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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꼬였네 OO바 비비 꼬였네 들쑥날쑥해 사과맛 딸기맛 좋아좋아'
'CM의 황제'라고 불릴 만큼 그가 작곡한 광고음악은 대중가요 못지 않은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창작이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까지 많은 창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어떤 재능이 있다고 하기보다 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용기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김도향 그는 최근 개봉된 한 영화의 주인공처럼 '거꾸로 나이를 먹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60세가 넘는 나이에 재기에 성공, 아들 손자뻘 되는 동료가수들과 한 무대에 선다. 자신의 노래로 매력을 발산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젊은이들의 노래를 불러 주위를 놀라게 한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대중과 소통할 때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어떤 음악이든 대중이 외면하면 의미가 없어요. 대중 속에서 대중과 호흡할 때 음악으로서의 가치를 갖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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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튿날 난리가 났어요. 방송 이후 그야말로 몇 년을 정신없이 다녔던 것 같아요. 그 때 바로 스타가 되면서 팔자에 없는 가수가 됐습니다."
그로부터 4년 후 그는 활발했던 방송활동을 돌연 중단한다. CM제작에 열을 올리면서 노래를 부를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가수=딴따라’라는 부정적인 인식은 작곡자로 돌아서는 계기가 됐다.
"CM 한두 편이 큰 히트를 치면서 제작을 요청하는 주문이 물밀듯 밀려왔습니다. 잠을 자면서도 작곡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때 제작했던 모제과의 껌 등 CM들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기억되고 있다. 수없이 밀려드는 일에 묻혀 살기를 수 년. 바쁜 주변환경은 자신을 돌아보는 기회로 다가온다. ‘내가 어떤 존재이고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에 직면하게 된다. 그는 그때부터 소위 '도(道)'를 닦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자기 성찰을 위한 명상을 시작한 것이다.
"40년이 가까운 시간을 보냈지만 중간 중간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CM송 만든다고 한동안 노래를 부르지 않았었고, 잠시 도를 닦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지난 2002년 가수로 복귀했으니까 가수활동경력으로만 보면 신인이나 마찬가지죠. 다만 중간 중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며 무대에 설 수 있었고 태교음악도 발표하면서 잊혀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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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재기하기까지는 몇 가지 큰 일을 겪어야만 했다. 특히 노래를 다시 부르기로 결심한 데에는 지난 2001년 제주도에서 일어난 사건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
"제주도 위문공연을 기획했던 지인이 누가 갑자기 펑크를 냈다며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어느 양로원 위문공연이었는데 그곳에서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때 한 노인이 "어 김도향이다"라고 소리쳤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그 노인은 10년 넘게 말을 하지 못한 치매노인이었어요.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노래가 사람을 치료할 수도 있구나' 그때부터 가수는 '딴따라'라는 생각을 버렸어요.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가 분명해진 것입니다."
노래치료에 대해 김도향은 이렇게 설명한다.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아이들이 오줌을 쌀 때 쉬~ 라고 하면 잘 싸죠. 또 아픈 곳이 있을 때 호~ 라고 하면 덜 아프죠. 그와 같은 원리입니다. 어떤 소리를 대하느냐에 따라 상처가 치료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오늘도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치료한다. 될 듯 될 듯 잘 안 되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 음반을 만드는 것은 그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다.
그의 무대가 무척 편안한 것도 자신만의 특별한 매력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들 때문은 아닐까. 무대에서 그가 선사할 '노래치료'에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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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상용 기자 ksy21@cctoday.co.kr
☞동영상=www.cctoday.co.kr 허만진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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