬 단축됐지만 오르고 올라야 당도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 눈앞에 수려한 경관이 펼쳐질수록 일행이 탄 자동차는 더욱 끙끙거리기 마련이다. 굴곡심한 도로를 달려 인근에 도착하자 섬진강의 모습이 눈앞에 들어온다. 지리산이 가까이에 있다는 증거다.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며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섬진강3 중-
김용택 시인이 얘기했던 것처럼 섬진강의 풍광은 아주 특별하게 다가온다. 울창한 숲과 사막을 연상시키는 모래사장 그리고 크고 작은 바위들이 외로운 섬진강의 친구다. 그리 커 보이지 않는 어부들의 작은 배가 조용한 강물에 파장을 일으키고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의 여유 있는 모습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자식을 위해 베풀기만 하는 마치 어머니 같은 이 강은 늘 조용히 흐르지만 곡식재배를 위한 농업용수로, 어부들의 생활터전으로 없어서는 안 될 이곳 사람들의 안식처다.
▲ 지리산 쌍계사는 두 계곡이 만나는 곳이라는 이름처럼 산수가 수려하다. |
길을 따라 펼쳐진 섬진강에 흠뻑 취할 무렵 도착한 곳은 지리산 쌍계사. 절의 입구까지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곡이 장관이다. 크고 작은 바위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은 멀리서 보아도 그 속이 훤히 보일만큼 맑다. 쌍계사가 위치해 있는 지형을 살펴보면 두 계곡이 만나는 곳임을 알 수 있는데 쌍계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여느 사찰과 비슷한 풍경이지만 절의 초입에 만나는 석탑의 모습이 매우 이채롭다. 가을단풍과 어우러져 높이 솟아 있는데 그 끝을 올려다보면 높고 푸른 가을하늘을 엿보게 된다. 오로지 산의 풍경과 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쌍계사이다. 쌍계사를 출발점으로 2.5㎞가량의 등산로가 나 있는데 가을 등산객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곳이다. 불일폭포 등 지리산의 수려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왕복시간도 1시간 30분으로 비교적 짧아 가을을 만끽하기 좋다.
▲화개장터 들르는 것 잊지 마세요
여행으로 허기진 배는 화개장터에서 채우면 된다. 쌍계사에서 자동차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 기대만큼 규모가 크지는 않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작은 다리가 나 있고 이를 기준으로 경상도와 전라도가 나뉜다.
다리 하나를 사이로 지역이 달라지는 것을 보면 매우 신기하다. 화개장터에 대한 기대를 많이 했다면 다소 실망하기 쉽다. 장터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은데다 여느 재래시장과 비슷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사와 유래 그리고 장터가 상징하는 의미는 매우 크다. 전라도와 경상도에서 나오는 농산품들이 이곳에 집결 섬진강을 따라 한강까지 운반됐다. 지금은 시골할머니들과 아낙들에 의해 몇몇 점포들이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다양한 국산 약재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데 화개장터에서 판매되는 약재들은 오로지 국내에서 생산되는 신토불이 약재들이다. 이곳을 처음 찾은 관광객들은 이런 질문을 하곤 한다.
"여기가 전라도에요 경상도예요."
하지만 이곳에 사는 이들에게는 지역 구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저 섬진강을 벗 삼아 살아가는 것이 행복하고 즐거울 뿐이다.
▲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최참판댁도 볼만하다. |
섬진강의 매력은 하류로 갈수록 더욱 짙어진다. 가을을 입은 갈대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 폭도 제법 넓어져 웅장하기까지 하다. 변화된 섬진강의 모습을 감상하며 하동방면으로 5㎞가량을 달리면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이 됐던 최참판댁이 나타난다. 배산임수, 좌청룡 우백호 지리적 입지가 명당 그 자체이다. 역사소설에 등장한 다양한 주인공이 살았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꼼꼼히 둘러보려면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소설 속 이야기와 만나는 재미가 무척 솔솔 한데 세트장 곳곳에 비치된 소설의 내용은 생동감을 더하게 한다.
글=김항룡 기자 prime@cctoday.co.kr
사진=김상용 기자
<찾아가는 길>
▲자가용=대전→ 대진고속도→ 단성나들목→ 칠정삼거리서 좌회전→ 옥종-월횡삼거리에서 우회전→ 위태삼거리에서 좌회전→ 횡천→ 하동읍→ 화개장터→쌍계사
이 기사는 충청투데이와 토토투어(www.tototour.net.042-252-7725)가 공동기획해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